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글의 마무리에서 기존의 묻지마식 듣기훈련 방법이 내세우는 ‘들을 수 없으면 말할수 없다’라는 주장과 BTM에서 내세우는 ‘말할 수 있으면 들을 수 있다’라는 주장에 대하여 독자들에게 의문을 남기었었다. 이 두가지의 주장은 곧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기 위한 전초적인 과정 즉 준비단계에 무엇을 먼져 해야하는지에 대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전자의 주장은 뒤집어보면 ‘말을 하려면 듣기부터 시작해야 된다’라는 의미가 된다. 조금도 틀릴 수 없는 것 같은 주장이다. 그래서 그렇게 많은 한국인들이 하나같이 불철주야로 이를 악물고 다짜고짜 하루종일 TV를 쳐다보거나, 영화를 보거나, 토플이나 토익의 듣기유형 문제를 귀가 닳도록 듣거나, 유명한 연설이란 연설은 모두 테이프를 구하여 듣기에 매진하는 것이다. 그렇게 몰입하여 2-3년씩 매달리고 나서 하는 말들이 겨우 ‘영어가 50%가 들린다느니 70%가 들린다느니’ 하는 식의 이상한 말들을 하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 가운데 영어를 50%나 70%를 유창하게 말할 수 있다고 말한 사람은 단 한 사람도 만나보지 못했다.

내가 아는 사람은 영어를 목적으로 E2를 받고 미국에 와서 7여년의 세월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TV를 보고 영어책을 보았어도 결국 한국으로 돌아갈때는 자칭 ‘70% 들을 수 있는’ 영어로 마무리 되었다. 결국 100%의 듣기가 안되니 말하기는 제대로 시작도 못한 것이었다. 물론 비지니스를 하면서 손님들과 부딪히면서 익힌 영어로 생활을 꾸려가는 수준의 콩글리쉬를 익힌것이 굳이 위안을 찾자면 위안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 많은 세월을 투자하여 듣기도 제대로 안되고, 온몸으로 부딪히면서 찔끔찔끔 점포에서나 써먹을 수 있는 콩글리쉬를 겨우 익히는 정도라면 근본적으로 방향설정이 잘못된 결과로 밖에 볼 수 없는 것이다.

‘들을 수 없으면 말할 수 없다’라는 주장이 의미하는 듣기가 위와 같은 그런 듣기라면 그것은 잘못되어도 아주, 한참, 구제불능 수준으로 잘못된 것이다. 우리가 생존을 위하여 필요한 유창한 영어를 배우기 위하여 필요한 듣기는 ‘Good morning!’부터 시작하여 ‘What is your social security number?’; ‘What is your date of birth?’; ‘May I help you?’; ‘What’s your address?’; ‘Is that all?’; ‘Anything else?’; ‘What’s the problem?’ 등으로 시작되는 생활주변의 표현들이다. 그런데 청각장애가 아닌 사람치고 이런 말을 못듣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이정도의 듣기는 귀만 열려있으면 누구에게나 들리는 것이다. 그런데 무슨 듣기를 그렇게 요란하게 몇년씩 해야한단 말인가? 다만 그 뜻을 이해못할뿐이다. 그 뜻을 이해하는 것은 각각의 표현에 사용된 단어들의 뜻만 알면 어떤 문법적인 분석도 필요없이 당연히 알게된다.

반면 BTM의 주장은 말을 하면 듣기는 자연스럽게 된다는 의미가 된다. 즉, 위에서 보여준 그러한 거창한 수준의 듣기가 되지 않아도 얼마든지 유창한 영어를 구사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이것은 분명하고 거대한 사실이다.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서만 증명되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의 모든 사람들에 의하여 증명되는 것이다. 3살짜리, 4살짜리, 심지어 7살짜리 아이들이라고 해도 위에서 말하는 그런 거창한 수준의 듣기가 되는 아이들은 없는 것이다. 그래도 그들은 얼마나 유창하게 잘 떠드는가? 한국에서 조기유학을 온 학생들을 보라! 1~2년이 지나면 친구들과 꽤 잘 떠들고 놀지 않는가? 그 아이들이 미국 TV를 알아듣고, 영화를 보고, 유명한 연설을 알아듣는가? 천만에 말씀이다. 위에서 말하는 그런 고차원의 듣기에 매달리지 않고도 말하기 훈련을 잘하면 영어는 그냥 유창하게 습득이 되어지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BTM이 주장하는 것이다. 고차원의 듣기를 하지 못해도 유창한 말하기는 당연히 할 수 있는 것이며, 유창한 말하기가 되면 고급듣기가 가능해진다는 것이 바로 BTM이 주장하는 핵심인 것이다.

BTM의 1-2단계는 바로 그와 같은 일상적인 생활에서의 유창한 영어실력과 독해능력을 완성시켜준다. 그리고 3단계에서는 그와 같은 영어구사능력과 독해능력의 수준을 계속 향상시키면서 그러한 실력을 바탕으로 고급듣기 훈련을 시작하는 것이다. 1-2단계를 성공적으로 마친 사람은 이미 상당한 수준의 영어를 듣고 말할 수 있는 직관 및 신체적 능력과 어휘력을 갖추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까지의 일상생활영어 수준을 높여서 고급듣기를 시작해도 상당한 수준의 청취가 자연스럼게 가능해진다. 그러한 상태에서 꾸준히 청취자료의 범위를 넓혀가면서 다양한 분야에 대한 배경적인 지식과 이해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듣기능력이 커지는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듣기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 한 주일 동안 고민 좀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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