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압박

    프로풋볼(NFL) 선수들이 올 시즌 개막부터 인종 차별에 항의하고 사회 정의를 촉구하기 위한 ‘국민의례 무릎꿇기’ 시위를 재개했다. NFL 마이애미 돌핀스 소속 와이드 리시버인 케니 스틸스와 앨버트 윌슨은 8일 홈에서 열린 테네시 타이탄스와의 개막전에 앞서 미국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무릎을 꿇었다고 AFP와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같은 팀에서 디펜시브 엔드로 뛰는 로버트 퀸은 주먹을 하늘로 들어 올리는 동작으로 역시 항의의 뜻을 표시했다.

    이런 항의 시위는 지난 2016년 8월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49ers)의 전 쿼터백 콜린 캐퍼닉이 시작한 이래 3시즌째 이어지고 있다.  당시 캐퍼닉은 흑인이 백인 경찰의 총격에 숨지는 사건이 잇달아 벌어지자 무릎꿇기 시위에 나섰다.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렸으나 두 시즌째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캐퍼닉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동료들의 동참을 환영했다. 캐퍼닉은 “내 형제들인 @kstills(스틸스)와 @ithinkisee12(윌슨)이 억압당하는 자들을 위한 싸움을 통해 흔들림 없는 용기를 계속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이어 “그들은 공격당하고 협박당할 때조차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들의 용기는 세상을 앞으로 나가게 할 것”이라면서 “우리 저항의 뿌리에는 사랑이 있다!”고 적었다.

    캐퍼닉이 언급한 ‘공격과 협박’의 주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당장 반발했다. 1년 전 앨라배마 유세에서 무릎꿇기 시위자를 가리켜 “개자식”이라고 공격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트위터를 올려 “와우, NFL 첫 게임 시청률이 이미 형편없었던 작년과 비교해서도 훨씬 더 떨어졌다”며 “시청자 수가 13% 하락해 지난 10년 동안 가장 낮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선수들이 우리 국기와 국가를 위해 자랑스럽게 서 있는다면, 그런 장면이 방송으로 모두 보여진다면 아마도 시청률은 돌아올까?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더 나빠질 것!”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무릎꿇기 시위의 ‘원조’인 캐퍼닉이 최근 출연한 나이키 ‘저스트 두 잇’(Just Do It) 캠페인 30주년 광고는 커다란 화제를 모으며 상당한 성과를 거두는 것으로 보인다. AFP에 따르면 나이키는 이 광고가 온라인에 처음 등장한 노동절 기간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1% 증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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