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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담과 잔소리
2019년 02월 06일 (수) 09:14:49 weeklyfocus weeklyfocus@focuscolorado.net
     이번 주에는 가족들과 떡국을 먹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민족대명절 '설날'이 들어 있었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설날은 백제 신라 때 설맞이 행사를 시작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적혀 있다. 이후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시대에 이르러 4대 명절에 합류했다고 한다. 설날의 유래는 여러가지이다. 새로운 한 해가 낯설다고 해서 ‘설’, 새해 몸가짐 조심하라는 뜻의 삼가다에서 ‘설’, 한 해의 뜻을 새로 세운다의 뜻에서 ‘설’ 등 다양한 유래가 전해진다. 설날에 먹는 떡국은 순백의 떡과 국물을 마시며 새해를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가래떡은 긴 모양처럼 무병장수를 의미하는데, 떡을 동그랗게 써는 이유는 엽전처럼 재물이 풍족해지는 것을 기원하고자 함이다. 원래 떡국은 꿩고기로 만들었는데, 꿩을 구하기 힘들자 닭을 사용했다.

      여기서 그 유명한 ‘꿩대신 닭’이라는 속담이 유래되었다. 설날하면 떡국에 이어 세배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세뱃돈은 1925년 최영년이 쓴 해동죽지에서 처음으로 소개 되었는데, 옛 풍속에 세배를 한 어린이에게 ‘세배갑을 보냈다’는 표현이 나오는 걸 보면 그 이전부터 세배돈을 주는 풍속은 시작되었던 것 같다.  떡국, 세배에 이어 새해 덕담도 설날에 빠질 수 없는 요소이다. 아무래도 새해다 보니 설날 덕담이 오갈 것이다. 새해 덕담은 상대방이 듣기 좋은 말, 말 그대로 덕스러운 말을 해주는 것이 좋다. 덕담하는 사람은 자신의 감정과 욕심은 철저히 감추고 그냥 토닥거려 준다는 생각으로 하는 게 좋다. 사람은 생각지 못한 따뜻한 말 한마디에 덜컥 위안 받고 깊이 감동 받는다. 그러나 상대방이 듣기 싫은 충고나 조언성 덕담은 덕담이 아니라 악담이 되기 십상이다.

      그 덕담이라는 것이 곡해하게 되면 잔소리가 된다. 설날을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그들은 친척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인생에 멋대로 훈수를 둔다. 덕담을 위장한 오지랖은 상처를 남긴다. 아무리 다 너 잘되라고 하는 이야기라고 할 지라도, 그 말로 인해 상처를 받는다면 그것은 더이상 덕담일 수 없다. 그리고 이 덕담으로 위장한 ‘막말’들이 즐거운 명절 분위기를 망치는 주범일 수 있다. 가족, 친구, 직장상사에 이르기까지 말로 상처를 입히는 사람은 의외로 많다. 공부 열심히 하니, 올해는 취직해야지, 어느 대학 갔니, 애인은 있어, 연봉은 얼마나 돼, 모아둔 돈은 있어, 결혼은 언제 할 거니, 집은 장만했니 등 다양한 말이 있다. 언뜻 들어도 좋은 말로 들리는 말은 없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명절 잔소리 메뉴판’이 등장해 네티즌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잔소리를 하려면 그에 응당하는 돈을 내고 꺼내라는 의미다. 즉 잔소리에 따라 벌금 의미의 세배돈이 책정되어 있다. 이용할 손님들이라면 두둑히 돈 봉투를 챙기고 하는 것이 좋겠다. 학생들에게 ‘모의고사는 몇 등급 나오니’와 ‘대학 어디 어디 지원할 거니’ 등의 질문은 5만원이다. 10만원으로는 ‘살 좀 빼야 인물이 살겠다’, 15만원으로는 ‘취업 준비는 아직도 하고 있니’ 등의 질문을 할 수 있다. 직장인을 상대로는 가격이 더욱 올라간다. 30만원을 줘야 ‘나이가 몇인데 슬슬 결혼해야지’라고 말할 수 있고, ‘너희 아기 가질 때 되지 않았니?’라고 물으려면 50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이 같은 명절 신풍속도를 두고 “재밌다”는 반응과 “오죽했으면 이런 게 생겼겠느냐”는 자조가 교차한다. 그래서 이럴 때일수록 말의 기술이 필요하다.

      가족과 함께 하는 우리 명절의 새해 덕담, 설날 덕담이 잔소리가 되는 추세 속에서 올바른 대화방법은 아주 중요하다. 다른 사람과의 대화에서도 말을 조심해야 하거늘 하물며 가까운 가족에게 막말을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첫번째 대화 전략은 자신의 단점을 먼저 말하는 것이다. 단점을 먼저 말하는 것은 듣로 이로 하여금 질문이 들어 와도 부담없이 말할 수 있게 하는 안도감을 준다. “작년에 사업이 잘 안되어서 올해는 좀 나아지면 좋겠네.” 두번째는 장점을 부각시키는 전략이다. 덕담은 말 그대로 잘되기를 바라는 것이기도 하지만 약간의 거짓말을 더하여 ‘많이 이뻐졌네”등으로 상대가 듣기 좋은 말을 먼저 하고 점차적으로 대화를 하는 것이다. 가족 친지가 모인 자리에서 상대의 칭찬을 진정성있게 찾아서 말을 하려고 한다면 그 속에서 더욱 긍정적인 시너지를 가져올 수 있다. 칭찬이 때론 낯설게 느껴지더라도 연습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밥 먹을 때 입을 다무는 모습을 지나치지 말고 “흘리지 않고 야무지게 먹네”라고 칭찬할 수 있다.

      작고 사소한 것, 노력하는 모습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물론 배우자에 대한 칭찬도 마찬가지이다. 칭찬이야말로 ‘나중에 해야지’하고 미루지 말고, 눈에 띄는 장점이 있다면 즉시 해야 익숙해진다. 칭찬, 응원의 힘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다. 의학적으로도 칭찬의 효과는 밝혀져 있다. 힘찬 박수 소리는 뇌에 전달되어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몸이 빨라지고 힘도 생기게 한다는 것이다. 자신을 지지해 주는 사람이 있을 때 보다 힘 있고, 자신감 있는 인생을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대화의 최고 무기는 침묵이다. 침묵은 말을 하지 않을 뿐 미소전략이다. 들을 건 듣고 용건만 간단히 말하고, 취할 것만 취하는 것으로 생각해도 무방하다. 아무리 명절이라고 해도 말을 하다보면 사람은 실수를 하게 된다. 칭찬은 못할 망정 말을 잘못하다가는 명절에 화를 부르게 된다. 그런 상황은 차라리 그 자리에 안오니만 못한 일이 될 것이다. 

      최근 대학생 1천여명을 대상으로 설 명절에 듣고 싶은 최고의 덕담을 조사한 결과를 본 적이 있다. 1위가 ‘말 없는 응원’이었고, 2위는 ‘다 잘될거야’가 차지했다. 필자가 최근 들은 덕담 중에 기억에 남는 덕담은 ‘중간만 해라’였다. 수필가 정철의 ‘인생의 목적어’를 들여다 보면, ‘특별하지 않아서 특별히 행복한 상태를 ‘보통’이라 한다. 보통의 가정 출신으로, 보통 대학을 나와, 보통의 회사를 다니고,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평범하다, 축복받은 인생이다. 보통이 축복이며, 보통이 특별이다’고 적고 있다. 올 한해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덕분입니다, 미안합니다’의 덕담을 상용어로 사용해 보았으면 한다. 좋은 말은 인생을 바꾼다. 열심히 경청하면 마음의 소리까지 들린다고 했다. 이런 의미에서 2019년은 진심어린 덕담으로 시작해 상대방의 말에 집중하는 한 해로 정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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