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신축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 한해가 암울했던 탓에 새해에 거는 기대는 더욱 크다. 그러나 우리는 험난한 한 해를 보내면서 새로운 교훈을 얻기도 했다. 코로나19 라는 신종 바이러스 속에서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달았고, 가족에 대한 믿음이 굳건해졌으며,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사회적 단결의 중요함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인간이 가진 귀중한 재산인‘인간성’으로 사회를 지켜나가야 한다는 것을 깊이 깨닫고 있다. 지독한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도 우리는 이렇게 건재해서 또다시 희망찬 2021년을 맞았고 새로운 각오로 한 해를 준비하려고 한다.  소의 해인 신축년 새해 콜로라도 한인사회의 각오는 이랬으면 한다. 첫째, 화합하는 한인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어렵사리 통합되었던 한인회가 지난해 말 파국으로 치달으면서 한인사회는 또다시 콜로라도 한인회에 대한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개의 선관위가 콜로라도주 한인회의 이름을 서로 차지하겠다며 으르렁대는 모습은 가뜩이나 코로나 팬데믹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동포들에게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러나설령 한인회 내부적으로 문제가 빚어졌다 해도 총회를 거치지 않는 회장의 해임 공표는 무효이며, 한인회는 이사회가 아니라 회장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새로 선출된 회장은 이러한 대립의 각을 없애고 다시 한번 화기애애한 한인사회를 만드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둘째, 한인이 경영하는 업체를 적극 이용하자. 외식할 때도 한국 식당에서, 자동차 정비도 한인에게, 진료도 한인 의사에게, 장도 한인 마켓에서, 심지어 세탁소, 리커스토어, 융자, 부동산, 노인 케어 센터도 한인들이 경영하는 곳을 선택하길 바란다. 지난 한 해 코로나가 쓸고 간 한인사회의 경제는 참담했다. 몇몇 호황을 누린 업체들이 있다고 해도 전반적인 경제 침체는 어쩔 수 없이 일어났다. 한인사회에서 한인업체를 적극 이용하는 모습은 우리의 것을 사랑하고 이용하자는 신토불이(身土不二)의 개념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미국인들은 이를 모국에 대한 자랑스러움으로 받아들인다. 콜로라도 주민들이 콜로라도에 뿌리를 두고 있는 사업체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 킹 수퍼스, 쿠어스 맥주, 크록스 신발, 프런티어 항공사, 스매쉬버거, 빅오타이어, 레드 로빈, 치폴레, 큐도바, 올드 시카고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콜로라도에 뿌리를 둔 콜로라도 출신의 업체들로, 이곳 사람들이 적극 애용하면서 성공을 거둔 사업체들이다. 콜로라도 한인사회는 우리의 제2의 고향이다. 내 고향이 발전하고 내 고향 사람들이 더불어 잘 살아갈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다. 셋째,  올해는 노우회관이 진정 노인들을 위해 사용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건축기금을 모아 만들어놓은 한인회관을 몇몇 몰지각한 자들이 팔아치운 지 15년이 지났다. 부끄러운 역사이다. 어르신들이 동네를 돌며 빈 깡통을 주워 판 돈을 모아 구입한 노우회관까지 노인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팔린다면 우리는 그 수치스러운 역사를 되풀이하게 되는 것이다.  몇 명의 잘못된 아집으로 인해 한인 노인들은 그들의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노인들을 위해 설립된 노우회, 그 이름 아래 들어온 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고, 자기들끼리 나눠 쓰고,  건물까지 몰래 팔려던 이들이, 똑같은 구성원으로 단체명만 바꾸어 동포사회에 눈속임을 하려고 있다. 하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관련자들은 나이 들어서도 나잇값 하지 못하고 한인사회에 피해를 끼친 것에 대해 죄책감을 가져야 한다. 많은 노인분들이 지금까지 노우회관을 되찾고 싶었지만 영어를 못하고, 법적인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변호사비와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주저했다. 하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은 반드시 있다. 이제라도 한인사회는 노우회관을 되찾는데 합심해야 한다. 이는 관련자들이 고령으로 사망하기 전 반드시 해결해야 할 한인사회의 과제이다.

     넷째, 케이(K) 열풍을 이끄는데 콜로라도 한인사회가 앞장해야 한다. BTS, 블랙핑크와 같은 가수를 비롯해 김세영, 고진영, 박인비와 같은 골프선수, 김치, 불고기, 갈비와 같은 한국 음식, 마스크, 소독용 티슈와 같은 한국방역제품 등, 케이팝, 케이골퍼, 케이푸드, 케이방역제품 등 전세계가 한국의 그것에 열광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 발맞춰 콜로라도 주류사회에도 한국의 것을 널리 알리는 해가 되길 바란다. 이외에도 콜로라도 한인사회를 위해서는 덴버-인천간 직항노선 개설 건, 한국어 운전면허시험, 코리안 센터 건립 등은 꼭 필요한 안건들이다. 관련 단체들이 이 모든 것들에 열정과 소신을 가지고 행동한다면 고무적인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마지막으로 포커스 신문사의 올해 각오는 이렇다. 사람들 이야기가 넘쳐나는 신문으로 거듭날 생각이다. 가슴 뜨거운 이야기는 하나도 놓치지 않고 담을 것이다. 잘한 사람은 더 큰 칭찬으로, 공공의 적은 냉철하게 동포사회에 고발할 것이다. 모범이 될 수 있다면 작은 기사라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며, 지금까지 해온 한인사회와 주류사회와의 교량역할도 지속할 것이다. 유익하고 볼거리 많은 기사로 독자들의 눈높이도 한층 업그레이드할 생각이다. 무엇보다도 한인 2세를 위한 교육정보 제공과 문화행사 개최에 비중을 둘 생각이다. 부모들에게는 힘든 이민 생활 속에서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동반자의 역할을 이어갈 것이다. 거창한 계획이 아니라도 좋다.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만의 계획을 세워보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는 마스크를 벗어 던질 날을 기다리며, 우리 모두 먼저 손을 내밀 줄 아는 용기, 먼저 미소를 보낼 줄 아는 따뜻함을 가진 주인공이 되길 바란다. 포커스 신문도 사건사고가 아닌, 이웃들의 따뜻한 이야기로 가득 채워지길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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