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할머니들, 사망 원인도 쉬쉬해

 오로라에 있는 한 호스피스 홈이 불법으로 운영되고 있다가 적발됐다.
 가정집을 개조해 운영되어 오던 이 호스피스 홈은 2009년에 4개월 동안 두명의 할머니가 숨졌지만, 모두 자연사한 것으로 처리됐다. 그러나 이 호스피스 홈에서 고용되어 일을 해오던 두명의 노숙자 부부에 따르면, 호스피스 홈의 주인인 루이스 호프만은 할머니들에게 제대로 된 식사도 제공하지 않고 약도 제대로 공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호프만은 이들 할머니들로부터 한달에 최고 5,000달러를 호스피스 케어 비용으로 받아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간호사였던 호프만은 콜로라도 주로부터 허가를 받고 호스피스 홈을 운영해오다 노인들에게 주어야 하는 약을 자기 임의대로 처방해주고, 때로 약을 마음대로 잘라서 다른 환자에게 처방해주기까지 하다가 적발돼 일부 라이센스를 잃게 됐다. 그러나 호프만은 계속해서 호스피스 홈을 운영하면서 24시간 케어를 약속하며 환자들을 받았다.

 위니프레드 마샬이라는 이름의 여성도 한동안 호프만의 호스피스 홈에서 지내왔다. 마샬의 아들인 데이비드 마샬에 따르면, 호프만은 위니프레드 마샬과 친해지면서 “우리집에서 지내면 내가 잘 해주겠다. 뭐든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말만 하면 한밤중에라도 필요한 음식을 사다 주겠다”며 꼬드겨 위니프레드를 자신의 집으로 옮기게 했다. 그러나 이 할머니는 곧 호스피스 홈을 옮긴 것을 후회하게 됐다. 호프만은 먹고 싶은 것을 사다주기는 커녕, 우유도 생우유가 아닌 파우더 밀크를 물에 타서 가져다 주었으며, 먹을 것이 워낙 없어서 어떨 때는 깡통 수프 한캔으로 끼니를 때워야 할 때도 있었다. 한달에 5,000달러나 내고도 생우유 한통을 얻어먹지 못한 이 할머니는 우연히 신용카드 명세서를 열어봤다가 깜짝 놀라게 된다. 신용카드 명세서에는 휴대전화비, 항공비, 상수도 비용, 그리고 코네티켓 워터포드에 있는 한 호텔 숙박비 등 자신이 사용하지도 않은 비용이 청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약을 사달라며 호프만에게 신용카드를 맡긴 후 호프만이 자기 멋대로 이 할머니의 신용카드를 사용한 것이다. 할머니는 결국 4개월만에 다른 호스피스 홈으로 옮겨갔으며, 4개월 후에 숨졌다.  호프만은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집을 차압당했다. 이 때문에 호프만의 집에서 지내던 마리안 맥나이트라는 할머니도 이 집에서 나가야만 했다. 맥나이트 할머니의 아들은 어머니를 다시 모셔가기 위해 이 집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화장실에는 비누도 수건도 없었으며, 욕조에는 어른용 기저귀가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다. 게다가 화장실바닥에는 소변과 대변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숨조차 쉴 수 없을 만큼 심한 악취로 가득차 있었다. 할머니의 몸에서도 악취가 심해 가족들은 냄새를 없애기 위해 할머니의 몸을 여러번을 닦아내야만 했다. 할머니의 가족들은 큰 일이 있기 전에 할머니를 그곳에서 데리고 나올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호프만에게 고용되어 환자들을 돌보며 지냈던 노숙자 부부인 마이크 킬패트릭과 그의 부인은 1일 노동자와 전화 교환수로 일하다 일자리를 잃고 갈 곳이없는 상태였다. 2009년 2월에 이들은 호프만의 집으로 들어가 환자들을 돌보는 일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들의 증언에 따르면, 호프만은 남은 음식을 대충 갈아서 죽처럼 만든 다음 이것을 환자식이라는 명목으로 환자들에게 주었다고 한다. 또 우유값을 아끼기 위해 킬패트릭에게 “파우더 밀크를 진하게 물에 탄 후 설탕을 좀 섞으면 진짜 우유맛이 나니 그걸 가져다 주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또 한 할머니에게는 가족들에게 이야기를 하지도 않고 각종 약을 완전히 끊어버리기도 했다. 이 할머니는 결국 뇌출혈로 숨졌다. 호프만은 크레딧 카드 절도 혐의로 체포됐으며, 지난주 월요일에 이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그러나 콜로라도 법상 호프만이 내일이라도 당장 노인 두어명을  모셔와 다시 불법으로 호스피스 홈을 운영해도 이를 막을 방도가 사실상 없다.  콜로라도 보건부는 www.healthfacilities.info라는 웹사이트에 들어가 노인 케어 시설이 라이센스를 받은 합법적인 시설인지를 먼저 확인해볼 것을 당부했다.  <이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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