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그 데뷔 14년 만에 ‘꿈의 무대’를 밟은 추신수(36·텍사스 레인저스)가 코리언 메이저리그 역사를 새로 쓰며 감격에 젖었다.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을 마친 추신수는 “세계에서 가장 야구를 잘하는 선수가 모이는 곳이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이다. 내 생애 꼭 한 번은 서고 싶었던 무대다”라고 말했다. 올스타전 데뷔 타석에서 추신수는 밀워키 브루어스 좌완 조시 해더의 시속 156㎞ 직구를 밀어쳐 안타를 생산했다.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서 나온 한국 선수의 첫 안타다.

    추신수는 정규시즌에서 해더와 맞선 적이 없다. 해더는 올해 좌타자를 상대로 피안타율 0.053(53타수 3안타)을 기록한‘좌타자 저격수’다. 추신수도 댈러스 모닝 뉴스와 인터뷰에서 “해더는 정말 까다로운 투수다. 저런 각도에서 공을 놓는 투수를 상대하려면 콘택트에 집중해야 한다”며 “사실 해더가 마운드에 있는 데 A.J. 힌치 감독이 나를 타석으로 내보내서‘정말, 나를 내보내는 건가’라고 놀랐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추신수는 까다로운 좌완 해더를 공략해 역사적인 안타를 만들었다. 추신수는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올스타전 잔혹사도 끊었다. 2001년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올스타에 나선 박찬호는 칼립 켄 주니어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해 1이닝 1피안타 1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2002년 올스타전에 나선 김병현도 ⅓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부진했다.

    한국인 타자 중 최초로 올스타 무대를 밟은 추신수는 2타수 1안타 1득점으로 활약했다. 기분 좋게 축제를 즐긴 추신수는 이제 정규시즌 후반기를 준비한다. 51경기 연속 출루를 이어간 추신수는 “이제 출루 기록에는 얽매이지 않겠다”고 했다. 이어 “건강을 유지하면서 최대한 많은 경기에 뛰고 싶다. 이게 내 후반기 목표”라고 덧붙였다. 텍사스가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최하위로 처지면서, 추신수의 트레이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추신수는 “트레이드는 내가 관여할 수 없는 문제다. 나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꿈꾸며 텍사스에 왔다. 텍사스에서의 생활에 만족한다”면서도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나는 그저 최선을 다해 그라운드에 설뿐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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