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선데이’가 다가오고 있다. LA 램스와 뉴잉글랜드 패이트리어츠가 격돌하는 슈퍼볼 LIII(53)가 3일 오후 3시30분부터 애틀랜타의 머세디스 벤즈 스테디엄에서 킥오프된다. 올해 슈퍼볼은 채널 2(CBS)가 중계한다. LA팀이 슈퍼볼에 출전하는 것은 이번이 무려 35년 만이다. 1984년 당시 LA 레이더스가 워싱턴 레드스킨스를 38-9로 완파하고 슈퍼볼XVIII(18) 우승 트로피를 치켜든 이후 지난 34년 동안 LA는 슈퍼볼에 관한 한 방관자의 위치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그런 장기 가뭄에는 좋은 변명거리가 있다. LA는 1995년 램스와 레이더스가 각각 세인트루이스와 오클랜드로 떠나간 뒤 2015년까지 20년간 NFL 팀 자체가 없었다. 미국 제2의 도시에 강산이 두 번 바뀔 시간동안이나 NFL 팀이 하나도 없었고 그 탓에 LA팀이 슈퍼볼에 나갈 기회는 원천 봉쇄됐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지난 2016년 램스와 차저스가 각각 세인트루이스와 샌디에고에서 본거지를 옮겨와 NFL팀이 없던 도시가 갑자기 팀이 둘이나 있는 곳이 됐고 램스는 돌아온 지 3번째 시즌만에 슈퍼볼 출전권을 따내 LA팬들에게 35년 만에 다시 당사자로 수슈퍼볼을 경험할 기회를 안겼다.

       LA와 뉴잉글랜드가 슈퍼볼에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램스-패이트리어츠 슈퍼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램스와 패이트리이츠는 17년전인 지난 2002년 슈퍼볼 XXXVI(36)에서 맞붙은 적이 있다. 단지 그 때 램스 팀은 LA 램스가 아니라 세인트루이스 램스였다. 이 슈퍼볼은 지금 생각하면 까마득한 옛날이야기 같지만 놀랍게도 바로 그 경기에서 패이트리어츠의 깜짝 우승을 이끌었던 쿼터백 탐 브레이디와 감독 빌 벨리칙은 17년이 지난 올해에도 변함없이 패이트리어츠 유니폼을 입고 슈퍼볼 무대에 나선다. 이들은 당시 ‘지상 최대의 쇼’라고 불렸던 화려한 공격력을 자랑했던 램스를 20-17로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이를 통해 패이트리어츠에 구단 역사상 첫 슈퍼볼 우승을 안겨주었고, 본격적으로 NFL 역사상 최고로 평가되는‘뉴잉글랜드 다이너스티’의 막을 올렸다. 이후 올해까지 17년간 패이트리어츠는 무려 8번이나 더 슈퍼볼 무대에 나섰다. 올해가 지난 18년 만에 9번째 슈퍼볼 출전으로 앞선 8번의 슈퍼볼에서 패이트리어츠는 5승3패를 기록했다.

       반면 램스는 17년 전 슈퍼볼 팀의 선수와 코칭스태프 가운데 아직 팀에 남아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선수와 코치뿐이 아니라 구단주까지 달라졌고 심지어는 본거지도 세인트루이스에서 LA로 변했다. 램스의 주전 쿼터백 제리드 고프(24)는 당시 나이가 6살에 불과, 당시 브레이디가 첫 우승을 차지한 슈퍼볼 경기를 기억도 하지 못한다. 브레이디(41)와 고프의 나이 차는 17세나 된다. 슈퍼볼 역사상 양팀 쿼터백의 나이 차로는 단연 최고기록이다. 역사상 40세 이후에 슈퍼볼 무대에 나선 쿼터백은 지난해 브레이디가 유일했는데 그는 올해 자신의 기록을 경신하게 됐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꼽히는 불혹의 백전노장과 떠오르는 20대 초반 신성의 맞대결이 펼치지는 셈이다. 브레이디는 이번 슈퍼볼에서 우승한다면 통산 6회 우승으로 슈퍼볼 역시상 최고 기록을 수립하게 된다. 하지만 패할 경우 1990년대 초반 버펄로 빌스 쿼터백 짐 켈리와 함께 쿼터백으로 슈퍼볼 최다패배 기록(4) 타이를 이루게 된다. 과연 브레이디는 이번 슈퍼볼에서 어떤 기록을 먼저 세우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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