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들은 다 믿음을 따라 죽었으며 약속을 받지 못하였으되 그것들을 멀리서 보고 환영하며 또 땅에서는 외국인과 나그네로라 증거하였으니 이같이 말하는 자들은 본향 찾는 것을 나타냄이라. … 아브라함은 시험을 받았을 때에 믿음으로 이삭을 드렸으니 저는 약속을 받은 자로되 그 독생자를 드렸느니라(히11:13-17)" 세계적인 유명 서커스단을 보면 그 중에 빠지지 않고 반드시 등장하는 장면이 있는데 바로 동물들이 불이 붙은 둥근 고리 속을 뛰어 넘는 모습입니다. 대개의 동물들은 불을 싫어합니다. 털이 긴 동물일수록 거의 본능적으로 불을 두려워하고 꺼립니다. 그런데도 이 훈련된 동물들은 불이 붙어 있는 고리 속으로 뛰어들어 갑니다. 왜일까요?  뛰어든 다음에 오는 보상 때문에, 아니면 뛰어들지 않을 수 밖에 없는 가혹한 훈련 때문에…  아니랍니다. 바로 그 동물과 조련사 사이에 있는 믿음의 관계 때문입니다. 여태껏 조련사가 훈련시키는 대로하여 목숨이 위험했거나, 손해를 당한 적이 없다는 믿음, 주인이 나에게 결코 위험한 일을 시키지 않는다는 그 신뢰가 본능을 거슬러 가면서도 불 속에 뛰어들어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믿음은 온전한 자기포기인 동시에 우리의 무능력과 한계를 극복하고 큰 목표, 하나님의 목표에 도달하게 합니다. 1세기 기독교회가 온갖 박해 속에서 그들의 믿음이 흔들리고, 배교의 위험이 있던 고난의 시절에 이런 긴박한 위기는 자신들의 신앙을 부인하는 불신(히3:12)으로 나타났고, 공중예배에 대한 나태함(히10:25), 기도의 소홀함(히12:17), 불건전한 교리(히13:9), 신앙교육의 부재(히5:12) 등으로 인해 신앙전반에 위험이 일어났습니다. 이때 본문은 고난 받는 초기 신자들의 흔들리는 신앙을 바로 잡으려는 목적으로 쓰여지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말씀을 현대어로 바꾸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들은 모두 믿음으로 살다가 죽었습니다. 그들은 약속된 것을 받지 못하였지만, 그것을 멀리 바라보고 즐거워하였으며, 땅 위에서는 손과 나그네로 있다는 것을 인정하였습니다. 그들은 이렇게 말함으로써, 자기네가 본향을 찾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그들이 떠나 온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면, 돌아갈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실상 그들은 더 좋은 것을 갈망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곧 하나님의 나라였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하나님이라고 불리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으시고, 그들을 위하여 한 도시를 마련해 주셨습니다.  믿음으로 아브라함은, 시험을 받았을 때에, 이삭을 바쳤습니다. 약속을 받은 그가 그 외아들을 기꺼이 바치려 하였습니다.” 본문은 말씀합니다. 믿음은 인간이 고난을 넘어서는 힘이라고, 믿음은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는 근거이며, 믿음은 마침내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통로라고, 믿음은 축복으로 가는 건널목이라고 말씀합니다. 믿음이란, 어떤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모두 믿음이라 말할 수 없습니다. 단순히 어떤 것에 좋은 감정이 생기고 좋아서 따른다고 그것이 믿음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내용이 없는 맹목적 따름도 믿음이 될 수 없습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믿음은 ‘어떤 일이 확실하다고 여긴다’ ‘고수한다’ ‘신뢰한다’‘약속한 바를 지킨다’는 의미를 갖습니다. 믿음은 확실성과 신실함에 대한 신뢰입니다. 다시 말해 믿음은 ‘객관적 사실인식’과 ‘지적인 동의’와 ‘인격적 위탁’의 요소를 총망라하는 것입니다. 믿음은 알지 못하고 무조건 따르는 것이 아니라 알고 따르는 삶입니다. 그러기에 신자는 하나님께서 살아계심을 아는 동시에 그 하나님만을 바라며 자신을 포기하고 하나님께 자신을 의탁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우리와 함께 자신을 주님께 맡기며 믿음의 길을 걷는 이가 남긴 시 한편을 소개합니다.

때때로 나는 슬퍼집니다.
내 마음이 왜 이리 우울한 지 모릅니다.
이 세상 모든 짐이 내 가슴에 자리합니다.
그래도 나는 압니다.
언젠가 안개는 걷힐 것이고
태양은 다시 빛날 것을
나는 꽃들에게서 아름다움을 볼 것이며
새들의 노래를 듣게 될 것을
그리고 그때 나는 나의 아버지의 손길이
나를 빛의 길로 인도하셨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보는 것으로 아니라 믿음으로
걸었기 때문입니다.

저작권자 © 주간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