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비즈니스 관계상 한 사람을 만났다. 처음 만난 사람이었는데 필자에 대해 건너건너 들어 알고 있는 듯 했다. 그러면서 “요즘 신문이 참 많이 깨끗해 졌다” 면서 칭찬을 해주었다. 물론 포커스 신문만을 꼬집어서 한 얘기는 아닐 것이다. 그래도 어깨가 으쓱해졌다. 사실, 최근 들어 한인 언론사의 위상이 대외적으로 높아진 것을 실감한다. 박해춘씨 실종사건과 관련해 담당 경찰과 기자들이 포커스와 연계해 취재하고, 정보를 주고받는가 하면, 이중희씨 관련 담당 검사 또한 본사에 자료를 요청했다. 물론 이에 대한 답례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도 보내주었다. 또, 얼마 전 강화유리 냄비가 터지면서 이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7뉴스에서도 포커스에 연락을 해왔다. 이처럼 한인사회에 관련된 사건이 발생하면 한인 언론사와의 연계를 요청해오는 주류 언론이 많아졌으니 한인 신문사의 위상이 확실히 높아지긴 했다.

하지만 10여 년 전만해도 신문은 개인감정으로 싸움질 하는 종이조각에 불과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언론에 대한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다. 신문은 단순한 공격수단이 아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신문을 하는 사람들은 언론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쯤은 알고 있어야 한다. 가끔 오자와 탈자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학교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기사작성법, 제목선별법, 기사내용 중에 사용하지 않는 단어, 취급하지 말아야 하는 내용 정도는 독학을 해서라도 알아두어야 한다. 이것이 신문을 만드는 언론인의 기본이고, 독자에 대한 예의이다. 이를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서로 난도질 하는 신문이 존재했었다. 그래서 독자들에게 신임을 잃었다.

그런데 왜 지난 날의 언론에 대해 언급했을까 궁금해 할 것 같다. 몇 일 전 한 단체가 기자회견을 요청했다. 기자회견이라는 의미조차도 모르고 있는 협회와 언론사가 있다면 이는 지난날 언론의 모습을 답보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기자회견 이라는 것은 유명인사들이나 공신력 있는 지위에 있는 단체가 국가적, 사회적 필요와 궁금증에 의해 요청하거나 요청 당하는 것이다.

지난주에 체육회 신임회장 취임식에 다녀와서 안타까웠다. 다행히 여러 방면에 종사하고 있는 인사들이 참석을 했다. 기존의 체육회 이사도 몇 명 참석했다. 그런데 선거관리 위원회와 전 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절대로 신임 회장을 인정할 수 없다는 기세이다. 회장 후보 공고가 나가고, 공탁금을 거는 후보자가 없어, 지난 2월말 합의하에 총회에서 20년 지기 회장 조기선씨와 부회장 정철우씨가 경선을 했고, 투표결과 정씨가 5대3으로 이겼다. 그리고 박수 치고 총회가 끝났다. 그런데 두 달이 지나 취임식을 몇 일 앞두고 전 회장단에 의해 재선거 공고가 난무하고 취임식을 방해했다. 그리고 기자회견을 요청했다. 선거 공고, 투표, 후보에도 직접 참여하고, 지시한 사람이 지금에 와서 결과를 번복하겠다니, 어이없다. 유치원생이 편 먹고 땅 따먹기 놀이를 해도 이러지는 않는다. 그들 사이에도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른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사람이 회장이 되지 않았다고 억지와 분란을 일삼는다. 사실 이 체육회는 조용히 신임 회장 취임식을 마쳐도 한인사회에서 인정을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인데, 또다시 분란을 만드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차라리 체육회 해체를 위한 기자회견이길 바란다.

현재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지난 회장단은 회칙에 문제가 있다고 했다. 사실상 회칙을 살펴보면 회장은 2회 연임을 할 수 없다. 지난 20년 동안 무심했던 회칙에 왜, 갑자기 이의를 제기하는지 알 수 없다. 아니 알고 싶지가 않다. 이곳 콜로라도 사람들이 어지간히 우스워 보이긴 한가보다. 회장이 하고 싶었으면 정철우씨가 선출 되기 전에 이의를 제기 하고 수습을 해야 함이 마땅하다. 자기들 손으로 투표하고 박수 치고 선출했으면 그만이지, 이제 와서 우리들보고 어떻게 해란 말인가. 재미 대한 체육회 콜로라도 지회가 어떤 단체였는가. 말도 꺼내기 싫을 정도다. 협회 타이틀을 여기 칼럼 란에 적는 것 조차 불쾌할 정도로 내세울 것이 하나도 없는 단체이다. 그렇기에 설령 선출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해도 새 회장에게 축하와 격려를 해주어야 할 사람들이다. 지난 20여 년 동안 체육회를 망친 사람들이 무슨 배짱으로 또 태클을 거는지 알 수 없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자꾸 받아주는 주변 사람들이 가장 큰 문제다. 욕만 들어먹고 있는 단체를 그나마 이끌어 가려고 하는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한다. 그리고 체육회장 하고 싶은 사람은 차기 회장직을 노리면 된다.

전 회장이 인정할 수 없는 회장이라서 취임식에 참석할 수 없다는 인사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 회장단은 누구를 인정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한인사회를 우습게 생각하는 단체는 더이상 필요 없다. 새 회장의 취임을 받아들이고 단결해 체육회 활성화에 힘쓰는 것이 우선이다. 아무 활동도 하지 않으면서‘장’자리를 쥐고만 있으려고 하니 한심하다. 땀과 노력이 함께한 우여곡절의 세월이 아니라 막무가내의 심보로 한인사회의 발전을 막은 사람들, 그리고 한인사회의 눈과 귀를 막은 사람들이 주인공인 콜로라도의 한인역사책을 포커스에서도 한번 편찬해볼 생각이다.

 

<편집국장 김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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