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최첨단 장비등으로 납치건수는 줄어

부모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 가운데 하나를 꼽으라면 아마 자녀가 낯선 사람에게 납치되거나 혼잡한 군중 속에서 자녀를 잃어버리는 것이 상위 랭킹을 차지할 것이다.
 한국과 미국에서 80년대에 자란 사람들이라면 흰색 승합차가 아이들을 납치해 간다는 흉흉한 소문을 공통적으로 들으며 학교를 다녔다.

 그러나 통계에 따르면, 최근 몇 년 동안에 실질적으로 낯선 사람에 의한 아동 납치 사건은 매우 드물며, 실종 아동으로 명단에 오르는 아이들은 대부분 제 발로 가출을 했거나, 아이의 양육권 문제를 가지고 갈등을 겪던 부모 중 한 명이 일방적으로 아이를 데리고 잠적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지난 25년 간의 기록을 살펴보면, 기술적으로 최첨단화된 기계들과 장비, 그리고 실종 신고에 대한 빠른 대응 등으로 아동 납치 사건은 크게 줄어들었다.

 아이들은 휴대전화를 소지하게 되면서 필요할 때 부모와 즉각적인 연락이 가능하게 되었으며, 인터넷은 아동 납치 사건과 관련해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모두 제공하게 되었다. 좋은 점은 자신이 사는 동네에 거주하는 성범죄자의 신상을 쉽게 열람하게 되어 만일에 발생할지 모를 사태를 미리 대비할 수 있게 한다는 점이며, 나쁜 점은 온라인을 통해 먹잇감을 찾는 범죄자가 또다른 피해 아동을 양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철저하고 체계적인 실종아동 처리방식도 아동 납치를 시도하려는 범인들의 의지를 꺾는데 한몫을 하고 있다. 주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주마다 실종된 아동 처리만을 전담하는 부서가 있다. 또 엠버 경보(Amber Alarm)와 같은 시스템도 입에서 입으로 실종된 아동의 소문을 퍼뜨려 시민들의 제보를 통해 실종 사건을 처리하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통계적으로 콜로라도는 물론이고 전국적으로 실종 아동 케이스는 크게 줄어들었으며, 실종된 케이스의 대부분은 납치가 아닌 가출이 원인이었다.
 콜로라도의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 해에 실종아동으로 신고가 접수된 건수는 총 11,695건으로, 하루 평균 32명 정도였다. 그러나 이 케이스들 가운데 99%가 가출 아동이나 가족에 의해 납치된 경우였으며, 낯선 사람에 의한 납치는 매우 드물었다. 콜로라도 범죄 수사국(CBI)에 따르면, 작년 실종 아동 건수는 가장 많았던 1996년의 19,950건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이며, 2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문제는 제 발로 걸어서 가출한 아동의 가출 동기에 낯선 사람이 연루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인터넷 채팅 등을 통해 목적을 가지고 아이를 꼬여낸 경우이다. 따라서 겉으로 보기에는 가출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납치에 가까운 사건인 경우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전국의 실종 아동 데이터에 따르면, 실종신고된 약 800,000명이 아동들 가운데 약 58,200명의 어린이가 가족이 아닌 친구나 아는 사람, 혹은 낯선 사람에게 납치가 되었다. 가족이 아닌 사람에게 납치가 된 케이스들 가운데 115건은 전형적인 아동 납치 사건으로, 낯선 사람에 의해 50마일 이상 이동하거나 하룻밤 이상을 함께 있게 된 경우, 돈을 목적으로 인질로 잡히거나 영구적으로 아이를 돌려보내지 않을 목적으로 납치한 경우, 그리고 납치범에 의해 살해된 경우였다.

 미국 내에서 아이가 모르는 사람에게 납치되는 경우는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만약 그런 사건이 발생되더라도 신속하게 수사가 이루어져 아이들은 점점 더 안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극소수이지만 전형적인 납치 사건은 발생하고 있다.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인터넷을 사용할 때 낯선 사람과 채팅을 즐기는지, 어떤 웹사이트를 이용하고 있는지 등을 철저하게 감시하고, 지속적인 가정 교육이 뒤따라야 한다. 아이들에게 철저하게 교육을 시키는 만큼 아이들은 그만큼 더 만일의 사태에 더 잘 준비되게 된다.  
 만약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 성범죄자가 사는지를 검색해보려면, www.sor.state.co.us로 들어가 콜로라도 성범죄자 레지스트리를 검색하면 된다.
 
<이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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