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처음은 시행착오를 겪는다. 한국서 처음으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 @ 나잇브리지(이하 CJ컵)가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저스틴 토마스(미국)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나흘 동안 세계 선수들의 장타쇼에 환호했고, 그들의 매너에 또 감탄했다. 제주도의 바람은 상상 이상이었다. 경기 전 최대 변수로 꼽히던 ‘마운드 브레이크’ 일명 ‘한라산 브레이크’는 온데 간데 없었다. 취재진들이 집중적으로 선수들에게 묻는 질문이 바로 ‘한라산 브레이크’였다. 이를 경험해봤나, 어떻게 공략할 것인가 등이었다.  하지만 바람만이 선수들, 취재진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그래도 1라운드는 잠잠했다. 화창한 날씨 속에 무려 50명의 선수들이 언더파를 기록하며 우승 스코어가 20언더파 이내로 예상될 정도였다. 하지만 2라운드부터 풍속이 시속 30㎞에 이르는 강한 바람이 불었다. 수시로 풍향과 풍속이 바뀌는 변화무쌍한 바람이었다. 첫 날 9언더파를 몰아친 토마스 역시 바람에 고전했다. 2라운드에서는 2오버파를 칠 정도였다. 7언더파를 몰아친 노승열 포함 단 21명이 언더파를 기록했다. 3라운드도 마찬가지였다. 티샷을 하는 곳과 퍼팅을 하는 그린에서의 바람이 모두 달랐다. 그나마 2언더파로 자존심을 챙긴 토마스도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최종라운드에 열렸던 22일은 더욱 거센 바람이 불었다. 오전 11시를 기준으로 제주도에 강풍 주의보와 풍랑경보, 어선 출항 금지 등이 발령될 정도로 강한 바람이 덮쳤다. 우승은 바람을 견뎌낸 토마스였다. 이븐파를 기록하며 시즌 첫 우승이자 통산 7승째를 거뒀다.  라운드가 끝날 때마다 믹스트존에서 선수들과 인터뷰를 해보면 모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제이슨 데이는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바람이었다”며 “골프 인생 중 가장 힘든 한 주였다”고 꼽았고, 우승자 토마스는 “괴상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결국 우승 스코어는 1라운드 토마스의 스코어 그대로였다. 세계 최고 선수들마저 고개를 젓게 만든 제주 바람의 위력을 제대로 실감한 순간이었다.  이번 대회를 치르는 동안 바람 다음으로 자주 나온 단어가 바로 갤러리다. 그것도 카메라. 한국 골프팬들의 골프 사랑은 뜨겁다. 연습라운드 때부터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1라운드에 약 5500명, 2라운드 6000명, 3라운드 1만명과 최종라운드에는 1만 3500명으로 총 3만 5000명이 대회장을 방문했다. PGA 측이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는 것도, 한국에서 PGA 투어 대회를 여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하지만 선수들 사이에서는 불편한 점이 하나 존재한다. 바로 카메라, ‘셔터 소리’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리 휴대전화에 촬영음이 의무화돼 있다. 지난 2004년 정부가 몰래카메라 방지를 위해 휴대폰 카메라 촬영 시 60~68데시벨(dB) 셔터음이 발생하도록 하는 규정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들의 몫이 됐다. ‘찰칵’ 소리에 리듬이 깨지면서 티샷이 러프로 향하는 장면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오죽했으면 1라운드 첫 홀에서부터 토마스가 ‘노 카메라’를 외쳤을까. 그러자 3, 4라운드에서는 많이 줄었다. 희망을 봤다. 향후 10년 계속해서 개선하고 발전해 PGA를 대표하는 하나의 대회로 기억되길 기대해본다.

박인비, 이제 KLPGA에서도‘명예의 전당’

          ‘골프 여제’ 박인비(29)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박인비는 22일 경기도 이천시 블랙스톤 골프클럽에서 열린 KLPGA 투어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명예의 전당 입회식을 가졌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에서 KLPGA 명예의 전당 입회에 필요한 점수를 모두 채워 역대 네 번째 KLPGA 명예의 전당 회원이 됐다. 2004년 창설된 KLPGA 명예의 전당에는 고(故) 구옥희 전 한국여자프로골프 협회장이 ‘1호 회원’으로 이름을 올렸고 이후 박세리(40)와 신지애(29)가 가입했다. 박인비는 앞서 지난해 6월에는 한국 선수 가운데에는 박세리에 이어 두 번째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박인비는 이날 “KLPGA 명예의 전당은 조건이 굉장히 까다로운데 들어가게 돼서 너무 영광스럽고 기분 좋다”며 “작년 LPGA 명예의 전당 때는 가까운 가족들만 함께 했는데 이번에는 팬들을 비롯해 주변에 축하해주시는 분들이 많아 조금 덜 외로운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날 박인비는 강풍 속에서 치러진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이븐파로 선전하며 최종 4위로 대회를 마쳤다. ‘벌타 면제’ 논란에 따른 선수들의 집단 반발 속에 무효가 된 1라운드를 포함해 4라운드 내내 이븐파 72타로 ‘꾸준한’ 모습을 보였다. 박인비는 “1·2라운드에는 바람 없이 스코어 내기 좋은 상황이었는데 잘 못 쳐서 나온 이븐파였고, 오늘은 잘한 이븐파였다”며 “매일 플레이가 향상됐다는 것에 의미를 둔다”고 자평했다. 메이저 7승을 포함해 LPGA 투어 18승을 올린 데다 올림픽 금메달까지 따고 LPGA에 이어 이번에 KLPGA 명예의 전당 입성까지 ‘다 갖춘’ 박인비지만 한 가지 없는 것이 바로 국내 대회 우승컵이다. 박인비는 “한국에서 하는 대회에서 우승하면 너무 좋을 것 같고 더 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며 “앞으로도 기회가 많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긍정적으로 말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이번 시즌을 마무리하는 박인비는 골프 선수로서의 남은 목표가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 특별히 생각하고 있는 것은 없지만 매년 새로운 해가 바뀌면 찾으려고 새 목표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8년 만에 우승 지은희, 세계 랭킹 42위로 30계단 상승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8년 만에 우승한 지은희(31)가 세계 랭킹 4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2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LPGA 투어 스윙잉 스커츠 타이완 챔피언십을 제패한 지은희는 23일 자 세계 랭킹에서 지난주 72위에서 30계단 오른 42위에 자리했다. 지은희는 2009년 7월 US여자오픈 이후 8년 3개월간 우승이 없다가 이번 대회에서 투어 통산 3승째를 거뒀다. 유소연(27)과 박성현(24)이 1, 2위를 유지했고 렉시 톰프슨(미국)에 이어 전인지(23)도 4위 자리를 지켰다. 10위 안에는 유소연, 박성현, 전인지 외에 김인경(29)이 7위, 박인비(29)가 10위를 각각 기록했다. 타이완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한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는 8위에 올랐다. 22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KB금융 스타챔피언십 2연패를 달성한 김해림(28)은 37위에서 33위로 소폭 상승했다.

양궁 임동현, 세계선수권 개인전 금메달‘명중’혼성까지 2관왕

            양궁 국가대표 임동현(청주시청)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관왕에 올랐다. 임동현은 23일 멕시코 멕시코시티에서 끝난 현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리커브 남자 개인과 혼성팀전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대만 웨이준헝과 맞붙은 개인전 결승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극적인 승부였다. 웨이준헝은 이번 대회에서 오진혁(현대제철)과 김우진(청주시청)을 차례로 꺾고 결승에 진출해 ‘한국 선수 킬러’로 부상한 선수였다.  임동현은 1세트에서 9점만 세 발을 쏴 10점 한 발, 9점 두 발을 쏜 웨이준헝에게 세트를 내줬다. 2세트에서도 첫발을 7점에 쏘며 흔들려 웨이준헝에게 빼앗겼다. 세트 승점 0-4로 패색이 짙던 상황에서 3세트를 1점 차로 가져와 한숨을 돌린 임동현은 4세트를 비기고 5세트를 이겨 세트 승점 5-5로 만들어놨다. 남은 것은 슛오프 한 발. 긴장된 순간에서 임동현이 먼저 쏜 화살은 중앙에서 한참 벗어나 8점에 꽂혔다. 그러나 승리를 목전에 둔 웨이준헝은 중압감을 이기지 못했는지 7점을 쏘고 말았고, 금메달은 극적으로 임동현에게 돌아갔다. 이로써 2007년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짜릿한 역전승으로 개인전 금메달을 거머쥐었던 임동현은 10년 만에 두 번째 세계선수권대회를 제패했다. 경기 후 임동현은 세계양궁연맹과 인터뷰에서 10년 만의 우승에 대해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며 슛오프 상황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할 수 있는 것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임동현은 앞서 열린 리커브 혼성팀 결승에서도 강채영(경희대)과 짝을 이뤄 독일을 6-0으로 완파해 대회 2관왕이 됐다. 임동현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연습 도중에 활이 부러지는 악재를 맞기도 했다. 주로 쓰던 활이 아닌 예비 활로 경기를 치르면서 심리적으로 크게 흔들릴 수 있었지만 굴하지 않고 성과를 이뤄냈다.  이날 여자부 단체도 세계 정상에 올랐다. 장혜진(LH), 최미선(광주여대), 강채영은 결승전에서 멕시코를 6-2로 제압했다. 홈 관중의 열렬한 응원을 등에 업은 멕시코에 첫 세트를 내주고도 침착하게 역전승했다. 강채영도 혼성팀전 금메달까지 이번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여자부 개인전 결승에 올랐던 장혜진은 러시아의 크세니아 페로바에게 세트 승점 6-4로 아쉽게 패해 은메달을 얻었다. 리커브 남자 단체는 3·4위전에서 캐나다를 6-0으로 완파하고 동메달을 추가했다. 이로써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리커브 종목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수확했다. 전날 컴파운드에서 거둔 금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합쳐 참가국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으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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