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나인브릿지스서 CJ컵 개막

            한국에서 펼쳐지는 사상 첫 PGA투어 정규대회인 더 CJ컵 @나인 브릿지스(이하 CJ컵)가 19일 부터 제주 나인브릿지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다. 올해 창설된 CJ컵은 총상금 925만 달러에 우승 상금이 166만달러에 이른다. 4대 메이저대회와 플레이어스챔피언십, 그리고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대회에 버금가는 상금 규모다. PGA투어 선수들에게는 아무래도 낯선 한국에서 열리지만 정상급 선수들을 끌어들인 비결이다. 게다가 출전선수 규모도 78명으로 일반 대회의 절반 수준으로 컷오프도 없이 나흘간 경기를 치르게 돼 멀리 한국까지 갔다가 컷오프로 중도에 빈손으로 돌아올 위험성도 제거했다. 이 대회는 PGA투어 페덱스컵 랭킹 60위 이내 선수에게만 출전권을 부여하는 인비테이셔널 이벤트 대회다. 북한의 핵 위협으로 한반도에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상위랭커들의 대거 불참이 우려됐지만 페덱스컵 60위 이내에서 절반이 넘는 38명이 출전한다. 이들 중 지난 시즌에 우승을 거둔 선수만 24명이나 된다.  특히 지난 시즌 상금왕, 다승왕, 올해의 선수를 석권하면서 페덱스컵까지 손에 넣은 저스틴 토머스(미국)와 작년까지 세계랭킹 1위를 지켰던 제이슨 데이(호주), 그리고 애덤 스캇(호주) 등 탑스타들과 한때 한국투어에서 뛰다 PGA투어에 건너가 통산 8승을 올린 ‘지한파’ 마크 리시먼(호주)과 통산 16승을 따낸 폴 케이시(잉글랜드), 지난달 시즌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을 제패한 잰더 셔펠레(미국) 등도 주목할 선수들이었다. PGA투어에서 뛰는 한국인 선수들도 고국 땅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려 대거 출동했다.  지난 5월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을 제패한 김시우(22)가 선봉으로 나서며 지난주 말레시이시아에서 개최된 CIMB클래식에서 3위를 차지한 강성훈(30)은 제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제주 토박이로 고향대회 우승을 꿈꾸고 있다. 지난 주말 CIMB클래식 3라운드에서 홀인원으로 고급 승용차를 차지한 김민휘(25)은 마지막 자동출전권으로 대회에 나서며 곧 군 입대를 앞둔 노승열(26)은 어니 엘스(남아공)가 막판에 출전을 포기하면서 기회를 얻었다.  이밖에 김경태(31), 안병훈(26), 왕정훈(22), 이경훈(26)도 고국 팬 앞에서 PGA투어 첫 우승을 노린다. 김경태와 안병훈, 왕정훈은 한국 국적 선수 가운데 세계랭킹 상위 3명에게 주는 대회 출전권을 받았고 이경훈은 주최측 초청 선수로 출전한다. PGA투어 코리안사단의 ‘맏형’ 최경주와 군에서 재대해 막 PGA투어에 복귀한 배상문의 출사표도 돋보인다. 한국인 최초의 PGA투어 우승자 최경주는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PGA투어에서 꼭 우승하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밝혔다. 대회를 유치한 나인브릿지 골프클럽은 한국 골프장으로는 처음으로 세계 100대 골프장에 이름을 올린 명문 코스다. 2001년 문을 연 뒤 2002년부터 2005년까지 LPGA투어 CJ 나인브릿지클래식을 개최했다. 남자 프로 대회는 한번도 치르지 않았던 나인브릿지 골프클럽인 CJ컵에 대비해 대대적인 코스 개조 작업을 거쳐 PGA투어의 눈높이에 맞췄다. 차고 강한 제주 바람과 한라산 때문에 생기는 그린 착시 현상, 계곡과 계곡이 이어진 난도 높은 레이아웃 등이 승부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세계랭킹 1위 양보 못해’
유소연-박성현, 대만서 재대결


             오로지 한 명에게만 허락된 골프여제의 자리를 두고 지키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의 다툼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유소연(27·메디힐)과 2위 박성현(24·KEB하나은행)이 골프여제의 자리를 두고 또 한 번 격돌한다. ‘아시안 스윙’ 두 번째 대회인 ‘스윙잉 스커츠 LPGA 타이완 챔피언십’이 19일부터 나흘 동안 타이완 미라마CC(파72)에서 펼쳐진다. 이번 대회에서는 17주 연속 세계랭킹 1위를 지키고 있는 유소연과 지난주 한국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아쉽게 우승을 놓치며 1위 등극의 기회를 다음으로 미룬 박성현이 재대결을 펼친다. 유소연은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공동 8위를 했지만 박성현이 준우승에 머물며 가까스로 1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둘의 격차는 지난주 0.78포인트에서 0.25포인트로 좁혀졌다. 추격하는 박성현으로서는 반드시 우승이 필요했던 지난주와 달리 이번에는 경우의 수가 훨씬 많아졌다. 반면 지키는 입장인 유소연은 경쟁자인 박성현이 상위권에 들고 자신은 좋지 않은 성적을 받아들 경우 1위 자리를 양보할 수 있다. 세계 1위 자리가 18주 만에 바뀔 수도 있다는 얘기다. 올 시즌 LPGA 투어는 이번 대회를 포함해 5개 대회만을 남겨 놓고 있다. 시즌이 막바지로 향하면서 각종 타이틀을 손에 넣기 위해 경쟁도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그 중심에도 유소연과 박성현이 있다. 3파전의 한 축인 렉시 톰슨(미국)은 이번 대회 불참한다. 유소연은 올해의 선수 부문에서 153포인트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이 역시도 박성현(142포인트)에게 11점 차로 쫓기고 있다. 반면 상금랭킹에서는 박성현이 209만2623달러로 1위에 올라 있다. 2위 유소연(182만9596달러)은 격차가 벌이지지 않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박성현은 올해 신인들 가운데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며 일찌감치 신인왕 등극을 기정사실화했다. 상금랭킹은 물론 평균타수 부문에서도 선두였던 톰슨을 2위로 밀어내고 1위에 올라 있다. 올해의 선수 부문도 1위 탈환을 가시권에 두고 있다. 만약 박성현이 4개 부문을 석권한다면 1978년 낸시 로페즈(미국) 이후 무려 39년 만에 대업을 이루게 된다. ‘슈퍼루키’에서 세계 여자골프 ‘대세’가 된다. 박성현으로서는 앞으로 남은 매 대회가 역사적인 시즌을 위한 분수령이고 승부처인 셈이다. 유소연과 박성현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될 것으로 보이지만 경쟁자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올 시즌 준우승 5회와 3위 2회로 번번이 우승 문턱을 넘지 못한 전인지(23)는 마수걸이 우승을 벼르고 있다. 최근 부진이 길어지고 있지만 지난 시즌 투어를 양분하다시피 한 에리야 쭈타누깐(태국)과 리디아 고(뉴질랜드)도 명예회복을 노린다. 아시아 무대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온 양희영(28·PNS)과 김효주(22·롯데)도 아시아스윙에서 우승에 도전한다. 국내 복귀 후 아직 우승이 없는 디펜딩 챔피언 장하나(25·BC카드)는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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