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팀의 스프링캠프가 열린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랜치에서 만난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이 건강만 유지하면 20승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립 서비스’가 섞였지만, ‘건강할 때 류현진’의 가치를 인정한 말이기도 하다. 류현진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부터 “2019시즌 목표는 20승”이라고 말했다. 2015년부터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던 류현진은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치르겠다”는 의지를 ‘20승 목표’에 담았다. 한국 취재진으로부터 이 말을 전해 들은 로버츠 감독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물론 “건강을 유지한다면”이라는 가장 중요한 단서도 달았다.

        로버츠 감독은 “다저스를 위해서도 류현진이 아프지 않고 꾸준하게 던지는 게 중요하다. 승수도 중요하지만, 일단 류현진이 부상 없는 시즌을 치렀으면 한다”고 바랐다. 사실 투수의 승수 사냥에는 감독의 도움도 필요하다. 선발 투수가 승리 요건을 채우기 전에 감독이 투수 교체를 단행하면 투수의 승은 날아간다. 로버츠 감독은 과감한 투수 교체를 즐기는 사령탑이다.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이 선발 등판한 날, 투수 교체를 하러 마운드에 나가면 류현진은 항상 화가 나 있는 것 같다”고 웃기도 했다. 로버츠 감독의 투수 운영 철학이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러나 류현진의 입지는 더 탄탄해졌고, 그를 향한 사령탑의 신뢰는 깊어졌다.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은 다저스의 선발 투수”라고 공언하며 “류현진이 오래 재활을 하며 좋은 몸을 만들었다. 올해는 근육량을 늘려 더 좋은 몸 상태를 유지했다”고 류현진의 현재 몸 상태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류현진은 따로 조언할 필요가 없는 베테랑이다. 늘 제구에 신경을 쓰고, 변화구를 적절하게 섞는다”고 류현진의 장점을 열거했다. 로버츠 감독은 이날 불펜피칭을 하는 류현진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그가 류현진에게 바라는 것은 건강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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