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포커스는 지난주 테니스 대회를 성황리에 마쳤고, 다음 달에 있을 골프대회를 준비하면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테니스 대회의 성과를 꼽자면 스포츠라는 매개체를 통해 한인사회의 활기에 찬 분위기를 엿볼 수 있어서 좋았고, 더불어 콜로라도 한인사회내 주간포커스의 역할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이어서 보람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기량이 뛰어난 주니어 선수들을 만난 것이 테니스 대회의 가장 큰 성과라면 성과일 것이다. 주니어 선수들과 성인팀들이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면서 보낸 그 날의 여운은 아주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그래서 테니스 대회와 맞물려 준비를 시작했던 골프대회 또한 필자에게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필자는 덴버 한국일보에 발령받았던 그 이듬해인 2005년에 제1회 한국일보 백상배 골프대회를 덴버에서 개최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미주 한인사회에서 열리는 아마추어 골프대회 중 가장 명성이 높은 대회가 백상배였다. 샷건 방식 진행으로 최다 출전할 수 있는 선수가 144명인데, 당시 그 인원이 모두 채워졌을 정도로 호응이 높았다. 동호회간의 친선경기, 특정 협회에서 개최하는 골프대회들이 종종 있었지만, 콜로라도 한인 골퍼 전체를 대상으로 한 대회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덴버에서 백상배가 열린다는 소식은 골프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대회 당일, 참가자들은 아침 일찍부터 등록을 마치고 연습을 하거나,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며 그간의 회포를 풀었다. 그리고 대회를 마치고 난 뒤에도 모두들 즐거워하며, 행사를 주최한 덴버 한국일보에 몇번이나 감사의 인사를 하며 돌아갔다. 그렇게 훈훈한 대회를 치른 지 15년이 흘렀다. 골프에 문외한이었던 나는 늘 백상배와 같은 성대하고 화기애애한 골프대회를 꼭 다시 한번 열고 싶었다. 그리고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난 후 이러한 생각은 더욱 간절해졌다. 비록 골퍼들에 한정된 행사지만, 팬데믹으로 인해 지치고 힘든 이민생활에 촉촉한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해 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번 골프대회를 준비하면서, 지금보다 경제상황이 좋았던 15년전의 백상배보다 규모를 더 키우고 싶어졌다. 코로나로 인해 몸과 마음, 지갑사정까지 움츠려있는 한인들을 위해 주간포커스가 한턱 쏜다는 생각으로 준비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다. 하지만 대회 규모는 필자의 의지로만 결정되는 일이 아니다. 많은 스폰서들의 협조가 있어 가능하다. 그런데 필자의 오랜 바람을 마치 알고 있었다는 듯이, 골프대회 홍보 광고가 나가기도 전에 3만불이 넘는 후원금이 들어왔으며, 지금도 업체들의 후원이 이어지고 있다. 필자는 지난 17년동안 백상배 골프대회, 설운도 주현미쇼, 청소년 문화축제, 동요대회, 각종 세미나, 테니스 대회 등 콜로라도 한인커뮤니티를 위해 셀 수 없는 행사들을 기획해서 열어왔다. 그런데 이번 골프대회보다 많은 스폰서를 받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주간포커스에서 청소년 재단을 위한 골프대회를 열겠다고 하니, 이를 믿고 많은 분들이 1만불, 5천불, 3천불 등의 체크를 흔쾌히 건네주었다. 돈의 액수를 떠나 이는 주간포커스가 하는 일을 믿고 따라준다는 증거이기에 발행인으로서 참으로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큰 손 후원에 힘입어 고급진 분위기를 연출하면서도 참가자들의 비용은 최대로 줄였다. 팬데믹 시기에 골프 인구가 더욱 늘면서 일반 골프장의 그린피도 덩달아 많이 올랐다. 그러니 프라이빗 골프장의 그린피는 더 만만치 않다. 식사도 런치, 디너 모두 우아한 컨트리 클럽의 뷔페로 결정했다. 상금은 챔피언에게 주어지는 2천불 외에도, 경기위원회에서는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상금이 돌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일반부, 시니어, 여성부로 나눠 1등과 2등, 근접상, 장타상의 상금을 세분화시켰다. 


    골프대회 상품의 꽃은 홀인원이다. 비록 복권과 같은 상품이겠지만 대회 규모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홀인원의 상품이 중요하다. 이번 대회에는 자동차 3대와 현금 1만불이 걸렸다. 그리고 삼성 70인치 TV, 아이패드 에어, 애플 워치, 10인용 쿠첸압력밥솥, 냄비세트, 각종 상품권 등의 경품도 어느 대회에서 볼 수 없을만큼 푸짐하다. 경품 또한 대회 광고가 나가기 전에 모두 주문해, 지난주 사무실로 배송까지 완료된 상태다. 뿐만 아니라 모든 참가자에게 주어지는 기념품도 만족스럽게 준비했다. 고급골프공, 구디백, 한정판 샷글래스 세트에, 2년전 골프대회를 위해 준비해두었던 우산까지 모두 나눠줄 생각이다. 백상배의 상품과 경품 규모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지금까지의 콜로라도 한인 커뮤티니의 골프대회 역사상 최대 규모이다. 실제로 대회장소인 파인허스트 골프장 측에서도 본지의 골프대회 상금과 홀인원, 경품, 기념품 등을 전해듣고 그 규모에 깜짝 놀라고 있다. 130달러로 프라이빗 골프장에서의 라운딩, 점심저녁 뷔페, 푸짐한 상금과 상품, 기념품 등을 고려하면 그날 하루는 거의 공짜로 골프를 즐기는 것이라 보면 된다.


    골프라고 하면 돈 많고 여유있는 사람들이 즐기는 부자 스포츠라고 여기는 시절이 있었다. 오래전에 이민 온 사람들의 생각은 더욱 그럴 것이다. 하지만 골프는 이미 이곳에서는 대중 스포츠로서, 부부가 노년을 함께 하기에 최고인 스포츠, 건전한 비즈니스 관계를 위해 안성맞춤인 스포츠, 오히려 다른 스포츠에 비해 비용이 들지 않는 스포츠로 각광받으면서 한인사회에서 가장 사랑받는 스포츠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열리는 주간포커스배 골프대회는 그야말로 성대한 한인 잔치가 될 것이다.


    지난주 90세 어르신께서 사무실을 찾아오셨다. 부탁할 것이 있다는 말로 입을 떼신 그분은 잠시 머뭇거리시다 죽기 전에 골프대회에 한번 나가는 것이 소원이었다며, 대회 참가 등록을 하셨다. 지금도 90타를 칠 정도로 평생 골프를 좋아하셨지만, 영어가 불편해 다른 대회 참가는 꿈도 꾸지 못했는데 포커스를 보고 용기를 냈다고 하셨다. 죽기전에 꼭 해보고 싶었던 인생의 버킷리스트라면서 말이다. 이번 골프대회가 누구에게는 평생하고 싶었던 소원을 이루는 시간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벅차다.


    주간포커스는 한인사회가 다시 한번 뭉치고, 즐겁고 활기찬 에너지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대회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이다. 매년 열릴 골프대회에 동포사회의 관심과 성원을 당부한다. 또한 골프가 아닌 다른 종류의 행사로도  한인사회의 화합과 발전에 기여할 방안을 지속적으로 궁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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