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거주 70대 한인여성 폭행 당해

     대규모 아시안 증오범죄 규탄 시위가 열린 다음날 70대 한인 할머니가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불과 4마일 떨어진 LA한인타운 올림픽 길에서 전날 대규모 아시안 증오범죄 규탄 시위가 진행됐던 터라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LA다운타운에 거주하는 제니 김(74) 씨는 지난 28일 오후 4시 30분쯤 이스트 2가와 사우스 메인 스트리트 코너의 집 근처에서 산책 중 백인 여성(40대 추정)이 갑자기 다가와 뒤에서 밀쳤다고 전했다. 김씨가 앞으로 넘어지자 이 여성은 김씨의 하반신을 몇 번이나 발로 찼다. 이 여성은 “이 아시안(This Asian)이 … ” 이라며 욕설을 퍼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사건 발생 장소는 LA경찰국(LAPD) 본부 인근이었다. 김씨는“너무 당황했고 순간‘이게 증오범죄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아찔했다”면서“도망쳐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라고 회상했다. 사건 발생 직전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던 이 백인 여성은 김씨와 눈이 마주치자 먹고 있던 도시락을 던지기까지 했다. 김씨는“그때까지만 해도‘아니겠지’라는 생각으로 무시하고 걸어갔다”면서“갑자기 뒤에서 가방을 바닥에 놓는 소리가 들렸고 봉변을 당했다”라고 전했다. 김씨는 하반신 쪽을 최소 6~7번 발로 차이면서 다리에 피멍이 들었고 넘어지면서 무릎과 손, 손목 등에 찰과상을 입었다. 다행히 정신을 차린 김씨가 필사적으로 도망쳐 다른 주민에게 도움을 요청하면서 더 큰 피해를 막았다. 김씨는“45년 전 LA로 이민 와 이런 일은 처음이다”라며 “안전하다고 생각해 매일 같이 걷던 곳인데 이젠 다시 혼자 다니지 못할 거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경찰에 신고했으며, 경찰은 증오범죄 가능성을 두고 수사에 착수했다. 한편 미 의회에 진출한 한국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인 사회도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28일 한국계 앤디 김 의원을 비롯한 미 의회 대표단 5명은 애틀랜타 총격 현장을 방문해 헌화하고 현지 아시아계 주민을 만났다. 27일 캘리포니아에서는 한인 등 아시아계를 중심으로 한 3000여명의 시민이 애틀랜타 총격 희생자 추모식을 열고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 범죄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LA에서도 한인 등 2000여명의 아시아계 시민들이 코리아타운 올림픽대로를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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