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질 게 터졌다고 생각합니다.” 김기덕 감독이 영화 ‘뫼비우스’ 촬영 도중 여배우 A를 폭행하고 베드신 촬영을 강요했다는 이유로 피소된 것에 대해 한 영화인은 이렇게 말했다. 영화 촬영 도중 여배우들이 부당한 대접이나 요구를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의미다. 이 관계자는 “왜 남자들은 그냥 ‘배우’고, 여자들은 ‘여배우’인가”라며 “이런 호칭 속에 이미 여배우에 대한 편견이 자리 잡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이번 논란 이전에도 배우 곽현화가 영화 ‘전망 좋은 집’의 감독과 가슴 노출 장면 공개를 두고 법적 다툼을 벌이고, 또 다른 여배우는 촬영 도중 상대 배우가 대본에 없는 행동을 하며 성추행했다고 지난해 고소장을 제출하기도 했다.  ◇노출 계약서, 정말 존재하나=영화계 관계자들은 “노출 계약서는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계약서 안에 노출 장면에 관련된 구체적인 지침을 담는다. ‘전망 좋은 집’의 이수성 감독이 곽현화와 체결한 계약서에는 ‘노출 장면은 갑과 을이 사전에 충분한 합의하에 진행함을 원칙으로 하고 촬영 중 사전에 합의된 내용 이외의 요구는 을이 거부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와 배우 김수현이 주연을 맡은 ‘리얼’의 경우 여배우를 모집하는 오디션 공고 단계부터 ‘최고 수위 노출, 협의 없음’이라고 밝혔다. 배우 김규리, 추자현은 영화 ‘미인도’를 촬영하며 ‘대역 없이 모든 장면을 촬영한다’는 계약서에 동의했다. 결국 계약을 통한 양측의 합의가 이뤄져야 신체 노출이나 베드신 촬영이 진행된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워낙 민감한 촬영인 터라 통상 해당 촬영을 앞두고 감독 및 스태프는 여배우를 최대한 배려한다. 세트 안에는 촬영 기사만 들어가고 감독조차 세트 밖 모니터로 이를 체크한다. 배우의 동선과 화면 구도 역시 약속한 대로 촬영한다. 베드신을 찍은 경험이 있는 한 남자 배우는 “자칫 상대의 감정이 상하거나 민망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감독, 여배우와 촬영 전 상의한 대로만 연기하며 애드리브는 있을 수 없다”며 “베드신 촬영 후 인터뷰를 가지면 ‘어땠냐’고 묻는데, 배우로서 가장 예민할 수밖에 없는 어려운 촬영”이라고 말했다.  ◇여배우는 왜 노출 연기를 선택하나=‘뫼비우스’와 ‘전망 좋은 집’의 논란과 관련된 기사에는 “왜 그런 영화를 찍나?”라는 댓글이 달린다. 이는 노출이 필요한 영화를 선택한 여배우를 향한 왜곡된 시선이다. ‘연기’가 아닌 ‘노출’에 방점을 찍으며 생기는 오해다.  ‘은교’의 김고은을 비롯해 ‘인간중독’의 임지연, ‘아가씨’의 김태리 등은 신인 때 각 영화의 주인공을 맡아 파격적인 노출 연기를 펼쳤다. 노출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 때문에 고통도 겪었지만, 흥행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세 신인 배우는 단박에 주연 배우 자리를 꿰찼다. 김태리는 ‘아가씨’ 개봉 당시 인터뷰에서 “당연히 노출 연기에 대한 부담은 있었다”면서도 “박찬욱 감독님을 만나 충분한 이야기를 나누고 시나리오까지 읽은 뒤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기성 여배우의 경우, 이미지 및 연기 변신 차원에서 노출을 선택하곤 한다. 이 역시 ‘이유 있는 노출’이 전제다. 건강 미인으로 주목받던 김혜수는 파격적인 노출 연기를 감행한 영화 ‘얼굴 없는 미녀’(2004년)로 백상예술대상, 대종상, 춘사대상영화제 등의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조여정 역시 ‘방자전’ ‘후궁:제왕의 첩’ 등에서 노출 연기로 흥행에 성공해 다시금 주목받았고, 최근 방송된 ‘완벽한 아내’ ‘베이비시터’ 등에서 연기파 배우로 평가받았다.  또 다른 영화계 관계자는 “‘칸의 여왕’이라 불리는 전도연은 ‘해피엔드’ 이후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하녀’ 등에서 노출 연기를 펼쳤지만 누가 그를 노출만으로 평가할 수 있을까”라며 “여배우의 노출에만 초점을 맞추는 행위 자체가 불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뢰와 대화 결핍이 독=대부분의 계약서는 ‘큰 틀’을 그린다. 콘티 역시 모든 내용을 담을 수 없어 촬영에 앞서 감독과 출연 배우 간 충분한 소통이 필요하다. 서로에 대한 신뢰와 믿음 없이는 상처가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건은 법적 다툼을 통해서도 피해를 입증하기 어렵다. 많은 이들이 있는 촬영 현장의 특성상 고의성 여부를 가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피해를 호소한 여배우의 주장과 달리 앞선 두 사건 모두 법원은 감독과 남자 배우에게 1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것이 그 방증이다. 이 때문에 영화진흥위원회는 ‘영화인의 성 평등 환경 조성을 위한 성폭력(성차별) 실태조사’를 진행 중이다. A의 입장을 대변하는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역시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방탄소년단,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아티스트 44위

         그룹 방탄소년단이 아시아 가수 유일하게 미국의 유력 매체인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아티스트’에 선정됐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7일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음악은 무엇일까? 50개의 팬 상세 지도(What Music Do Americans Love the Most? 50 Detailed Fan Maps)’의 기사를 게재하고 1위부터 50위까지 아티스트와 미국 내 팬 분포 지도를 발표했다.  방탄소년단은 44위를 기록해 아시아 가수 중 유일하게 선정됐으며 1위는 미국 힙합 가수 퓨처(Future), 2위는 리애나(Rihanna)이며, 45위는 레이디 가가(Lady Gaga), 50위는 메탈리카(Metallica)가 뽑혔다.  뉴욕타임스는 “K-팝에서 가장 유명한 보이그룹 중 한 팀인 방탄소년단은 하와이와 캘리포니아 일부 지역에서 특히 인기가 많았으며 위스콘신 북부 지역에서도 특이한 팬층이 나타난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빌보드 ‘톱 100 아티스트’ 가운데 2016년 1월부터 2017년 4월까지 미국 내 유튜브에서 가장 많이 본 아티스트 50명을 조사해 선정했다”고 밝히며 “각 아티스트 지도는 해당 지역의 상대적인 인기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한편 방탄소년단은 지난 6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인터넷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5인’에 한국 가수 중 유일하게 선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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