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되지 않는 것인 줄도 모르고
영어에 매진하는 자신을 보라
 영어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되는 길을 찾는 것이다.

          둘째, 효율적인 교재가 제공되어야 한다. 즉, 교재는 학습자가 필요로 하며, 최대한 흥미롭고, 실용적이며, 간단하고, 이해되는 내용을 담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특정의 상황을 설정하고 관련 단어와 숙어를 소개한 다음, 아직 영어를 한 마디도 못하는 또는 조금밖에 못하는 학습자들에게 해당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꿰맞추어 말하기를 하도록 강요하는 스타일의 교재는 너무 어렵고 효율적이지 못하다. 또한, 미국의 학교에서 사용하는 과목별 교재를 한국의 영어 초보 학생들에게 적용하는 것은 수준에 맞지 않기 때문에 효율적 인풋이라고 보기 어렵다. 미국의 드라마를 있는 그대로 편집하여 교재로 사용하는 것 역시 효율적이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미국의 드라마는 미국 사람들을 위한 상업적 유희물이다. 다시 말하자면 말배우기를 하는 영어학습자들이 배우고자 하는 지극히 단순하고 일상적인 상황의 표현들로 구성된 시나리오로는 미국인들이 매력을 느끼고 즐길 수 있는 드라마가 만들어질 수 없다. 결국 원어민들의 관심을 끌기 위하여 유머와 풍자 및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 특수 상황의 유희적 표현들은 말배우기를 하는 초보자들에게 효율적 인풋이 될 수 없다. 이것을 비약하여 예를 들자면 갓 태어난 아이에게 자극적인 드라마를 보여주며 말을 배우게 하는 격이다.   셋째, 학습자가 필요로 하는 영어표현을 수시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가장 효율적인 영어학습은 바로 학습자가 가장 필요로 하는 영어를 제공하는 것이다. 학습자가 절실하게 원하는 표현보다 더 실용적이고 효과적인 표현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습자들이 주어진 프로그램을 통하여 학습하는 과정에서 언제든지 영어로 말하고 싶은 표현이 있을 때는 그러한 표현을 질문하고 배울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넷째, 학습환경에 제약이 없어야 한다. 영어공부는 일상의 생활에서 최대한 자유자재로 언제 어디서든지 몰입할 수 있어야 효율적이다. 특히 이동간에 자투리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 가능하면 더욱더 바람직하다. 컴퓨터 앞에 앉아야만 할 수 있는 영어공부나, 도서관에 가서 파고들어야만 하는 영어공부는 비효율적이다. 강의를 들어야만 하는 것도 제약이 너무 심하다. 파트너가 있어야만 할 수 있는 공부도 같은 이유로 효율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상황에 따라 혼자서도 할 수 있고, 그룹으로도 할 수 있고, 선생님과도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일수록 몰입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다섯째, 양적으로 풍부한 인풋을 제공해야 한다. 유창한 영어실력은 개인이 습득 및 보유하고 있는 영어표현의 질적, 양적 및 실용적 수준에 달려있다. 따라서, 가족, 친척, 친구, 학교 또는 직장의 동료, 관공서, 사회 및 비지니스 활동 등과 관련된 다양한 상황을 골고루 포함하는 충분한 양의 인풋을 제공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고작 수 백마디 수록된 교재라면 일고의 가치도 없다.  가령, 정기적으로 원어민과 일대일로 만나서 영어를 배운다고 하면, 만날 때마다 기본적인 말만 반복하게 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다양한 상황의 새로운 표현을 대화로 나누는 것이 여건상 쉽지 않다. 실제로 한국적 상황에서 일상의 수많은 관용적인 표현들을 일일이 일대일 대화로 익힌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영어공부는 집중적인 기간에 걸친 집중적인 노력으로 다량의 표현들을 습득해두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결국 최대한 많은 표현들을 익혀두는 것이 영어실력을 쌓는 지름길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많은 표현을 제공해야 한다.  특히, 일상에 가장 가까운 표현들일수록  거의 모두 관용적인 표현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공부를 할 수 있을 때에 집중적으로 많이 익혀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관용적 표현은 배우지 않고는 써먹을 수 없는 표현이다. 학습자가 머리를 조아리면서 단어 조각을 모아서 만들어 낼 수 있는 표현이 아니다. 영어공부도 기회가 있다. 일단 집중적인 학습 기회를 넘기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사실상 새로운 말을 배우는 기회는 적어지고, 유창하든, 유창하지 않든, 많든, 작든 그때까지 습득한 영어실력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된다.

제 2 장: BTM의 이론적 배경

BTM (Babble Training Method)은 아이들의 모국어 습득현상에서 나타나는 옹알이 과정과 같은 말배우기 훈련과정을 중심으로 하는 언어습득과정의 교습법이다. BTM은 언어습득의 이론적 모델과 실천적 모델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BTM의 이론적 모델은 몇 가지 작업가설로 구성되어 있고, 실천적 모델은 모국어 습득과정을 바탕으로 구성되어 있다. BTM의 이론적 모델을 구성하는 몇 가지 작업가설은 내가 한국에서 독학으로 영어를 습득했던 경험과 유학 전 한국에서 영어를 가르쳤던 경험, 언어학 전공을 통한 언어현상 및 습득에 대한 연구와 관찰, 미국 대학에서 원어민 교수로서 한국어 교육 경험 및 미국 이민자들을 위한 영어교육 경험, 한국 학생들의 현지 어학 프로그램 지도, 미국 대학의 ESL 프로그램에 대한 연구,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영어교육의 변천과 현실적인 결과 등에 대한 연구와 고심을 토대로 개발된 것이다. 그동안 몇 권의 졸저와 다수의 강연을 통하여 한국의 영어교육에 대하여 많은 주장을 해왔는데, 그 모든 주장들은 위와 같은 BTM 작업가설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그러한 주장의 가치는 진실을 전제로 하는 BTM 작업가설들의 가치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는 BTM이 영어습득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소개하는 ‘말배우기 훈련’ 몰입 방법의 이론적 근거가 되는 BTM  작업가설을 소개하여, 각 이론의 가치에 대하여 독자들이 직접 냉철하게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BTM 작업가설들의 가치에 대하여 학습자들이 문제 의식을 갖고 스스로 검토하고 판단할 수 있으면 좋겠다. BTM 작업가설은 모든 외국어 교육에 적용되지만 본장에서는 편의상 영어교육을 중심으로 설명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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