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록인지도 몰랐다”

            브리티시오픈에서 미국프로골프(PGA) 메이저 대회 라운드 최저타수 기록을 새로 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브랜던 그레이스(29)는 기록 달성 순간에도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23일 영국 사우스포트의 로열 버크데일 골프클럽(파70·7천156야드)에서 끝난 대회 3라운드에서 18번 홀을 파로 막으며 8언더파 62타를 친 그레이스는 캐디가 다가와 “역사책에 남게 됐다”고 축하를 전했을 때 영문을 몰랐다. 18번 홀에서 보기를 범하지 않는 데에만 집중해 기록에는 신경도 못 썼다는 것이다. 캐디에게 “무슨 소리 하는 것이냐”고 되물었던 그레이스는 “62타가 라운드 최저타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며 “알고 나니 알기 전보다 훨씬 특별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날 그레이스는 한 차례의 보기도 없이 전반 5개, 후반 3개의 버디를 몰아쳤다. 14번 홀(파3), 16번 홀(파4)에서는 10m 안팎의 거리에서 멋진 버디 퍼트에 성공했다. 지금까지 PGA 메이저 대회에서의 메이저 최저타수 기록은 1973년 미국 오크몬트에서 열린 US오픈 우승자 조니 밀러가 최종 라운드에서 기록한 63타다. 이후 지난달 US오픈에서의 저스틴 토머스(미국)를 비롯해 28명의 선수가 30번 타이기록을 세웠으나 62타는 그레이스가 처음이다. 1980년 US오픈 당시 잭 니클라우스와 2007년 PGA 챔피언십에서의 타이거 우즈, 그리고 지난해 브리티시오픈에서 필 미컬슨이 62타에 도전했으나 아쉽게 놓쳤다. 해설자로 변신한 조니 밀러는 이날 44년 만에 자신의 기록이 고쳐써지자 “저 숫자 좀 봐라. 기분 좋다”고 환호하기도 했다. 이날 선전으로 그레이스는 단숨에 공동 5위로 뛰어오르며, 우승 경쟁에 합류했다.

LPGA투어의 새 드레스코드“신체 노출 금지”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투어의 새 드레스코드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16일 “LPGA투어가 이달 초 선수들에게 개정된 의상 규정을 메일로 통지했다”며 “핵심은 신체 노출을 줄이는 동시에 너무 간편한 복장은 자제하는 쪽”이라고 전했다. 이어 “17일부터 적용하고, 위반 시에는 1000달러(110만원)의 벌금까지 부과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가슴이 깊이 파인 상의 착용을 금지하고, 레깅스는 치마바지 또는 반바지 안에 받쳐 입는 경우에만 허용한다. 치마나 치마바지, 반바지의 경우 엉덩이를 다 가릴 정도의 길이가 돼야한다. 이는 스커트 아래 속바지를 받쳐 입을 때도 똑같이 적용된다. 서 있을 때나 몸을 구부릴 때 모두 엉덩이 부분이 가려져야 한다. 프로암 행사 역시 마찬가지다. LPGA투어는 “선수들이 프로암 파티에서 입는 옷은 당연히 골프선수 이미지에 걸맞아야 한다”며 “골프웨어나 정장용 진은 괜찮지만 끝단을 잘라낸 청바지나 찢어진 청바지를 입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미국 골프닷컴은 “LPGA투어가 평소 다양한 시도로 흥행에 공을 들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조치는 다소 놀라운 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조던 스피스
‘위기 탈출’메이저 3승

           패기의 젊은 골퍼 조던 스피스(미국)이 23일 영국 사우스포트의 로열 버크데일 골프클럽(파70·7천156야드)에서 열린 제146회 브리티시오픈 골프대회(디오픈·총상금 1,025만 달러)에서 우승했다. 스피스는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4개, 보기 5개를 엮어 1언더파 69타를 쳤다. 이 대회 마지막 날 스피스는 ‘메이저 역전패 악몽’이 되살아 날 위기를 맞았다. 3라운드를 3타 차 단독 선두로 마친 스피스는 4라운드 첫 홀부터 파 퍼트를 놓쳐 타수를 잃고 시작하는 등 초반 4개 홀에서 보기 3개를 적어내며 급격히 흔들렸다. 전반에 결국 3타를 잃은 스피스는 경쟁자 맷 쿠처(미국)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고, 13번 홀(파4)에선 또 보기가 나오면서 급기야 역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비극은 되풀이되지 않았다. 14번 홀(파3)에서 버디로 반등의 발판을 마련한 스피스는 이후 15번 홀부터 이글-버디-버디를 몰아치며 함께 경기하던 쿠처를 압도했다. 오는 27일 24살이 되는 그는 이번 우승으로 잭 니클라우스 이후 가장 어린 나이에 메이저 3승을 달성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니클라우스는 23세 6개월에 메이저 3승을 기록했고, 우즈는 24세 6개월인 2000년 3승을 올렸다.전날 3라운드까지 사흘 내내 1위를 지키며 2위와 3타차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스피스는 이날 초반부터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2위 맷 쿠처(미국)의 거센 추격을 받았다.1번 홀(파4) 티샷이 러프에 빠져 보기를 범한 후 3·4번 홀에서도 연이어 보기를 적어내 쿠처와 동타를 기록했다. 5번 홀(파4)에서 이날 첫 버디에 성공하며 다시 앞서갔으나 이내 9번 홀(파4) 보기로 또다시 쿠처의 추격을 허용했다. 13번 홀(파3)에서 티샷한 공이 갤러리를 넘어 경사면의 깊은 수풀에 떨어지면서 경기는 더 꼬이기 시작했다. 스피스는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하고 1벌타를 받은 후 공이 있던 곳과 홀을 직선으로 연결한 선상의 후방에서 공을 옮긴 후 경기를 재개했고 결국 보기로 홀을 마치면서 쿠처에게 처음으로 1타차 역전을 허용했다. 스피스의 저력이 제대로 발휘된 것은 이때부터였다. 그는 곧 이은 14번 홀(파3)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파를 기록한 쿠처를 곧바로 따라잡았다. 30분 가까이 소요된 13번 홀 소동 직후에도 흔들림 없이 티샷한 공이 홀에 바짝 붙으며 홀인원을 기록할 뻔하기도 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중국의 리하오퉁이 이날 버디만 7개를 잡는 ‘깜짝 선전’을 펼치며 최종합계 6언더파로 치고 올라와 3위에 자리했다. 최근 연이어 컷 탈락 굴욕을 맛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17번 홀(파5)에서 이글에서 성공하는 등 선전해 라파 카브레라 베요(스페인)와 함께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다. 전날 3라운드에서 62타를 기록해 ‘마의 63타 벽’을 깨고 남자 메이저 대회 최저타수 기록을 갈아치운 브랜던 그레이스(남아프리카공화국)는 이날은 이븐파를 기록하며 공동 6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그랜드슬램은 1930년 보비 존스(미국)를 시작으로 진 사라젠(1935년), 벤 호건(이상 미국·1953년), 게리 플레이어(남아공·1965년), 잭 니클라우스(1966년),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2000년) 등 6명에게만 허용된 대기록이다. 아널드 파머(미국)도, ‘차세대 황제’로 불렸던 매킬로이도 이루지 못했던 기록이다. 남자 골프 그랜드슬램 기록은 우즈 이후로 끊겼다. 그가 PGA 챔피언십에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면 ‘메이저 3승’에 이어 또 한 번 나이 관련 기록에서만큼은 우즈를 넘어설 수 있다. 우즈가 그랜드슬램을 완성한 건 2000년 7월 디오픈으로, 당시 우즈의 나이는 24세 7개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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