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부자를 싫어하실까요? 성경은 재물을 악하다고 말합니까? 아닙니다. 물질의 부요함과 풍요로움은 우리가 이 땅에서 살아가는 동안 누리게 하시기 위해 하나님이 주시는 축복의 한 부분입니다. 성경이 무조건 물질과 그 물질을 소유하고 있는 부자들을 정죄하는 것이 아닙니다. 빌게이츠가 이런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가난하게 태어난 것은 그 사람의 잘못이 아니지만, 가난하게 죽는 것은 그 사람의 잘못이다.” 문제는 물질관이 잘못된 부자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재물을 취득하는 방법이 잘못된 부자들입니다. 그 취득한 부를 잘못 사용하는 부자들이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한국에 안재만이라는 분이 쓴 책 중에 ‘한국의 나쁜 부자들’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의 표지에 이런 재미있는 문구가 나옵니다. “부자가 나쁜 것인가, 나쁜 짓을 해야 부자가 되는 것인가?” 모든 부자들이 다 나쁜 것은 아니지만, ‘나쁜 부자’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어떤 부자들이 ‘나쁜 부자’들일까요?
 
    먼저 나쁜 부자는 재물을 쌓기만 하는 부자입니다. 신약성경 야고보서 5장에는 부자들을 향한 경고의 말씀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너희 재물은 썩었고 너희 옷은 좀먹었으며 너희 금과 은은 녹이 슬었으니 이 녹이 너희에게 증거가 되며 불같이 너희 살을 먹으리라. 너희가 말세에 재물을 쌓았도다.”(야고보서5:2-3) 어느 정도로 쌓았습니까? 재물이 녹이 슬 정도로 쌓았습니다. 썩고 좀이 먹을 정도로 쌓았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썩고 좀이 먹고 녹이 슬 정도로 쌓기만 하는 이유가 뭘까요? 한마디로 ‘욕심’입니다. 욕심은 한정이 없습니다. 만족하는 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쌓아 놓는 것입니다. 쌓기만 하고 살면 안 됩니다. 녹이 슬고, 썩고, 좀이 먹기 때문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금과 은은 녹이 슬지 않는 귀금속입니다. 그런데도 저자는 쌓아 놓은 이것들이 녹이 슨다고 말합니다. 어떤 의도일까요? 쌓아 놓기만 한 물질의 무의미성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쌓인 것들을 비워 낼 줄 알아야 합니다. 잘 쓸 줄 알아야 하고, 이웃과 나눌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럴 때 그 물질의 의미성과 가치성이 살아납니다. 그래야 탐심을 물리칠 수 있습니다.
 
    또한 나쁜 부자는 불의한 방법으로 재물을 취득한 부자입니다. 이 부자는 어떻게 쌓은 부를 획득했느냐 하면 이렇게 했습니다. “보라 너희 밭에서 추수한 품꾼에게 주지 아니한 삯이 소리 지르며 그 추수한 자의 우는 소리가 만군의 주의 귀에 들렸느니라.”(야고보서5:4) 여기서 품꾼은 일용직 노동자를 말합니다.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이 부자는 이런 사람들이 일한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떼어먹습니다. 그래서 부자가 되었다면, 이 부유함을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정당하지 못한 부의 획득은 축복이 아니라 악입니다. 그런데 여기 무서운 말씀이 나옵니다.‘삯이 소리 지르며’‘우는 소리가 만군의 주의 귀에 들렸다’는 말입니다. 여기 이 품꾼은 임금을 떼이고도 항의 한마디 못하는 나약한 품꾼입니다. 그저 소리 없이 울 뿐입니다. 아마도 부자는 일을 시키고 임금을 떼먹고도, 자신의 지위와 힘을 사용하여 억울한 자의 입을 틀어막을 수 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이 지불하지 않은 삯이 아우성을 친다는 것입니다. 숨죽여 눈물 흘리는 품꾼의 우는 소리가 하나님께 고발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그 소리를 들으십니다. 하나님께서는 품꾼에게 품삯 지불하는 것을 미루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씀하십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마음입니다.
 
    역시 나쁜 부자는 재물을 자기 치장과 향락만을 위해 사용하는 부자입니다. “너희가 땅에서 사치하고 방종하여 살륙의 날에 너희 마음을 살찌게 하였도다.”(야고보서5:5) 약자를 통곡하게 하거나 그들의 절규를 외면하면서 사치하고 방종 하는 것은 도살장에 끌려갈 날을 앞당기는 줄도 모르고 제 살을 찌우는 소와 같습니다. 이것은 모든 것의 주인 되시는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는 태도요, 이웃의 고통에 눈을 감고 자신만 누리려는 태도이기에 이웃 사랑도 아닙니다. 부자라고 해서, 자신이 가진 물질을 가지고 나 자신만을 위해 물질을 누리는 사람의 인생살이는 하수 인생입니다. 그러나 가진 물질을 가지고 관계를 누릴 줄 아는 사람은 고급인생을 사는 사람입니다. 재물은 모으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사용하는 방법 또한 대단히 중요합니다. 어떻게 사용하는가가 중요합니다. 돈이란 가치중립적인 것이기는 하지만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라고 경고할 만큼 위험한 것이기도 합니다. 고인 물이 썩는 것처럼 물질도 내 안에만 머물러 있으면 썩어 냄새나는 흉물이 됩니다. 그러기 전에 흘려보내야 합니다. 베풀어야 합니다.
 
    이런 부자들은 한마디로 ‘나쁜 부자’들입니다. ‘좋은 부자’는 쌓기만 하지 않습니다. 가치 있게 쓸 줄 압니다.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정신, 즉 더 가진 자로서의 책임감을 잊지 않습니다. ‘좋은 부자’는 부를 획득하는 과정에 불의를 행하지 않습니다. 땀 흘려 일한 대가로 만족합니다. 세계적인 부자들의 대부분(세계 50대 안에 드는 부자들)은 자수성가한 부자들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부자들은 대부분 상속받은 부자들이랍니다. 어쩌면 그래서 존경받는 부자들을 손꼽기가 힘든지도 모르겠습니다. 물질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재물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것입니다. 영원할 것처럼 쌓아놓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세상이 끝나는 날(‘말세’, ‘살육의 날’), 물질도 끝납니다. 우유를 오래 두면 썩는 것처럼 재물도 썩고 좀이 먹고 녹이 슬어 쓸모없이 되고 맙니다. 부자의 지위도 영원하지 않습니다. 어제의 부자가 오늘도 부자라고 해서 내일도 부자로 살아가리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부자라는 소리를 들을 때 교만하면 안 됩니다. 겸손해야 합니다. 가진 부를 가지고, 돈을 가지고 섬길 줄 알아야 합니다. ‘저렇게 돈이 많은데 겸손까지 하다니!’ 이런 소리를 들어야 ‘좋은 부자’라고 존경을 받습니다. 부자 되십시오! 그러나 ‘나쁜 부자’가 아닌 ‘좋은 부자’들이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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