향기나는 편지 / 한용구 목사
◆분량대로 지혜롭게 생각하라! 로마서 12장 3절~8절
저는 가끔 저 자신에 대해서 낙심할 때가 있습니다. 나는 왜 이렇게 능력이 부족하고 지혜가 부족할까? 그리고 왜 이렇게 걱정이 많을까? 열등감에 빠져서 허우적거릴 때가 있습니다. 그때마다 반복해서 기억하는 시 한 편이 있지요.
이 시를 읽으면서 제 생각을 고치지요.
“들판이 아름다운 이유”
들판이 저렇게 아름다운 이유는
아무데서나 살지만 아무렇게나 살지 않는 들풀이 있기 때문입니다.
들풀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요. 벌과 나비도 외면해요. 사람들은 들풀을 잡초라고 불러요. 그래도 들풀은 정해진 때에 잎을 내고 꽃을 피우지요. 작은 꽃이지만, 누구도 알아주지 않지만 힘을 다하여 향기를 발하며 피워가지요. 알아주는 이 없어도 서러워하지 않고 그냥 더불어 있음을 감사하지요. 내게 주신 분깃을 즐거워하며, 장미나 백합을 보고 시기하지도 않고 들풀은 들풀대로 아무데서나 살지만 들풀로 성실하게 살아간다는 시입니다. 그리고 열등감에 빠진 제 생각을 고칩니다. “그렇구나. 들판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인데 거기에 하나님의 생각이 새겨져 있구나. 들판 속에 새겨진 하나님의 생각은 들풀처럼 살아가는 것이구나. 아무데서나 살지만 아무렇게나 살지 않는 것이구나.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내게 주어진 일에 정성을 다하고 힘을 다하면 되는 것이구나.” 그저 나에게 주어진 분깃대로 힘을 다하면 되지,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내 분수대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성실을 다하면 되겠구나. 생각을 고치면 되는 거지요. 억울한 일을 만날 때, 혹은 내가 하기 싫은 일을 만날 때는 어떻게 할까요? 그땐 요셉을 생각하면서 내 생각을 고치는 일입니다.
요셉은 형들에게 노예로 팔렸어요. 하루 아침에 도저히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국무총리가 되고 형들을 만났을 때, 요셉은 그렇게 고백하지요.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나는 분명히 노예로 팔려왔지만 팔려온 마음으로 살지 않고 보냄을 받은 마음으로 고쳐서 살아왔습니다.”(창45:5) 그러니까 지혜롭게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은 자기 생각을 고칠 줄 아는 사람입니다. 이것이 아브라함의 믿음이기도 하지요. 하나님께서 주신 약속을 참다가 안되겠어요. 아들을 낳을 때가 지났어요. 그래서 충성된 종인 엘리에셀을 양자로 삼으려 했지요. 그러나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셨습니다. “하늘의 별을 봐라. 네 몸에서 낳은 자손이 이와 같을 것이다.” 그러시면 아브라함은 자기 생각을 고치고 하나님의 말씀을 믿었어요. 우리 일년 내내 말씀 앞에 정직하게 서서 내 생각을 고치는 일에 용기를 낼 것입니다. 지혜로운 생각의 두번째 특징은 내게 유익한 생각, 나를 풍성하게 하는 생각을 골라서 하기입니다. 먹는 것과 옷만 고르는 게 아닙니다. 생각도 골라서 해야지요. 불쑥 올라오는 생각, 욱하는 생각 참으로 위험하지요. 모세가 욱하다가 그만 가나안 땅에 못 들어갔어요. 뱃세다 광야에서 주님은 제자들에게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고 하셨을 때, 빌립은 당장 안된다고 했지요. 여긴 광야이고, 300데나리온이 있어도 안된다고 했지요. 부정적인 생각을 골랐던 거지요. 그런데 안드레는 어린 아이 도시락을 찾아서 가져왔어요. 물론 그것으로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그저 가져온 거지요. 그런데 주님은 안드레의 그 순종을 통해서 오병이어의 표적을 보여 주셨습니다. 누구의 생각을 고를까요? 빌립인가요? 안드레인가요? 지혜로운 생각은 골라서 하는 것입니다. 세번째, 지혜로운 생각은 비교하지 않는 일입니다. 들풀은 비교하지 않습니다. 내게 주신 분깃대로 성실을 다합니다. 내 자신을 사랑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힘을 다합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들판이 아름다운 거지요. 비교하면 이래도 저래도 불행해지지요. 비교하는 마음과 말씀으로 싸워 이길 것입니다. “주여, 생각할 이상의 생각을 하지 말고 분량대로 지혜롭게 생각함으로 주님의 뜻을 이루어가는 인생이 되게 하소서.”
◆사람사는 이야기
▷최선의 길!
영국의 한 직물공장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그 직물 공장엔 불문율이 있습니다.“실이 엉키면 내 힘으로 어떻게 풀어 보려고 하지 말고 무조건 반장에게 보고하시오. 무조건.” 기계에 실이 종종 엉킬 때가 있으니까요. 이건 직물 공장에서는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은 한 여공이 작업을 하는 도중에 그만 실이 엉켜버렸습니다. 그는 그것을 혼자 풀어보려고 애를 썼습니다. 그러나 풀려고 하면 실은 더 엉켜서 나중엔 걷잡을 수 없을 정도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제야 그는 반장에게 보고를 했습니다. 반장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이런 일이 생기면 반장에게 즉시 보고하라고 했는데, 왜 즉시 보고하지 않았는가?” 그 직원은 반장의 질책에 겁먹은 표정으로 대답했습니다.“반장님, 저는 최선을 다해서 엉킨 실을 풀려고 애를 썼을 뿐입니다.” 그 말을 듣던 반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 상황에서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란 반장인 나에게 보고하는 일이오. 우리 공장의 불문율을 모른단 말이오? 앞으로 실이 엉키면 내 힘으로 하려고 하지 말고 즉시 반장에게 보고하시오. ” 그렇지요. 새해에도 우리는 살아가면서 엉키는 일들을 종종 만나게 되겠지요. 그때마다 어떻게 할까요? 수많은 문제에 부딪칠 마다 우리가 가장 먼저해야할 일은 반장께 보고 드리는 일이지요. 주님께 연결하는 일이지요. 내 힘으로 하려다가 실이 엉키듯 엉키지 말고 주님께 기도해야지요. 그것이 최선의 길임을 깨닫고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특권이고 지혜니까요.
▷3초를 훈련하라!
레스 패트로 박사님이란 분이 흥미진진한 책을 냈습니다. 3초를 훈련하고 3초를 연습하라입니다. 똑딱 똑딱 똑딱, 하루는 86400초인데 그 중 3초가 중요하다는 겁니다. 처음 3초! 사람들은 신문 기사를 읽을 것인가 말 것인가를 머릿기사를 보고 결정한다고 합니다. 레스 패트로 박사님은 누구나 쑥 올라오는 충동이 있는 데 그걸 다스리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꾸는 데도 3초면 된다는 걸 강조합니다. 쑥 올라오는 충동이야 어쩔 수가 없습니다. ‘포기하려는 마음이 쑥 올라오면 3초만 멈추어서 한 번 도전해 보자는 생각으로 바꾸라.’‘현재에 만족하려는 충동은 누구나 느끼는 것이지만 3초만 훈련하면 앞으로 도전하는 인생이 될 수 있다.’ 3초면 된다. 3초를 훈련하라. 3초를 참고 기다려라. 참는 훈련, 기다리는 훈련, 고치는 훈련, 정말 필요한 시대를 살아갑니다. 어떤 일을 만날 때마다 어떤 생각이 욱하고 올라올때마다 잠깐, 3초를 훈련합시다. 인생이 달라지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