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끝나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세 명의 배고픈 군인들이 한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은 군인들이 항상 음식을 요구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전쟁 후라 모두 궁핍한 상황이었기에 모두 식량을 감추어 버렸습니다. 모든 마을 사람들로부터 나눠줄 식량이 없다는 얘기를 들은 군인들은 한가지 꾀를 냅니다. 배고픈 주민들을 위해 돌을 끓여서 만든 맛있는 스프를 대접해 주겠다고 제안합니다. 마을 사람들은 호기심을 갖고 모여듭니다. 우선 마을에서 가장 큰 무쇠 솥을 가져오게 합니다. 그리고는 물을 가득 채우고 커다랗고 둥근 돌 3개를 넣고 펄펄 끓입니다. 물이 끓자 간을 맞추어야 하니까 소금과 후추를 좀 달라고 합니다. 그 정도는 줄 수 있다고 하며 가져왔습니다. 그리고는 군인들이 말합니다. 그런데 당근과 양배추를 조금 넣으면 돌스프의 맛이 더 좋아진다고 말합니다. 마을 사람들은 생전 처음 들어보는 돌스프를 맛보고 싶은 욕심에 군인들이 말하는대로 요리 재료를 하나씩 가져 옵니다. 고기를 넣으면 귀족이 먹는 고급스러운 돌스프가 된다고 하자 누군가가 귀족의 음식을 맛보고 싶은 욕심에 고기를 가져오고, 보리와 우유만 더 넣으면 왕이 먹는 최고급의 돌스프가 된다고 하자 누군가는 보리와 우유를 가져옵니다. 이렇게 해서 완성된 돌스프는 가난한 마을 사람들로서는 처음 맛보는 굉장한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이 마을에서는 전에 경험하지 못한 풍성한 마을 잔치가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각자가 숨기고 있는 조금의 식량과 재료들, 자기들만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는 맛도 없고 보잘것없는 것들이지만 자기의 것을 내어놓기 시작하면서 모두가 맛있고 만족하게 먹을 수 있는 스프가 완성된 것입니다. 이 돌스프의 놀라운 맛은 모두가 함께 만들어낸 맛이고 함께하는 이들만이 누릴 수 있는 은총인 것입니다.  세상에 아름다운 것을 만들어가는 데는 작은 것도, 적은 것도, 약한 것도, 부족한 것도, 없는 것도 문제가 아닙니다. 천사에게 날개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듯이 말입니다. 이 아름다움을 잃어버리는 이유는 닫힌 마음, 나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마음, 하나되지 못한 마음, 동굴 속에 숨어있는 우리의 자아, 나에게 미소 짓지 못하는 열등감이 문제일 겁니다. 나를 열어 우리가 될 때 맛있는 돌스프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이런 돌스프를 끓이려는 이들이 있습니다. 올해 사순절이 시작되던 지난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에 9개의 작은 교회가 함께 모여 재의 수요일 예배를 드렸습니다. 함께 준비하고 함께 참여하여 드린 재의 예식과 성찬은 교회가 주님의 한 지체임을 확인할 수 있음을 경험했던 감동적인 예배였습니다. 주님의 성찬을 나누었지만 모두가 함께 만든 돌스프를 맛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매주 수요일마다 4개 교회가 수요연합기도회를 위해 함께 모이는 일도 있습니다. 4개의 교회가 돌아가며 수요일에 모여 찬양과 말씀과 기도로 함께 하는 자리입니다. 세대를 위하여, 이웃 교회를 위하여, 덴버의 영적부흥을 위하여 기도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맛보는 것 또한 함께하며 만든 돌스프입니다. 매주 화요일 아침이면 8명의 목회자들이 모여 성경공부와 독서나눔, 설교준비를 위한 묵상나눔, 중보기도, 함께 할 사역나눔의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매주 나눔을 통해 울고 웃고 기뻐하며 이제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라는 생각으로 만들어가는 돌스프를 맛보는 자리가 되고 있습니다. 함께 맛보기 위해 끓이는 돌스프는 내게 어떤 이익이 있을까를 생각하며 계산기를 두드려 참여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와 우리 교회가 그곳에 함께 함을 통해 누군가에게 유익이 되기를 소망하며 우리에게 있는 작은 것을 내어 놓으려는 자리입니다. 스바냐3:9에 “그때에 내가 여러 백성의 입술을 깨끗하게 하여 그들이 다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며 한 가지로 나를 섬기게 하리니”란 말씀 가운데 '한 가지로'란 말씀이 NIV 영어 성경에는 'Shoulder to Shoulder'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우리말로 어깨동무란 뜻입니다. 어깨동무하며 하나님을 섬기는 꿈을 이야기한 것입니다. 모든 교회와 성도들이 함께 어깨동무하며 여호와의 이름을 부를 때 그때 우리 모두 하늘의 돌스프를 맛보게 되지 않을까요? 그날을 꿈꾸며 오늘도 어깨 동무할 이들을 찾아 나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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