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BTM 영어학교에서 영어 수업을 한지가 팀에 따라서 많게는 9개월 한 팀과 적게는 6개월을 한 팀이 있다. 9개월 동안 불철주야 열심히 영어를 공부해오신 팀원들을 볼때면 나름대로는 그분들 앞날의 영어실력에 대하여 든든함과 확신감을 스스로 느끼게 된다. 물론 본인들은 아직도 많은 것이 답답하고 앞으로 얼마나 될지 모르기 때문에 주로 막연한 느낌을 갖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고있다. 그러면서도 한편에서는 시장을 보거나 쇼핑을 할 때에 우연히 귓가를 스쳐지나가는 영어가 제대로 들어와 이해되는 경우를 종종 경험하면서 그래도 보람을 느끼는 분들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와 함께 공부하고 있는 BTM 팀들은 이제 2단계를 진입하는 팀과 1단계를 마무리하기 시자갛는 팀들이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무던히 최대한 많은 표현들을 각자의 영어공간에 축적하기 위하여 날이면 날마다 애를 쓰고 있다. 수업은 아직도 한국말로 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수업시간 대부분은 영어로 채워지게 되어있다. 다만 내가 중간 중간 몇 마디씩 보충하는 설명만이 한국어일 뿐이다. 그렇다고 자연스러운 프리토킹을 하는 것도 아직은 아니다. 오로지 그동안 익힌 표현들을 반복하여 돌아가면서 계속 영어로 말하기 연습을 하는 과정이다.

내가 이처럼 실용적인 표현을 최대한 많이 축적하도록 하고, 그것을 입이 마르고 닳도록 옹알이를 하도록 하는 과정을 중점적으로 하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영어를 최대한 빨리, 효율적으로 습득하는 방법은 바로 최대한 실용적인 표현을 가능한 한 많이 섭취하여 각자의 영어공간에 축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몇 개의 표현을 알았다고 해서, 그 표현을 써먹어 보기 위하여 이런저런 시도를 한다면 아이러니 처름 들리겠지만 여러가지 면에서 비효율적이다. 아는 것을 써먹어 보는 것만큼 효과적인 것이 없다라고 흔히들 쉽게 믿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몇 개의 표현을 알았다고 해서 그것을 써먹기 위하여 투자해야 하는 시간과 노력은 실제 영어공부에 매진하는 전체 과정을 기준으로 볼때는 비효율적인 것이 분명하다.

예를 들면, 나는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학생들에게 실용적인 표현을 많이 제공한다. 그러면서도 그러한 표현을 실제로 써먹기 위한 시도에 대하여 경계할 것을 주문한다. 가령 한국말로 식당에 들어가면서부터 음식주문하기, 그리고 돈을 내기까지의 과정에 해당되는 약 10여 마디의 표현들을 가르쳐주었다고 하자. 학생들이 그 표현들을 실제로 써먹어 보려면 볼더에서 오로라에 있는 한국식당까지 다녀와야 한다. 거기에 투자되는 전체적인 시간은 적어도 3시간 이상이 된다. 물론 식사비용도 들어간다.

그렇지만 3시간을 투자해서 대충익힌 한국말을 얼마나 유창하게 잘 써먹을 수 있느냐 하는 것은 쉽게 답할 수 있는 질문이다. 비록 10마디를 배웠지만 아직 잘 듣지도 못하고 말도 익숙치 못한 상태에서 그 10 마디를 십분활용한다는 것은 대부분의 학생들에게는 비현실적이다. 그렇치만 똑 같은 3시간을 써서 그 10여마디에 대하여 녹음된 소리를 반복적으로 들어주고 입으로 암송을 해준다면 실제로 식당에 가서 몇 마디 간신히 써먹은 것보다는 훨씬 유창한 수준으로 그 말들을 습득하게 된다. 즉, 초보자들이 실전의 경험을 중시하는 것은 그만큼 다른 효과적인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혼자서 열심히 독백식으로 주거니 받거니 하는 식으로 옹알이를 해주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나 배우면 하나를 몸으로 때우면서 배우는 것이 최고라고 알고 있는 것이다. 많은 시간과 돈을 세이브하면서도 혼자서 훨씬더 효율적인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다.

‘돈이 돈을 번다’라는 말이 있다. 돈이 있어야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이다. 돈이 많으면 더 많은 돈을 효율적으로 벌여들일 수 있다. 돈이 없는 사람은 돈을 벌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말로 해석되기도 한다. 그래서 한푼 두푼 돈을 모으로겨 애를 쓴다. 상속으로 받은 큰 재산이 없는 사람들은 누구나 돈이 돈을 벌게하기 위한 종자돈을 벌기 위하여 갖은 애를 쓴다.

‘영어가 영어를 키운다’라는 말도 그런 맥락에서 똑같이 이해할 수 있다. 이런 저란 다양한 현실적인 생활의 공간에서 떠도는 정상적인 표현들을 하나 하나씩 차분하게 축적하여 그 영어가 상당해질 때에 각자의 영어실력은 이미 저절로 자신도 모르게 갖추어져 있는 것이다. 이와 달리 특별한 왕도는 없다. 자신도 모르게 영어실력이 튼튼해지려면 열심히 필요한 말들을 긁어모아 입으로 유창하게 다듬고 다듬어서 각자의 영어공간에 저축하고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수시로 확인을 하라. 그러면, 영어는 나도 모르고 남들도 모르는 사이에 유창하게 뿌리를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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