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펜서 존슨이 쓴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라는 책이 있다. 이 책에는 짧은 우화가 그려져 있다. 스니프와 스커리라는 작은 생쥐가 등장을 한다. 그리고 헴과 허라는 꼬마 인간도 나온다. 그들은 온갖 노력을 다해 가면서 치즈를 찾아 나선다. 결국 가장 맛있고 많은 양의 치즈가 있는 창고를 발견하게 된다. 이제는 힘들이지 않고도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순간이 온 것이다. 그들은 아예 집까지도 치즈 창고 근처로 옮긴다. 모든 생활이 치즈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그 치즈가 창고에서 다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작은 생쥐인 스니프와 스커리는 이런 일을 미리 예상했다. 세상에는 언제나 생각지도 않았던 일들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시 새로운 치즈를 찾아 나선다. 그러나 꼬마 인간인 헴과 허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도대체 누가 자기들 치즈를 옮겼는지 화가 나서 견딜 수 없어 한다. 그들은 치즈가 있던 창고를 떠나지 못한다. 언젠가 다시 창고가 치즈로 채워질 것이라는 생각만 한다. 시간이 갈수록 배는 고파지고 얼굴은 창백해 지고 만다. 그래도 그들은 치즈 창고를 떠나지 않는다. 이제는 텅 빈 창고에서 한 발자국을 떼어 놓는 것조차 힘들게 되었다. 그때 둘 중에 허에게 변화가 일어난다. 자기의 주변 환경이 달라졌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자신도 옛날의 자기 모습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드디어 그는 그 옛날의 창고를 떠난다.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치즈를 찾아 다니는 길은 험난했다. 막다른 길에 놓이기도 했다. 그러나 텅 빈 창고에 막연히 앉아있는 것보다는 훨씬 의미가 있었다. 새로운 길을 찾으면 찾을수록 과거의 치즈는 잊혀져 갔다.

        새로운 기대가 절망의 웅덩이 위에 우뚝 서게 된 것이다. 결국 허는 먼저 번 치즈보다 더 많은 맛있는 치즈를 찾았다는 것이 이 책의 내용이다. 여기서 치즈는 이 땅에서 우리가 얻고자 하는 모든 것을 말한다. 좋은 직업, 인간관계, 재물, 건강, 행복한 가정 등 모든 것이 포함된다. 우리는 나름대로 자신만의 치즈를 마음 속에 두고 그것을 추구하면서 살아간다. 그것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로운 치즈가 있다. 예전에는 눈에 보이지 않던 것이다. 그러나 인생의 어려움이 다가왔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것 같은 절망감이 찾아왔다. 하지만 그 절망감은 새로운 변화의 기회였다. 지금까지 생각도 하지 않았던 새로운 가치에 도전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새로운 치즈를 찾아냈다. 그것은 전에 누리던 것보다 훨씬 좋은 것이었다. 새롭고 맛있는 치즈는 가만히 앉아서는 얻을 수 없다. 새로운 치즈를 찾는 데 3사와 3걸이 있다. 3사의 첫 번째는 인사이다. 인사를 하지 않으면 절대 사람 대접을 받을 수가 없다. 누군지 잘 몰라도 인사를 잘하면 점수를 주고 들어간다. 인사만 신경 써서 잘해도 관계를 원만하게 만들 수 있다. 결국 새로운 길은 인사로 맺어진 인간관계에서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는 감사이다. 감사를 모르는 사람은 불만과 불평이 가득한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다. 같은 교단에서 아주 친하게 교제를 나누었던 친구 목사가 있다. 그 친구 교회에서 있었던 이야기이다. 어느 주일 날 예배를 마치고 교인들이 모두 식사를 나누는데 큰 소동이 벌어졌다. 펄펄 끓는 고깃국을 부엌에서 들고 나오다가 그만 실수로 그 통이 쏟아진 것이다. 뜨거운 국물이 큰 국통을 운반하던 사모님의 다리에 쏟아지고 말았다. 너무 크게 화상을 입었다. 몇 번의 피부 이식 수술을 거치면서 수술비만도 18만불이 나올 정도로 큰 사고였다. 지금도 날씨가 굳은 날이면 수술한 곳이 아프다고 한다. 그런데 그런 일이 벌어진 다음 주가 추수감사주일이었다. 그 친구 목사는 큰 고민에 빠졌다. 도대체 무엇을 감사하라고 설교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그는 모든 일을 감사하기로 결심하고 이렇게 설교를 했다. “교인 중에 한 사람이 화상을 입지 않고 아내인 사모가 화상을 입었으니 감사합니다.” “얼굴에 화상을 입지 않고 다리에 화상을 입었으니 감사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감사를 이렇게 했다. “평생 치마는 입지 못하겠지만 불구자가 되지 않았으니 감사합니다.” 그 날 설교 시간은 울음바다였다고 한다. 하지만 어떤 환경에서도 감사하는 그 목사 가정을 하나님은 주변 사람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가정으로 만드신 것을 곁에서 지켜보았다. 자녀들이 너무 잘 된 것이다. 감사는 텅 빈 창고에서 불평만 하며 있게 하지 않는다. 새로운 길을 찾아서 힘차게 나가게 하는 것이 감사이다.

       세 번째 “사”는 봉사이다. 인사와 감사가 있는 사람은 섬김을 받는 사람이 아니다. 무엇이든 앞장 서서 섬기려고 한다. 봉사는 가장 순수한 은혜의 보답이다. 하나님이 주신 은혜를 먼저 헤아리는 마음이 없이는 참된 봉사가 되지 못한다. 자기의 삶은 자기가 제일 잘 안다. 자기에게 주어진 일에 얼마만큼 최선을 다했는지 자신은 정확하게 알고 있다. 그것을 아시는 분이 또 한 분 있다. 바로 하나님이시다. 봉사는 하나님 앞에서 하는 것이다. 새로운 치즈를 찾는 데에는 3걸도 있다. 첫째는 “잘할 걸”이다. “잘할 걸, “그때 그 순간에 잘할 걸, 기회가 주어졌을 때 잘할 걸.” 이제 잘하려고 해도 기회가 더 이상 주어지지 않을 때가 많다. 지금 하는 봉사와 섬김도 결코 영원하지 않다. 언젠가는 그만두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그만둘 때 그만두더라도 후회는 남기지 말아야 한다. 두 번째는 “그럴 걸”이다. “좀더 나누어 줄 걸, 좀 더 사랑할 걸, 좀 더 칭찬해 줄 걸.” 당연히 했어야 하는데 하지 않은 데서 오는 후회를 말한다. 줄까 말까로 망설일 때 지체하지 말고 주어야 한다.‘한 번 생각해 보고’ 라는 마음이 드는 순간 내밀었던 손은 움츠러들고 마는 법이다. 세 번째는 “참을 걸”이다. 조금만 참으면 되는데 참지 못해서 행한 숱한 일들에 대한 후회이다. 관계를 만드는 데는 3년도 걸리고 30년도 걸린다. 하지만 관계를 망치는 것은 3초도 걸리지 않는다. 화가 나고 분이 날 때 2초를 참는 연습을 해야 한다. 결국 참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 대부분이다. 지금보다 더 나아진 새로운 삶을 만들기 위해서는 3사와 3걸이 꼭 필요하다.
저작권자 © 주간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