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빛교회 유지훈 담임목사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키워드는 “비대면”혹은“언택트”라고 말합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길어지는 이 코로나 사태, 그리고 앞으로 언제 코로나가 종식이 될지 모르는 이 상황에서 많은 전문가들은 우리는 예전 같은“정상적인 삶” (Normal Life)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이미 많은 회사들은 재택근무를 영구적으로 진행할 것을 발표했고 가지고 있던 건물들을 매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직원들도 San Francisco, New York, Seattle 같은 대 도시들을 떠나 조금 더 저렴하고 또 여유로운 곳으로 이사하고 있습니다. 지옥 같았던 출퇴근 길에서 낭비하는 시간 없이 집에서 편안하게 일하고,주말에는 텃밭을 가꾸는 삶을 즐기면서 이제 숨을 쉴 수 있다고들 이야기합니다. 먹고 먹히는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바쁘게, 숨도 고르지 않고 살아온 이들에게는 어쩌면 코로나가 숨통을 트이게 해 준 것이 아닐까 생각도 해 봅니다. 참 아이러니 합니다. 호흡 질환을 유발하는 이 바이러스가 또 다른 시각에서 보면 호흡을 트이게 한다니요. 절대로 오해하지 마십시오. 코로나 사태가 그래서 잘 일어났다는 것이 아닙니다. 코로나가 자연적으로 생긴 것인지 아니면 인간이 만들어 낸 것인지 간에 코로나는 너무도 끔찍하고 비극적인 사건입니다. 절대로 가볍게 보면 안되는 이 시대의 비극입니다. 하지만 이 비극을 통해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이 생기고 새로운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다면 어떨까요?


    지금 이 코로나 시대,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의 비대면의 시대를 생각하면서 저는 최근에 예배 컨퍼런스를 온라인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 예배 컨퍼런스는 비대면 예배에 대한 고민을 하며 새로운 예배의 paradigm을 함께 고민하는 컨퍼런스입니다. 녹화해서 일방적으로 틀어주는 예배가 아니고 또 대면 예배를 live streaming 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사람들이 함께 참여하는 온라인 예배를 고민하는 것입니다. 온라인 예배 컨퍼런스의 주제가 바로“숨과 쉼”이었습니다. 둘 다 우리의 삶에 꼭 필요한 것들입니다. 둘 중 하나라도 없으면 죽음으로 이어지는 것들입니다. 둘은 연결이 되어있습니다. 우리는 숨을 쉰다고 표현합니다. 쉬는 것을 우리는 숨을 고른다고 말합니다. 서로 띄어 놓을 수 없는 숨과 쉼. 이 숨과 쉼의 메시지는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24-7 경제 시스템에 노예로 살아가면서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 숨 막히는 답답한 도시 안에서 피 튀는 경쟁 구도에서 살아남고자 바둥거리는 사람들. 코로나로 인하여 Ventilator 없이는 숨을 쉴 수 없는 수많은 사람들.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실직하고 굶주려 가면서 불안과 걱정 때문에 숨을 쉴 수 없는 사람들. 산불 때문에 공기가 나빠져 숨을 쉴 수 없는 사람들. 그리고 인종차별의 무거운 무게 때문에, 숨통을 누르는 무릎 때문에 숨을 쉴 수 없는 사람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숨과 쉼을 제대로 가질 수 없는 이 순간, 우리는 과연 어떻습니까? 우리는 숨을 쉬고 쉼을 가지며 살아가고 있나요? 그리고 이 숨과 쉼을 나눌 수 있는 역활을 감당하고 있습니까?


    모두가 말하는 이 어려운 시대에 교회가, 그리고 우리 믿는 자들이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해야 하는 일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세상에 숨과 쉼을 나누어 주는 역할입니다. 숨을 쉴 수 없는 곳에 숨을, 쉼이 없는 곳에 쉼을 나누어 줄 수 있는 교회. 이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신 이유가 아닐까요?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을 부르신 이유는 간단합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영광 받으시는 방법은 우리가 창조된 목적대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았으니 하나님의 모습을 닮아가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형상을 닮아간다는 것은 숨과 쉼이 없는 이 세상에 숨과 쉼을 나누는 것입니다. 왜냐구요? 숨과 쉼은 하나님께서 선물로 주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태초에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창조하실 때에 흙을 빚으셔서 사람을 창조하셨습니다. 그리고 사람에게 생기를 불어 넣어 주셨습니다. “여호와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 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되니라”(창세기 2:7). 이 생기가 바로 하나님의 숨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창조 사업이 끝나신 후 일곱째 날에 안식하셨습니다. “천지와 만물이 다 이루어지니라. 하나님이 그가 하시던 일을 일곱째 날에 마치시니 그가 하시던 모든 일을 그치고 일곱째 날에 안식하시니라. 하나님이 그 일곱째 날을 복되게 하사 거룩하게 하셨으니 이는 하나님이 그 창조하시며 만드시던 모든 일을 마치시고 그 날에 안식하셨음이니라” (창세기 2:1-3). 바로 하나님의 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안식일에 관하여“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요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니”(마가복음 2:27)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지친 삶 가운데 숨을 고를 수 있는 안식의 쉼은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하나님께서 선물로 주신 숨과 쉼을 나누는 것이 바로 교회가 해야 하는 역할입니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고백하는 여러분들이 바로 교회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우리가 숨과 쉼을 나눌 수 있을까요? 경제 문제로 힘들어 하고 있는 자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보낸다면? 자녀 문제로 숨을 못 쉬는 자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말을 전하고 그들의 말을 들어준다면? 인종 차별 문제에 목소리를 못 내는 자들을 대변하고 함께 그들과 서 준다면? 바쁜 삶 가운데 숨을 돌릴 수 없는 자들을 위해 따듯한 밥 한 끼를 대접한다면? 내가 서 있는 위치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로 숨과 쉼을 나눌 수 있는 일들은 많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주변에 숨을 쉴 수 없고 쉼을 가질 수 없는 자들이 있는지 한번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모두가 힘들고 어려운 이 시대, 우리의 작은 섬김으로 숨과 쉼을 나눌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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