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에서 부목사로 섬기면서 담임목사님이신 이목사님과 함께 사역을 한적이 있었습니다. 그분은 저의 위치와 공식적인 직임도 주보에 동역목사라고 이름을 올려주신 분이었습니다. 함께하며 동역의 즐거움을 일깨워 주신 분이기도 하고 많은 권한을 위임해 주시기도 하며 서로의 장단점을 잘 보충해가며 정말 행복하게 사역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목사님과 만난지 얼마 안되었을 때 이목사님이 제게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난 주목사님을 믿습니다. 우리가 함께 사역할 때 목사님이 어디서 무엇을 하셔도 가장 최선을 다하고 있고 귀한 사역의 자리에 있다는 것을 저는 믿습니다. 그러니 자유롭게 맘껏 사역하세요.

    저는 힘껏 돕고 동역하겠습니다” 이 말씀은 진심이셨고 함께 사역을 하는 내내 저를 믿어주셨고 늘 격려와 사랑으로 저를 배려해 주시며 함께 동역의 기쁨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안보이는 가운데서 다른 짓을 하고픈 유혹도 있고 몰래 놀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그래도 나를 믿는다는 그분의 음성과 미소 때문에 곁길로 가다가도 제자리로 돌아오곤 했습니다. 나를 믿는다는데 그 말을 등지고 믿음을 저버리는 일을 할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습니까? 물론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는 말이 있는 걸 보면 그런일도 일어나긴한다지만 그래도 믿음은 어떤 힘과 명령보다도 강한 동기가 될 수 있다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로마서의 말씀중 아브라함의 바랄 수 없을 때 바라는 믿음에 관한 말씀있습니다(롬4:18). 흔히 말할 때 믿을만 하니까 믿는다는 말, 믿을만한 사람이니까 추천한다는 말을 들을 때 그안에는 믿음이 오히려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믿을만한 것을 믿는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바랄수 없을 때 바라는 것이 믿음이라면 믿을만하지 못할 때 믿어주는 게 믿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바랄 수 없을 때 바라는 것이 믿음이고 순종할 수 없을 때 순종하는 것이 순종이며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사랑이고 기도할 수 없을 때 기도하라고 가르치는 것이 성경 안에 있는 주님의 가르침입니다.

    그러고 보면 존경하는 우리 이목사님도 그때 제가 믿을만 하지 않았기에 “나는 주목사님을 믿습니다”라고 말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ㅎㅎㅎㅎ. 하지만 중요한건 그 믿음이 생각을 바꾸고 사람을 바꾸었 다는 것은 틀림이 없습니다. 많은 잔소리보다도 어떤 강한 명령보다도 “나는 자네를 믿네” 이 말은 분명 힘이 있습니다. 자녀들이나 친구들에게 그리고 성도들끼리도 이말을 한번 해보십시오. 그리고 주님이 지금 나에게 하시는 말씀, “ 나는 자네를 믿네” 가슴이 뜨거워지지 않습니까?

    교회 화장실을 사용하다 보면 벽에 붙여져 있는 그림만화를 볼 수 있습니다. 홍보출판부의 섬김과 아이디어로 짧은 시간에 신앙에 관한 내용을 만화로 만들어진 그림을 보면서 좋은 내용의 만화로 깨달음을 주곤 합니다. 여자 화장실에는 어떤 내용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남자 화장실에 요즘 붙어있는 만화에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어떤 사람이 길을 가다가 절벽에서 떨어져 위험한 위기의 순간을 겪게 됩니다. 겨우 절벽에서 무언가를 잡고 벼랑에 매달려 하나님을 향해 살려달라고 외칩니다. 그때 하늘에서 하나님이 네가 살려면 네가 잡고 있는 그손을 놓으라고 응답이 옵니다. 고민하던 이 사람은 하늘을 향해 소리지릅니다.“거기 하나님말고 다른 사람없습니까?” 위기의 순간에 하나님이 제시하시는 방법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기에 하나님의 방법이 아닌 다른 방법을 구할수 있는 우리의 모습이 잘 표현된 듯 합니다.

    과거 모세의 일대기를 그렸던 ‘십계’라는 영화가 최근에‘엑소더스’라는 제목으로 다시 제작이 되어 상영이 되었는데 그 전 십계가 성경의 원본에 충실하게 그려진 반면 엑소더스는 성경의 내용과는 조금은 다른 전개와 상상력이 동원되어 만들어진 것 때문에 많은 기독교인들에게 회의적인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저 역시 이 영화를 보면서 그런 것이 보여 지고 성경과는 다른 내용들로 인해 오해를 살 수도 있긴 하지만 오늘날 현재의 상황에서 이 내용을 볼 때에는 오히려 더 공감이 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중 하나 성경에는 모세가 애굽을 향하여 갈 때 모세의 손에는 지팡이 하나가 들려졌고 출애굽과정에서도 그 지팡이는 중요한 도구로 사용되어졌습니다. 하지만 엑소더스 영화에는 모세의 손에는 지팡이가 없고 바로왕으로부터 받은 칼이 옆구리에 채워져 있습니다.

    성경과는 다른 그림이지만 홍해 앞에 막혀서 나아가지도 못하고 죽이려 오는 바로의 군사들의 맹렬한 추격에 쫓기는 상황에서 모세는 손에 잡히는 것은 지팡이가 아니라 칼이었습니다. 막막한 순간에 모세는 후회와 회의의 마음이 그를 덮습니다. 사랑하는 가족까지 버리고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여기까지 온 것에 대한 회의가 일어나는 순간 모세는 그 옆에 차고 있던 칼을 바다로 집어 던져버립니다. 그 칼이 바다에 던져지는 순간부터 바다는 얕아지기 시작하며 백성들이 그 바다를 건너가게 됩니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순간에 사람들은 칼을 던져 버리기 보다는 칼을 만지작거리며 사람의 방법을 찾으려는 생각을 시작합니다. 마치 하나님말고 거기 다른 사람 없냐고 외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그 칼을 던져 버리는 순간 하나님의 방법과 일하심이 시작되는 순간이 됩니다. 화장실에서도 영화에서도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지는 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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