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제조 계획 혐의

오로라에 거주하는 24세의 덴버 공항 셔틀 버스 운전자가 테러리스트 혐의로 체포됐다. 나지불라 자지(Najibullah Zazi)라는 이름의 이 남성은 아프가니스탄 출신으로, 알카예다와 연관해 집에서 폭탄을 제조하려는 음모를 세운 혐의로 연방 당국에 의해 비밀리에 감시를 받아오다 지난 주에 체포되었다가 일단 풀려난 후 계속해서 조사를 받고 있다가 지난 19일에 아버지 모하메드(53)와 함께 다시 체포됐다. 그러나 자지는 자신은 절대로 테러리스트가 아니라며,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연방 수사국(FBI)은 오로라 동남쪽 스모키 힐과 E-470 부근의 조용한 주택가에 위치한 자지의 아파트를 급습해 수시간동안 샅샅이 뒤졌으나, 어떠한 폭발물이나 무기는 물론이고 폭발물 제조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과산화수소도 발견되지 않았다. FBI는 지난 14일 새벽, 알 카예다 조직과 연계해 뉴욕 시에서 사제 폭탄을 만든다는 음모에 대해 수사를 하면서 뉴욕 퀸즈에 있는 주택 세군데를 급습한 바 있다.

자지는 지난 9월 9일 렌터카를 빌려 뉴욕시를 다녀왔다. 자지는 맨해탄에서 가족이 소유한 커피 손수레와 관련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뉴욕에 갔다고 진술했다. 뉴욕에 도착한 자지는 뉴욕으로 들어가는 다리에서 경찰의 심문을 받았으며, 경찰은 렌터카를 수색하고 그의 노트북을 압수했다. 나중에 경찰은 그의 차를 견인해갔으며, 자지는 결국 비행기로 콜로라도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자지는 자신이 감시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나중에 콜로라도로 돌아온 자지는, FBI가 뉴욕 퀸즈의 세군데 주택을 급습했다는 사실을 친구들로부터 들었다고 한다.

자지의 변호사인 아트 폴섬은 자지가 뉴욕에 머무르는 동안 FBI로부터 테러리스트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 한명에게 연락을 했었다는 점 때문에 FBI로부터 의심을 받고 있다며, “자지는 하필 9/11을 전후해서 운전을 해서 그 먼 뉴욕까지 갔으며, 하필이면 FBI가 테러리스트로 의심하고 있는 친구와 연락을 했다. 만약 자지가 지난 주에 다른 사람의 집에 머물렀다면 상황이 많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밝혀 오해의 소지가 많이 있었음을 은연중에 암시했다.

이웃들은 자지의 아파트에 항상 사람들이 북적거렸지만, 다른 주민들과는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않을 만큼 폐쇄적이었다고 밝혔다. 또 한 주민은 매주 자지의 아파트에서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지는 듯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기도 했으며, 지난주에는 콧수염을 기르고 선글라스를 낀 남자가 검정색 세단을 주차한 채 자지의 아파트를 지켜보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FBI 에이전트는 자지의 아파트 부근의 홈디포 매장들을 찾아가 폭발물을 제조하는데 사용될 수 있는 화학 물질을 대량으로 구매한 경우가 없는지 영수증을 일일이 확인하기도 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태어난 자지는 미국으로 건너온 부모를 따라 10대 때 미국으로 왔다. 지난 2007년에 자지와 결혼한 부인은 현재 파키스탄에 살고 있으며, 자지는 부인과 가족을 만나기 위해 1년에 두번 정도 파키스탄을 방문해왔으며, 약 6-7개월 전에도 파키스탄을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달만 있으면 미국 시민권을 신청할 자격이 주어지는 자지는 시민권을 빨리 취득해 조만간 부인을 미국에 데리고 올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자지는 자신이 테러리스트로 지목받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황당하고 어이가 없다며, “나는 여기에 살고 있고 여기서 일을 하고 있다. 나는 테러리즘과 절대 연계될 방법이 없다. 내가 미국에 무슨 불만이 있겠는가? 이 나라는 내게 종교와 선택의 자유를 준 유일한 나라가 아닌가. 나는 한번도 미국에 대해 나쁜 말을 해본 적이 없다. 내 민족은 미국에 오기 위해 목숨을 건다”라며 완강히 혐의를 부인했다. 또 그는 “수사관들이 나를 ‘극단주의자’라고 부르더라. 그게 무슨 뜻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냥 보통 사람일 뿐이다. 하루에 다섯번씩 기도하고, 라마단을 지키는 평범한 무슬림일 뿐”이라며 억울해했다.

자지의 이모와 결혼한 나키브 자지(37)는 잠시동안 자지를 자신의 오로라 집에서 살도록 해준적이 있다. 나키브 자지는 자신의 처조카에 대해, “굉장히 탐욕스런 사람”이라며, “6개월동안 살게 해줬는데, 동전 한푼 안내놨다. 그래서 사이가 안좋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그러나 테러리스트라는 혐의에 관해서는 불가능하다며, “아프가니스탄에서보다 훨씬 나은 삶을 살고 있고, 곧 미국 시민권을 따서 부인을 파키스탄에서 데리고 오려고 하는 사람이 무슨 그런 어처구니없는 짓을 하려고 하겠느냐”며 처조카를 두둔했다.

그러나 FBI의 끈질긴 수사와 압수 수색 끝에, 자지가 컴퓨터로 사제 폭탄 제조방법을 다운로드 받고 이것을 이메일로 몇차례 발송한 사실을 밝혀내면서 상황은 자지에게 불리하게 돌아갔다. 지난 19일 새벽에 결국 다시 체포된 자지와 그의 아버지, 그리고 경찰 제보자로 확인된 아흐메드 와이즈 아프잘리는 현재 덴버 카운티 유치장에 수감되어 있다. 아프잘리와 모하메드는 허위 진술을 한 혐의로 재판을 기다리고 있으며 만약 유죄가 인정될 경우, 각각의 허위 진술마다 최고 8년의 징역형이라는 중죄를 피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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