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시기 전날 밤새 기도하셨던 겟세마네 동산에는 여덟그루의 아주 오래된 올리브 나무가 있다. 그 겟세마네 동산의 나무들의 수령을 들으면 입이 다물어 지지 않을 정도이다. 무려 2천 살이 된 나무라고 하니 그 앞에서 고개라도 숙여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지난 3월 성지순례에 같이 동행했던 목사님, 사모님들에게 그 나무들 소개를 하면서 세배를 하고 지나가야 한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물론 과학적으로 증명된 나무의 나이는 아니다. 하지만 식물학자들의 견해에 따르면 최소한 천 년은 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갈릴리 호수 근처에 있는 어떤 올리브 나무는 3천이 더 되었다고 하니 올리브 나무가 다른 나무에 비해 오랜 수명을 갖고 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인 것 같다.

     우리의 식탁에 올리브 기름은 너무 귀하게 쓰이고 있다. 이번 성지순례 기간 중에도 이스라엘의 특산품 가운데 올리브유로 만든 기름, 비누, 화장품이 여행객들의 관심을 가장 끌었다. 성경에서 올리브 나무는 감람나무로, 올리브 기름은 감람유로 표기가 되어 있다. 올리브 나무는 물푸레나무과의 식물로서 열매가 올리브 기름과 피클을 만드는 데 이용이 된다. 지중해 지방이 원산지이며 잎이 작고 단단하다. 비교적 건조한 기후에 강하기 때문에 이스라엘 뿐만 아니라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등 지중해 지역에서 널리 재배가 되고 있다. 성경에 나오는 거룩한 관유가 바로 올리브 기름이다. 이 관유는 제사장들에게 기름을 부을 때 사용되던 신성한 기름이었다. 또한 성전을 밝히는 등잔의 기름으로 사용되었다.

     성전의 성물들을 닦는 데도 이 관유가 필요했다. 식료품으로 사용되는 올리브 기름은 녹색 열매로 처음 짠 엑스트라 버진 오일이 최상급이다. 불포화지방산이 70%이상 함유되어 있어서 건강에도 아주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트랜스 지방이 거의 없어서 만병통치약으로도 인정을 받고 있다. 올리브 기름을 이용한 화장품이나 비누가 피부를 보호하고 심지어 재생까지 한다고 알려지면서 현대까지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올리브 기름은 올리브 열매를 틀에 집어 넣고 네 번을 걸쳐서 짜게 된다. 제일 처음으로 짜는 틀에서 나오는 기름으로는 성전의 촛대를 밝히는 기름으로 사용을 했다. 두 번째 다시 짜서 나오는 기름이 거룩한 관유로 또는 식용으로 사용하게 된다. 세 번째 다시 짜는 틀에서 나오는 기름은 화장품 재료와 치료용으로 이용이 되었다. 마지막 네 번째 짜는 기름에 잿물을 섞어서 비누를 만들었다. 그리고 남은 찌꺼기는 땔감으로 사용했다. 올리브 나무는 열매를 통해서 얻는 기름만 귀한 것이 아니다. 비록 가지가 그렇게 굵지는 않지만 단단하기 때문에 솔로몬 성전의 문짝과 문설주를 만드는 데 사용되기도 했다.

    지금도 이스라엘에서는 올리브 나무로 만든 조각품들이 아주 비싼 값에 팔리고 있다. 베들레헴에 있는 올리브 나무 조각품 전시장을 가 보았다. 예수님의 성만찬 상이나 탄생시의 풍경을 조각해 놓은 작품들은 무려 만불이 넘어가는 것도 여러개 있어서 깜짝 놀라기도 했다. 올리브는 어떤 것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 오랜 세월을 버티면서 아낌없이 모든 것을 주는 나무가 바로 올리브 나무인 것이다. 예루살렘 성전 동쪽 산이 바로 감람산이다. 거리도 불과 1마일 남짓 아주 가깝다. 예수님이 성전에 오시면 자주 가셨던 곳이 감람산이다. 올리브 나무들로 가득찬 산이기에 감람산으로 불리워졌다. 그 감람산에 바로 겟세마네 동산이 있다. ‘겟세마네’란 뜻은 ‘기름을 짜는 틀’이라는 의미이다. 지금도 남아 있는 동굴 속에는 올리브 기름을 짜던 흔적들이 발견되고 있다. 그 겟세마네 동산에서 주님은 마치 올리브 기름을 네 번이나 짜듯이 간절한 기도를 하신 것이다.“아버지여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그러나 내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시기를 원하나이다” 하나님의 뜻은 우리의 죄를 속량하기 위해 십자가를 지는 것이었다.

    그 기도대로 주님은 그 날 밤 겟세마네 동산에서 군사들에게 잡히게 된다. 그리고 다음 날 십자가에서 돌아가신다. 겟세마네는 우리를 위해 주님의 모든 것을 내주시기로 결심한 자리이다. 그 결심을 위한 기도가 땀방울이 핏방울이 되는 간절한 기도였다. 이런 주님의 간절한 기도를 겟세마네 동산의 올리브 나무들이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주님이 기도하시던 바로 그 자리로 여겨지는 곳에 수령이 2천년이 된 올리브 나무 여덟그루가 바로 그 증인들이다. 올리브 나무가 이렇게 오래 수명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첫 번째로 극한 상황에도 잘 견디기 때문이다. 작은 나무이지만 생명력이 아주 강하다. 특히 비가 오지 않아도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이 높다. 강수량이 200mm정도만 되어도 열매를 맺는 데 아주 지장이 없다. 형편이 어렵고 상황이 달라졌다고 마음도 달라지면 안 된다. 우리 신앙은 올리브 나무 같아야 한다. 극한 상황이 올수록 더욱 믿음을 굳게 지켜나가야 한다. 두 번째 올리브 나무는 독특한 면역체계가 있어서 오랜 수명을 유지할 수 있다. 모든 생명체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병이 쉽게 찾아온다. 사람만 병드는 것이 아니다.

    식물들도 각종 병충해와 싸워야 한다. 사실 면역만 강하다면 웬만한 병은 다 이길 수 있다. 하지만 면역이 약해지다 보면 작은 바이러스 하나에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 미국에서도 매해 감기로 죽는 사람들이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보다 많다. 감기는 죽을 병이 아니다. 하지만 그 감기가 폐렴이 되고 결국 사람 몸을 망가지게 한다. 면역이 떨어지면 오는 것이 감기이다. 올리브 나무는 아주 독특한 면역체계를 가지고 있다. 메뚜기 떼가 공격을 해온다. 수십만 수백만 마리가 한꺼번에 날라와서 올리브 나무를 순식간에 갉아 먹고 만다. 그때 올리브 나무는 독특한 화학성분을 합성하게 되고 냄새를 분비하게 된다. 이것이 바람에 날려 옆에 있는 다른 올리브 나무에게 옮겨지게 된다. 그러면 먼저 공격당한 나무는 죽지만 옆에 있는 이웃 나무들은 살린다는 것이다. 이 희생정신이 올리브 나무의 독특한 면역체계이다. 반드시 내가 살아야만 모두가 사는 것이 아니다. 나는 죽더라도 이웃을 살리는 것이 모두가 사는 길이다.

    이스라엘 남부에 네게브란 사막이 있다. 이스라엘 전 국토의 55%를 차지한다. 네게브에서는 풀 한 포기 나기가 어렵다. 사람이 살지 못한다. 물이 없어서 농사를 지을 수 없다. 네게브를 빼고 나면 이스라엘은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은 면적이 불과 얼마 되지 않는다. 1948년 이스라엘이 독립하면서 초대 총리로 20년을 재직했던 사람이 벤구리온이라는 사람이다. 그는 총리가 되자마다 네게브를 살리자는 정책을 폈다. 네게브 사막을 살리려면 사람이 가서 살아야 한다. 하지만 누가 아무 것도 없는 그곳에 가서 살겠는가? 하지만 벤구리온은 공직에서 물러나자 마자 가족들을 이끌고 그 네게브 사막으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남은 평생을 살았다. 그의 희생정신은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너도 나도 그 사막으로 들어갔다. 지금은 전 국민의 10%의 사람들이 네게브 사막에 들어가서 살고 있다. 그 사람들 역시 희생정신으로 무장되어 있는 것이다. 네게브를 후손들에게 옥토로 물려주겠다는 정신이 그들을 사로잡고 있다. 현재는 전체 네게브의 50%가 옥토로 바뀌었다. 앞으로도 얼마나 더 걸릴지 모른다. 지금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다 죽고난 다음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국 네게브는 전체가 옥토가 될 것이다. 먼저 그곳에 들어간 사람들의 희생정신은 다음 세대의 후손들에게는 가장 아름다운 땅,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물려주게 될 것이다. 이것이 올리브 나무의 정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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