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우한 폐렴’으로 인해 공포에 휩싸여 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된 이 바이러스로 인해 지금까지 중국에서는 106명이 사망했으며, 5천여명 이상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신종 코로라 바이러스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결국 우한시는 봉쇄되었다. 하지만 봉쇄전 우한을 빠져나간 거주자 5백만명 가운데 6,430명이 한국을 향했다는 데이터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한국으로 유입된 환자들이 한국 사회에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한국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는 지난 일요일 기준으로 5명이다. 첫번째 확진자는 우한시를 방문했다가 20일 귀국한 55세 한국인 남성이었다. 같은 시각, 일본에서는 4명이 확진되었다. 미국도 코로라 바이러스의 위험에 노출되었다. 지난 20일 워싱턴주에서 한 남성이 확진 진단을 받은 이후 일리노이주 시카고, 애리조나주 매리코파, 캘리포니아주 LA 카운티와 오렌지 카운티 등에서 5명의 확진자가 공개되었다. 이들 모두 전염병이 시작된 중국 우한에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보건 당국은 미국 내에서도 확진자가 더 나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난 일요일, 콜로라도에서도 레이크우드 거주자 한명이 중국 방문 후 돌아와 감염이 의심되어 격리 처리되었다가, 이튿날 다행히도 우한 폐렴은 아닌 것으로 판명되었다.

      중국, 한국, 일본, 미국 외에도 중국발 여객기가 도착하는 곳곳마다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홍콩, 마카오, 대만,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네팔, 프랑스, 호주 등에서도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재난 수준이다. 현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치료할 백신이나 치료제는 따로 없다. 예방이 최선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질병관리본부는 조기발견과 확산을 막기 위해 마스크 착용, 기침할 때 옷소매로 코와 입을 막는 기침 예절,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수칙만을 당부하고 있다. 2003년, 37개국에서 8천여명을 감염시키고 무려 774명의 사망자를 낸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도 중국 광둥지역에서 발발했다. 홍콩과 접한 광둥성은 “책상 빼고 다리 네 개짜리, 비행기 빼고 다리 두 개짜리는 다 먹는다”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별 희한한 동물을 식재료로 사용하는 장면은 그들의 오락 프로에도 자주 등장한다. 이런 생활 문화에, 광둥의 겨울은 20도를 웃돌고 비마저 자주 내린다. 1억의 인구와 동물들이 엉키고 고온다습한 이곳에서 동물 바이러스가 사람으로 전염되고, 다시 사람끼리 옮기는 전염병은 충분히 발생할 만하다. 1968년 세계적으로 75만명이 사망한 홍콩 독감, 2003년 774명이 희생된 사스, 2010년대 조류인플루엔자가 광둥 일대에서 발생한 건 우연이 아니다.

      그렇다면 왜 중국발 전염병은 이렇게 많을까. 지난 주말 중국 질병관리본부는“이번 '우한 폐렴'은 한 수산물 시장에서 팔린 박쥐를 먹은 뱀 때문”이라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이 신종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발견된 코로나 바이러스와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야생에서 박쥐를 사냥하는 뱀이 수산물 시장에서 식재료로 팔려 나가면서 사람에게 전염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면서 이번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들은 해산물, 가금류, 뱀, 박쥐, 농장동물이 판매된 수산물 시장에서 야생동물에 노출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사스 바이러스도 박쥐에서 시작됐다는 게 정설이다. 이번 폐렴의 진원지인 중국의 화난 수산물 도매시장은 말이 수산물 시장이지 살아있는 고슴도치, 당나귀, 낙타, 대나무쥐, 양, 돼지, 여우, 오소리, 악어도 판다. 아직도 중국인에게 신선한 고기란 ‘산 것’이어야 한다. 그래서 살아있는 상태에서 바로 도살이 이루어질 때가 많다. 도시 외곽 재래시장만 가도 눈 뜬 닭, 오리는 기본이고 산 뱀, 개구리도 손님을 기다린다. 박쥐와 오소리 같은 야생동물은 한약재로 쓰인다. 이런 식습관에, 양쯔강 중류에 위치한 우한도 광둥처럼 습하고 온난하다. 바이러스의 진원지가 될만한 충분한 소양을 가지고 있다. 

      이같이 반복되는 중국발 전염병 공포를 줄이기 위해서는 주민들은 가축·가금류와 떨어져 살면서, 방역 상식을 반드시 지켜야한다. 하지만 그보다도 정부의 대처가 급선무이다. 사스 발발 시 그렇게 많은 사망자가 나올 수 밖에 없었던 가장 큰 원인은 중국 당국의 철저한 언론 통제 때문이었다. 이번에도 사정은 비슷했다. 유력 홍콩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첫 환자가 발생할 당시 중국 당국은 이를 인지하고 연구팀을 파견해, 화난 수산시장이 발병 근원지임을 밝혀냈다고 한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같은 달 31일까지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고, 우한 시내 한복판에 있는 수산시장을 폐쇄한 것도 발병한 지 2주일이 넘은 1월 1일이었다. 지난 19일에도 4만여명이 모이는 대규모 춘제 행사를 우한 도심에서 치르는 것을 정부가 허가할 정도였다. 또, 홍콩 언론은 18일 상하이와 선전에서 우한 폐렴 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중국 당국은 확인해주지 않았다. 이로 인해 15명의 의료진이 우한 폐렴에 무더기로 감염됐다.

      물론 중국 당국은 이러한 사실도 숨겼다. 그러나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그제서야 시진핑 주석이 나서 우한 봉쇄를 명했지만, 이미 늦었다. 사스 때보다는 덜하지만 감염자 정보를 은폐하고 축소하려고 했다는 비난에서는 벗어나기 힘들다. 우리 사회도 전염병에 노출된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부터 여러가지 생활 습관이 바뀌었다. 간염의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술잔을 돌리거나 찌개를 함께 먹는 식습관은 사라져가고 있다. 또, 기생충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이유로 민물고기를 회로 먹는 일도 대폭 줄어 들었다. 중국도 서서히 생활 문화를 바꿔야 한다. 이처럼 무서운 바이러스를 지속적으로 전세계에 전파한 책임도 통감해야 한다. 더불어 이 같은 사태가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단속해야 한다. 중국 당국은 이제부터라도 국민들을 상대로 지속적인 식습관 홍보와 동시에 은폐보다는 공개 대책을 세우는 대국다운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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