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선교사 임동섭 목사

    C 선교사님은 어머님의 임종이 가깝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는 P 국에서 급히 한국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거리가 멀어 이틀 만에 한국에 도착했습니다. 작년(2021년) 11월까지는 직계가족이 있는 경우 14일간 격리기간이 면제되었습니다. 그가 한국에 도착한 때는 2022년 1월 중순으로 해외에서 한국에 입국하는 사람은 누구나 10일간 격리하는 것으로 변경된 시기였습니다. 그의 어머님은 격리하는 중에 돌아가셨습니다. 그의 친구(목사님)들이 장례식장에 모여 유가족 몇 분들과 함께 위로 예배를 드렸습니다. 코비드가 이산가족을 만들고 있습니다. 작년(2021년) 가족 중에 두 분이 환갑을 맞이했습니다. 요즈음에는 환갑잔치를 하지 않고 기념여행을 많이 한다고 합니다. 코비드로 인해 작년(2021년)에 기념여행도 못했습니다. 2022년 1월 마지막 주에 가족여행을 하기로 했습니다. 여행지는 제주도로 정했습니다.


    우리 일행 중 5명은 군산에서 제주도로 가는 비행기를 타고, 다른 일행 3명은 김포에서 제주도로 오는 비행기를 탔습니다. 군산공항의 주차장은 1일 주차비용이 6,000원이라고 합니다. 공항 길 건너 주유소에서 주유를 하면 주차비를 내지 않고 주차할 수 있다고 합니다. 주유소의 주차장에는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습니다. 군산공항에서 출발하는 비행 편은 거의 제주노선 뿐이었습니다. 공항은 코비드와 아무 관련이 없는 것 같았습니다. 평소와 다른 점은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뿐이었습니다.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핸드폰에서 ‘Emergency Alert(긴급경보)'가 울렸습니다. 주위의 사람들이 다 놀랐습니다. 긴급경보는 6번 울렸습니다. 차단기능을 찾아보았습니다만 기능이 없었습니다.


    한국제품에는 긴급경보 차단 기능이 있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핸드폰도 한국제품이지만 미국으로 수출하는 핸드폰에는 아예 차단기능을 없앴다고 합니다. 짜증이 났지만 할 수 없었습니다. 긴급경보의 내용은 격리자, 접촉자, 조사 중인 숫자를 알려줍니다. 경보라기 보다는 협박(?)받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주공항까지 비행시간은 약 한 시간 정도였습니다. 제주공항에 도착하니 군상공항보다 더 붐볐습니다. 학생들이 방학을 했기 때문에 붐빈다고 합니다. 관광객들 중에 가족여행 자들이 많았습니다. 예약한 렌터카 회사로 가기 위해 셔틀버스를 기다렸습니다. 렌터카 회사들이 50여개는 족히 되는 것 같았습니다. 렌터카 사무실에는 무인 랜터기(?)들이 있었습니다. 모든 정보를 입력하면 렌터카를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일행이 제주도에 갔을 때는 방역본부에서 모일 수 있는 최대 인원을 4명에서 6명으로 변경한 때였습니다. 어느 인기 있는 식당에 갔을 때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우리 일행 중 한 명이 일행이 8명이라고 하자 식당 측은 빨리 나가라고 재촉했습니다. 우리는 두 팀으로 나눠 앉을 것이고, 떨어져 앉을 것이고 물론 대화도 하지 않을 것이고, 결제도 각각 할 것이라고 해도 식당에 들어갈 수 없다고 강경하게 말했습니다. 마침 ‘김포 팀(?)’이 늦어져 참석할 수 없게 되어 간신히 그 식당에서 식사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식당 측이 이렇게 강경하게 나오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누군가 신고를 하면 식당 측은 처음에는 150만원 벌금을 내고, 2차에는 300만원, 3차에는 영업이 금지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붐비는 공항을 볼 때나 저녁 9시까지만 영업하도록 명령하는 방역당국을 볼 때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김포 팀(?)’과 헤어졌습니다. 왜냐하면 연령대도 달랐고 관광지도 달랐기 때문이었습니다. 예를들면‘김포 팀’은 ‘뽀로로 공원’을 들렸고 ‘군산 팀’은 주로 산책길을 걸었습니다. 마치 우기처럼 이슬비가 내렸습니다. 이번 3박4일 여행 중에 두 곳의 커피 점이 인상에 남았습니다. 두 곳 다 바다가 보이는 커피 점이었습니다. 첫 번째 커피 점은 오래된 건물이었습니다. 일층은 작은 식당이고, 이층은 커피 점이었습니다. 자기 집을 리모델링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작은 인형들이 창틀에 놓여있었습니다. 벽에는 사진을 배너에 인쇄해서 걸어 놓았습니다.

    젊은 남자 주인은 우리들의 사진을 찍어주었습니다. 예전에 바닷가에서 관광객들의 사진을 찍어준 사진사가 아닌가라는 추론을 해보았습니다. 바다를 바라보다가 잠시 잠들기도 했습니다. 예전에는 한 곳이라도 더 들리기 위해 달리기 선수처럼 관광을 했는데 지금은 여유를 부리다 못해 잠까지 자는 여유(?)를 부렸습니다. 두 번째 커피 점은 신식 건물이었습니다. 이 커피 점도 바다가 보이고, 바다가 보이는 곳은 통유리로 되어 있었습니다. 입구에서 체온 측정 후 한 사람씩 일일이 백신 접종 확인을 했습니다. 백신 접종 QR 코드가 없는 사람은 방문 일지에 기록해야 했습니다. 어느 식당이나 카페나 다 요구하는 사항이지만 불쾌할 정도로 까다롭게 굴었습니다.


     너무나 좋은 위치에 자리 잡은 카페이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가지 않았습니다. 카페는 3층 건물이었습니다. 일층에는 빵을 진열해 놓은 진열대와 카운터가 있었습니다. 이층과 삼층은 테이블이 있었습니다. 이층 창가에는 비스듬히 누울 수 있는 의자들이 일렬로 있고 바로 뒤에는 바다를 보며 컴퓨터 작업을 할 수 있는 일렬 테이블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누울 수 있는 자리가 빌 때마다 한 명씩 창가의 자리로 이동했습니다. 비스듬히 누워서 바다를 바라보는 호사를 누려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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