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에 소변을 보고 난 후 마지막 몇 방울이 좀 지나야 나온다는 것을 느꼈을 때에도 회사원 S씨(36세)는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술도 좀 마셨고 피곤하게 지내다보니 오줌발이 약해져 그럴 수 있다고 그냥 넘어갔다. 어느 주말 지방에 내려갔다 오느라 여덟 시간 이상 운전한 후 회음부와 아랫배가 묵직하니 뭔가가 들어차 있는 것 같은 불쾌한 느낌이 들었을 때에도 그냥 너무 오래 앉아 있어서 그러려니 생각했다. 하지만 얼마 전 이틀을 연달아 성관계를 가졌을 때, 발기가 도중에 수그러들어 고생한데다가 사정한 후에 생긴 고환과 회음부의 뻐근한 통증이 두 시간이 넘게 사라지지 않자 뭔가 이상하다 싶었다. 혹시나 해서 비뇨기과에 가보니 전립선이 많이 부어있고, 당장 치료를 시작하는 게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비로소 낭패감이 들었다. 무엇보다 자신했던 성기능이 나빠졌으니 회복에 대한 불안감이 더 크게 다가왔다. 대체 어떻게 해야 좋아질 수 있을까?

 전립선(샘)은 남성의 건강한 정력을 유지하기 위한 큰 축이라 할 수 있다. 호르몬 분비와 혈관 기능 등 대부분의 신체 기관과 기능은 노화로 인해 중년이 넘어서야 쇠퇴하기 시작하는데, 전립선 기능은 특이하게도 젊은 나이에서도 크게 악화될 수 있다. 다만 만성전립선염처럼 이미 고착된 질병의 단계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 전립선의 신호를 빨리 포착해서 조기에 예방적 치료가 가능하며 또한 이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문제가 생긴 전립선은 어떤 신호를 보내올까? 전립선의 문제는 크게 소변, 통증, 성기능 문제 세 가지로 나타난다. 초기에는 세 가지 모두에서 증상이 나타나기보다는 한 두 가지만 약간씩 말썽을 부린다. S씨의 경우와 같이 ‘피곤하니까 그럴 수 있지’라고 넘어갈만한 수준에서 나타났다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소변의 경우 다 본 후에도 찜찜하게 몇 방울 남아있는 것 같은 잔뇨감이 간헐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평소보다 소변 횟수가 늘어나는가 하면, 전에 없이 수면중 소변 때문에 깨어나 화장실에 갔다가 다시 잠자리에 드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전반적으로 오줌발이 가늘고 약해질 수 있는데, 물론 초기에는 나이 들어서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갈만한 수준에 그친다. 처음에 소변이 나오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좀 길어지기도 한다.

 하복부, 회음부, 고환, 서혜부 등에서 불쾌한 감각이 발생하는 것도 전립선이 부어오르는 신호가 될 수 있다. 통증까지는 아닌데 가끔 찌릿찌릿하고 뻐근하고 당기는 것이 영 시원치 않은 느낌이 드는 것이다. 평소에는 괜찮다가도 피로할 때, 술을 마신 후, 오랫동안 앉아 있거나 운전한 후에 불쾌감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성관계를 갖고 나서, 특히 짧은 시간 안에 사정을 많이 한 경우에 고환과 회음부가 뻐근하고 욱신거리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전립선 건강이 악화되면 발기능력과 지속시간 등 성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발기 강직도가 예전같지 않아 흐물흐물한 느낌이 들고, 전희 혹은 삽입 중에 발기가 수그러들기도 한다(발기유지곤란). 또한 사정감 통제가 잘 안 되어 삽입 후 사정까지 지속시간이 짧아지고(조루), 사정을 해도 쾌감이 덜하고 분사력이 떨어져 정액이 힘없이 줄줄 새는 느낌이 드는 경우도 있다. 특히 발기능력과 사정감 통제의 문제가 동시에 나타나는 증상은 전립선에 문제가 생겼다는 뚜렷한 신호 중의 하나이다.

 어떻게 보면 많이 피곤할 때 다들 한 번쯤은 경험해봤을 법한 증상들이다. 중요한 것은 비슷한 상황에서 얼마나 자주 반복되는지의 문제이다. 정도가 경미하여 신경쓰지 않고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라 해도, 자꾸 반복되고 있다면 사실 속으로는 전립선의 건강이 매일매일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 신호를 하루라도 빨리 포착하여 예방적 치료를 받고 생활습관을 바꾼다면, 전립선 건강뿐만 아니라 왕성한 정력을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다. 무엇보다 호르몬이나 혈관 문제가 적은 청장년층에게는 정력의 문제가 있다면 곧 그것은 전립선의 문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왕성해야할 20~40대가 정력이 문제되기 시작했다면, 전립선 건강이 회복의 열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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