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우회 이사장인 바비김과 전 한인회장인 박준서가 주간포커스를 고소해 지난 1월 재판이 끝났지만, 노우회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행보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재판과정에서 바비김은 노우회의 돈을 개인적으로 횡령했으며, 바비김의 측근인 동시에 이사라고 주장하는 세 명은 개스비 명목으로 5백~1천불 씩을 매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1년에 고작 한두 번 한국학교에 2백불 상당의 장학금을 전달하면서 이사들은 1천불의 개스비를 받아간 것이다. 황당한 쓰임이 아닐 수 없다. 또, 12년전 한인회관을 팔아먹은 오창근은 노우회의 이사라면서 퇴직금 명목으로 3천불이나 가져간 것으로 밝혀졌다. 매달 노우회 통장에 입금된 돈의 대부분은 2012년부터 타인종 교회로부터 받은 임대료인데, 대부분 자기들끼리 먹고, 나눠 썼다. 재판은 나름 의미가 컸다. 이 재판은 필자가 받은 저질스러운 편지들의 저자를 밝히는데 대부분의 초점이 맞춰졌는데, 재판 과정 중 엉뚱하게도 노우회의 비리가 우르르 드러나는 결과를 낳았다. 노우회는 지난 10여 년 동안 회원들을 고의적으로 받지 않았고, 이사장 중심으로 운영되어 왔다. 그러나 이번 재판으로 인해 극도로 폐쇄적이었던 노우회의 꼼수가 세상에 드러나게 된 것이다. 주간포커스와의 재판이 끝난 다음 달, 65명의 노인들은 ‘노우회의 회원이 되겠다’면서 이사장이라고 자청하는 바비김에게 회원가입 신청서를 보냈다. 하지만 거절당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바비김이 회원을 거부할 자격이 있냐라는 것이다. 바비김 본인은 전 이사장 이동호의 유언장에 의해 이사장이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과언 친필 유언장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개인 기업도 아니고 비영리 단체의 이사장 직이 유언장에 의해 승계되었다는 것은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또, 이사 중 한 사람은 신문사와의 인터뷰 과정에서 본인들이 바비김을 이사장으로 선출했다고 말해, 바비김이 이사장이 된 과정에 대한 내부 의견도 분분하다. 어찌되었던 바비김이 이사장이 된 절차는 수상하다. 그렇다면 노우회의 이사장과 이사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애초부터 노우회에 참여할 자격조차 없는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다. 회원가입을 거절당한 어르신들 중 몇 명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지난 3월, 노우회를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평생 먼저 고소장을 보내 온 바비김이 되려 고소장을 받은 것이다. 고소장을 보낸 어르신들은 1990년대 노우회의 회원이었고, 노우회에 수없이 후원금을 전달했던 인사들이다. 이 분들은 주간포커스와의 재판을 지켜보면서 분통이 터져서 고소를 결심했다고 한다. 이분들의 고소 목적은 아주  당연하다. 회관을 원래 목적인 한인 노인들을 위해 사용하자는 것이다.  1990년 초 어르신들은 한 작은 주택에 모여 이민생활의 적적함을 달랬다. 그러다 그 집을 판 돈과 한인 노인들의 위해 사용하겠다는 명분으로 받은 오로라시의 지원금으로 노우회관을 마련했다. 남은 융자금을 갚기 위해 회원들은 열심히 기부를 했고, 마침내 1998년 경에 빌딩 융자금을 모두 갚았다. 당시 등록된 회원은 1백 명에 이르렀다. 비록 정회원은 아니지만 왔다갔다하면서 노우회관을 출입했던 어르신들은 배가 넘었다. 그러던 중 영어를 잘하고, 문서를 작성할 줄 아는 이동호와 바비김을 중심으로 노우회의 집행부가 구성되었다. 이후 매주 토요일마다 활짝 열려 있던 회관은 자물쇠로 잠겨 버렸다. 그렇게 두어 달이 지나자 회원들은 하나 둘씩 떨어져 나갔다.

      그리고 2013년에 이동호가 사망하자 바비김은 본인이 이사장이라고 주장하면서 회관 열쇠를 꿰찼다. 노인 분들이 바비김에게 끊임없이 회관을 오픈하라고 했지만, 수리가 필요하다면서 이리저리 핑계를 대면서 회관 개방을 차일피일 미루었다. 그러나 알고보니 바비김은 타인종 교회에 렌트를 놓아 수익을 챙기고 있었고, 혼자 해먹기 미안했던지 급기야 노우회의 회원인 적도 없던 측근 세 명을 이사라고 앉혀 놓은 후 회관을 팔기 위한 작업에 바로 돌입했다. 그 많던 회원들은 다 사라져 지금은 한 명도 없고, 회장도 없으며, 그나마 이사들의 실체도 주간포커스의 집요한 취재결과 밝혀진 이름들이다. 이번에 노우회를 고소한 분들이 지난주 필자를 만난 자리에서 처음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노우회관만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진단다. 고소를 결심한 이 분들은 이제 80세가 훌쩍 넘었다. 당시 경찰에 신고해서 문을 열고, 맞서 싸우지 못한 것이 후회스러울 때가 있다고 한다. 30년 전 참으로 못살던 시절이었다. 그 시절 그들은 콜팩스 길을 따라 빈 깡통을 주워 팔면서 생활을 연명했다. 고된 일을 마치고 노우회관에 가서 비슷한 외로움을 가진 또래의 사람을 만나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다. 그래서 깡통 주워서 번 돈 20불, 100불, 300불, 1000불, 5000불, 7000불까지 모아서 노우회관의 모게지를 완납하는데 보탰다.

       물론 아내들 몰래 한 일이었다. 그만큼 노우회관에 대한 애착이 깊다. 땀과 눈물이 배인 돈으로 마련한 노우회관인데 회관에 들어가지도 못할 뿐 아니라, 당시 한 푼도 보태지 않은 사람들이 주인이랍시고 나서서 오히려 큰소리를 치는 걸 보면 울화가 치솟을 수 밖에 없다. 더구나 바비김의 장인이 전 노우회장이었다는 이유로 회관이 장인의 유산이었다는 터무니 없는 소문도 나돈다 며 분통을 터트렸다. 전 노우회원들을 통해 안 사실이지만, 바비김의 장인은 노우회의 회장을 지낸 적은 있지만 회관을 구입할 당시 일체의 후원금을 낸 적이 없다. 그리고 30여년 전에 단체의 회장을 잠깐 역임했다는 이유로 그 단체를 자신의 개인재산으로 여긴다면, 그 발상자체가 희귀하다. 3년 전 노우회관 매각설이 기사화되면서 이 분들 외에도 또다른 노인분들이 신문사를 찾아오셨다. 초창기 노우회관을 일구었던 많은 분들이 연로해 돌아가시거나 건강상의 문제로 거동이 불편하지만, 눈 뜨고 노우회관을 바비김에게 뺏길 수는 없다면서 울음 섞인 한탄을 하셨다. 당시 어르신들은 “우리는 영어도 못하고, 법정에 서는 것도 두렵고, 변호사 비용도 없다. 신문사가 좀 도와주시오”라며 간곡하게 부탁했다. 그 후  바비김은 회관 매각을 소문으로 치부했지만, 이번 재판을 통해 70만 불에 회관을 비밀리에 매각하려는 했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최근 노우회의 공금 사용내역이 문제시 되자, 바비김은 이에 발빠르게 대처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금까지 노우회에 들어온 수 십만 달러의 수입에서 겨우 몇 백불을 꺼내 마치 한인사회에 후원금을 전달하는 착한 단체인 척을 하고 있다. 그러나 바비김은 오랫동안 회관을 폐쇄시키고, 제대로 보존하지 못하고, 노인분들에게 정신적 피해를 입혔고, 마음대로 공금을 사용한 점 등을 깊이 반성하고 지금이라도 회관을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마땅하다. 이번에 고소를 결정하신 분들의 바람은 크지 않다. 죽기 전에 노우회관에서 옛 벗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얘기하면서 고된 이민생활의 희로애락을 나누고 싶을 뿐이다. 이런 어르신들의 작은 소원을 위해 발벗고 나서지는 못할망정, 방해를 일삼는 자가 있다면 이는 단연코 한인사회의 ‘적(敵)’으로 분류해야 한다. 지난 1월에 있었던 재판을 위해 주간포커스 측의 증인으로 20여 명이 예비 선발되었다. 이들 모두가 주간포커스가 좋아서 증인을 자청한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노우회관을 찾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한마음 한 뜻이 되었다. 주간포커스는 하나의 소통 창구에 불과하다. 비록 주간포커스가 못마땅하더라도, 노우회관을 찾겠다고 뭉친 사람들이 밉다 하더라도, 지금은 노우회관을 찾아야 한다는 하나의 목표에 한인사회의 중지를 모아야 할 때이다. 노인회관을 찾는 일에 반대를 한다면 그 또한 타당하고 소신 있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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