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울릉도의 한 호텔이 세계 최고의 호텔로 뽑혔다. 영국의 유명 건축 디자인 잡지 '월페이퍼'가 지난달 발표한 '디자인 어워드 2019'의 결과이다. 매년 건축 분야에서는 호텔, 주거, 공공건물 중 최고를 뽑는데, 울릉도에 들어선 호텔이 신기록을 세웠다. 포항이나 강릉에서 배를 타고 3시간 반을 꼬박 가야 하고, 그나마 있는 뱃길도 기상악화로 툭하면 끊기는, 한국에서도 외딴 곳인 울릉도에 세계 최고의 호텔이 있다니 감동스럽다. 호텔 이름은 '힐링 스테이 코스모스 리조트'다. 지난해 4월 정식 오픈했는데 김찬중 건축가(더 시스템 랩 대표)가 설계했고, 건축주는 코오롱 그룹의 계열사인 코오롱글로텍이다. 오리지널 메이드 인 코리아이다. 코스모스 리조트의 하얀 건물은 완공 당시부터 전 세계 콘크리트 학계를 놀라게 했다. 월페이퍼의 표현을 빌자면 건물은 거대한 조개 내부처럼 휘어졌다.

      위에서 보면 소용돌이 같기도, 무수히 겹친 꽃잎 같기도 하다. 이러한 모양은 콘크리트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철근을 사용하지 않았기에 가능했다고 한다. 건물 두께가 12㎝다. 멀리서 보면 종잇장처럼 자유자재로 구부러진 호텔의 곡선이 가능했던 것은 '초고강도 콘크리트(UHPC·Ultra-High Performance Concrete)'를 사용해 지었기 때문인데, 이 콘크리트는 강도가 일반 콘크리트보다 6~7배나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합할 때 강 섬유를 섞어 만든 신소재로 레미콘업체인 동도레미콘에서 특수 배합처리했다고 한다. UHPC를 한 번에 부어 이 오묘한 모양의 호텔을 통째로 완성하기까지 건축가는 "드라마를 썼다"고 말했고, 콘크리트 학계는 "콘크리트의 대발견"이라고 흥분했다. 독일에서 강연 요청도 들어왔다고 한다. 천처럼 얇고 가볍지만 튼튼한 콘크리트로 혁명을 일으킨 대한민국의 건축계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기업들도 여럿 있다. 그중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을 언급하자면 가장 우선적으로 ‘기산전자’가 떠오른다. 이 회사의 활약을 평가한다면 중소기업보다는 강소기업이 더 맞는 표현이 아닐까 싶다. 기산전자는 지폐 감별기로 세계 위폐감별 분야에서 거뜬히 1위를 차지했다. 현재 한국 시장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전 세계 50개국에 수출하며 세계시장을 빠르게 점령하고 있다. 사실 대한민국은 20년 전만 해도 독일과 일본 등 외국에서 100% 수입에 의존해야 했는데, 기산전자가 국산화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들이 밝힌 성공 비결은 기산전자 직원의 절반이 연구원인 점을 꼽았다. 연구개발에 중심을 두었기 때문에 회사가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는 철강사 1위는 대한민국의 포스코이다. 포스코는 2010년부터 줄곧 연속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로 선정되었다. 세계철강협회(World Steel Association)는 지난해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 철강전략회의에서 포스코를 경쟁력 세계 1위 철강사로 선정했다. 이는 지난 18년간 여러 가지 복잡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경쟁력을 키우는 데 힘을 쏟아온 결과일 것이다. 현재 할리우드 영화계에서 가장 핫한 남자도 대한민국 사람이다. 바로 김기범 CG 감독이다. ‘타이타닉’, ‘아바타’를 연출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제작하고, 심형래 감독의 ‘디워’ CG를 제작한 대한민국 김기범CG 감독이 CG를 총괄한 영화 ‘알리타: 배틀엔젤’이 이번주 미국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김기범 감독은 심형래 감독의 영화 ‘디워(D-War, 2007)’ 데모릴로 ‘ILM’에 입사 후 ‘웨타 디지털’ 제작진으로 시작해 세계적인 CG 감독이 되었다. 당시 ‘디워’는 이전까지 한국영화에서 제대로 시도해 본 적이 없는 대담한 시각효과를 자체 기술로 구현하려고 했던 점에서 선구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김기범 CG 감독은 ‘디워’에서 작업한 결과물을 가지고 할리우드 제작사에 들어갈 수 있었고 이후 ‘어벤져스’, ‘스타워즈’, ‘혹성탈출’ 등과 같은 블록버스터 제작에 참여했다. 과거 심형래 감독의 무모했던 도전이 세월이 지나서 나름의 결실을 맺었다고 할 수 있겠다. 이제 김기범 감독은 CG계의 거장으로서 인정받았으며, 그의 활약은 제2의 문화적 한미동맹을 방불케한다.

      이외에 반도체, 조선, 시멘트, 컴퓨터· 휴대폰 보급률, 초고속 통신망 보급률, 학교 정보화 시설, 원자력 발전소, 금 세공기술 등 대한민국의 세계 1위는 수두룩이다. 물론 나쁜 쪽으로 1등도 많겠지만 국가 면적이 230개국 중 107위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저 많은 1위가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저력이 아닐 수 없다. 여기 1위 등급에 빠질 수 없는 항목이 국민들의 애국심이다. 뉴욕주 의회가 올해 100주년을 맞은 3월 1일을 '3·1 운동의 날'로 지정하고 유관순 열사를 기리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의회 결의에 따라 올해 3월 1일은 뉴욕주 차원에서 '3·1 운동의 날'로 지정된다. 당초 '유관순의 날'을 지정하는 방안이 추진됐지만 유관순 열사의 저항 정신을 되새기면서도 3·1운동 100주년이라는 보다 폭넓은 의미를 부각하는 쪽으로 조율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 주에 이어 이곳 콜로라도주 오로라시가 오는 3월 1일을 '유관순 열사의 날'로 제정해 다음 주에 선포식을 갖는다. 한국과 일본의 대립 구도가 아닌, 세계 인권의 차원에서 접근한 결실이다.

      ‘유관순 열사의 날’ 제정은 그 불굴의 저항 정신을 기리자는 취지이다. 유관순 열사의 정신은 한국인의 정신이기도 하다. 백년 전 애국심으로 똘똘 뭉친 대한의 애국지사 정신이, 백년이 지난 지금 자유민주주의의 상징 국가인 미국에서 그 정신을 기린다는 것은 여간 자랑스러운 일이 아니다. 콜로라도 한인 동포의 한 사람으로서 이를 추진해온 관계자와 이를 받아들인 오로라시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이번 오로라시의 '유관순 날'의 선포로 인해 유관순 열사는 전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인권의 상징이 되었다. 더불어 세계가 인정하는 대한민국의 영웅 리스트에 한 명이 더 추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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