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25일 우리 고국의 아이돌 BTS(방탄소년단)이 UN에서 이런 연설을 했습니다. 기억나는 대로 그 편린을 이어보면, “나는 24살의 청년입니다. 한국의 조그만 도시에서 태어났습니다. 대다수의 사람처럼 저도 살아오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아마 그때 포기했더라면 오늘 저는 없을 것입니다. 저는 어제도 실수를 저질렀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어제의 저도 여전히 저자신입니다. 오늘 많은 잘못과 실수를 가지고 있는 저도 어제 그대로의 저 입니다. 내일 저는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될 수도 있겠죠. 그것 또한 저의 모습입니다. 이런 실수와 잘못들이 제 인생이라는 별자리의 가장 많은 별들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지금 현재 있는 그대로의 나, 과거의 나, 그리고 제가 바라는 나 모두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이제 스스로의 목소리를 낼 때입니다. 여러분에게 묻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이름이 무엇입니까? 무엇이 여러분을 설레게 하고 심장을 뛰게 하는가요?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여러분의 신념을 듣고 싶고 여러분의 목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당신이 누구든 어디서 왔든 피부색이나 정체성이 어떻든 자신의 목소리를 내세요. 자신의 목소리를 냄으로 자신을 찾으세요. 저는 여전히 결점도 많고 두려움도 많지만 제가 할 수 있는 한 제 자신을 받아들일 것입니다. 그리고 천천히 조금씩 제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나갈 것입니다. 여러분을 찾으세요. 그리고 목소리를 내십시요!”

    지난주 윈터팍 숲속에서 성경통독 세미나를 마쳤습니다. 4박5일 동안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구약 전체를 통째로 먹었습니다. 수양관을 꽉 채운 영혼들의 충만함에도 불구하고 되는 소리 안 되는 소리 쏟아놓고 나면 막상 내 속은 텅 빕니다. 하늘에서 폭포수처럼 떨어진 하나님의 말씀 앞에 발가벗은 나의 몰골이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집니다. 이런 때는 아내와 함께 나무 그늘 아래 앉아 흐르는 계곡 물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진리란 무엇인가? 아무리 진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해도 나 자신이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그 어떤 말씀도 내게는 무관합니다. 하나님 말씀이란 진리대로 살기 위한 방편입니다. 실제의 삶에 이어지지 않으면 스쳐가는 구름처럼 공허할 뿐입니다. 자기 체험이 없는 말에 메아리가 없듯이 그 어떤 말씀도 일상적으로 생활화되지 않는다면 무익합니다. 깨어있고자 하는 사람은 매 순간을 진리대로 살 줄 알아야 합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바로 그 순간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가 서 있는 바로 이곳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자신답게 살고 있을 때 하나님의 말씀이 살아 숨 쉬는 것입니다. 한 번 더 마음을 추스려 봅니다.

    진리에 대해 말하는 많은 사람들 중에 필요 이상으로 울타리를 치고, 금 긋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네 편 내 편(oo측, oo파, oo교단, 보수, 진보...) 따지면서 진리의 범위를 정하는 일에 바쁘지요. 아모스선지자는 이렇게 경고합니다. ‘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보라 날이 이를지라 내가 기근을 땅에 보내리니 양식이 없어 주림이 아니며 물이 없어 갈함이 아니요 여호와의 말씀을 듣지 못한 기갈이라’(암8:11) 그러기에 예수님은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나를 증거하라’하시는데 우리는 어떤가요? “교리를 지키는게 중요해. 교리에 어긋나는 것은 절대 용납해서는 안 돼. 교리의 경계를 분명히 해야 해. 그 안에만 머물러야 해” 그렇게 교리로 진리를 꽁꽁 묶어놓고는 예수님의 목소리조차 듣지 않습니다. 마치 십자가 없는 정답을 가지고 욥을 정죄하는 친구들처럼 종교주의자가 되고 있지는 않은지요? 어떤 순간 공간만 주어지더라도 우리가 할 일은 진리(예수 그리스도)를 증거 하는 것입니다.

     진리를 말하면서 그 영역을 정해놓고 포용없는 태도로 다른 사람을 경계해서는 안됩니다. 진리는 이렇게 속삭입니다.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나를 사랑하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힘을 키우는 것! 그리고 사람답게 사는 것!’ 진리의 영역을 정하는 것보다 우리가 진리대로 사는 사람인지가 중요하지요. ‘교리의 청결’을 ‘마음의 청결’보다 더 중요하게 여긴다면 우리의 만남에는 기껏해야 정죄와 판단만 있을 뿐, 진리는 없을 것입니다. 사람은 자신에게서 하나님의 형상을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자신의 형상을 따라’(창1:27) 사람을 빚었다는 말씀은 우리가 하나님이라는 뜻도 아니고, 하나님이 인간의 모습과 닮았다는 뜻도 아닙니다. 이 말씀은 하나님이 인간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고자 한다는 뜻입니다. 사람은 하나님의 계시를 보여주는 통로입니다. 그래서 예수님도 사람(여자의 후손)으로 오셨습니다.

     사람은 모두 저마다 고유한 가치를 지니고 세상에 태어납니다. 우리는 스스로 자신을 존중해야 합니다. 우리는 성숙한 사람이 되는 것이지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본연의 모습을 믿고 인정하며, 조금씩 더 나은 사람이 되어 가야 합니다. 그 누구도 아닌 우리 자신만이 우리의 소명 안에서 성장할 수 있고 하나님의 도구로서 울림을 낼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자기에게 주어진 존재입니다. 그러므로 여전히 부족하고 실수 많아도, 자신을 사랑해야 합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있습니다. 자기에 대한 사랑이란 ‘넌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너야!’라고 스스로 말하는 것입니다. 어제의 너도 나고, 오늘의 너도 나고, 내일의 너도 나입니다. BTS의 리더 김남준이 세상을 향해 이렇게 외쳤습니다. “What is your name? Speak your 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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