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루키’ 박성현(24)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볼빅챔피언십(총상금 130만 달러)에서 새 캐디와 함께 시즌 최고 성적을 거뒀다. 박성현은 29일 오전 미시간주 앤아버의 트래비스포인트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6타를 줄여 합계 18언더파 270타로 호주교포 이민지(21)와 함께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우승자 펑샨샨(28·중국)에 1타 뒤진 박성현은 지난 3월 HSBC 위민스 챔피언스의 3위보다 좋은 시즌 베스트 성적을 챙겼다. ‘루키’ 이정은(29)은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공동 4위에 올랐다. 선두 펑샨샨에 3타 뒤진 공동 4위로 출발한 박성현은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골라내며 6타를 줄였지만, 4타를 줄인 펑샨샨을 넘지 못했다. 2라운드까지 2타 차 단독선두를 달렸던 박성현은 3라운드에서 이븐파로 제자리걸음을 한 게 아쉬웠다. 펑샨샨은 3, 4라운드에서만 10타를 줄여 통산 7승째를 낚았다. 박성현은 경기 직후 “볼빅챔피언십 전까지 출전했던 대회에서는 플레이가 그렇게 잘 되지는 않았다”면서 “이번 주는 잘 풀렸고 자신감을 되찾았다”고 밝혔다. 만족한다는 뜻이다. 박성현은 “자신감을 되찾은 만큼 시즌 남은 대회가 기대된다”며 첫승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시즌 첫 승을 다음으로 미뤘지만 이번 대회 준우승은 여러 의미를 지니고 있다. 먼저 신인상 경쟁에서 사실상 독주 체제를 굳혔다. 박성현은 이번 대회까지 신인상 포인트 80점을 더해 491점이 되면서 2위 앤젤 인(미국·246점)과의 격차를 배 이상 벌려놨다.  이번 대회에서 주특기인 공격 본능이 살아났다는 건 정말로 반가운 일. 박성현이 지난해까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무대를 평정한 비결은 장타를 앞세운 공격적인 플레이. 적극적으로 버디를 사냥하면서 타수를 줄이는 게 박성현의 장기다.  하지만 박성현은 LPGA투어에서는 정작 소극적이었던 때가 많았다. 시즌 초부터 전담 캐디였던 베테랑 콜린 칸의 보수적인 조언에 따랐기 때문. 칸의 조언대로 ‘돌아가는’ 플레이를 펼쳤지만, 그러다 보니 박성현의 퍼트 감각은 살아나지 않았다. 박성현은 이달 초 로레나 오초아 매치플레이를 끝으로 7개 대회 만에 캐디 칸과 결별했고, 자신과 ‘코드’가 맞는 공격적 성향의 새로운 캐디를 물색해왔다. 박성현은 이번 대회 4일 동안 평균 비거리 269.25야드, 페어웨이 적중률 71.4%로 시즌 평균(275.5야드, 69.85%)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그린 적중률 80.6%, 평균 퍼트 수 28.5개로 올해 평균치(75.79%, 29.68개)보다 한층 정교해졌다. 특히 퍼팅에서는 3라운드에서만 31개를 기록했을 뿐 나머지 3일은 평균 27.6개로 좋았다.  박성현은 또 1라운드 출발이 좋을 경우 마지막 날 성적이 상승하는 기분 좋은 징크스를 이어갔다. 이번 대회를 포함해 9차례 출전해 첫날 4언더파 이상의 성적을 낸 건 모두 5번이며, 이 가운데 4차례나 ‘톱5’에 들었다.  한편 세계 랭킹 1위 도전에 나선 유소연(27)과 에리야 쭈타누깐(22·태국)은 다음 기회를 기약하게 됐다. 이번 대회 5위 안에 들면 세계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유소연은 합계 3언더파 285타로 공동 56위, 3위보다 좋은 성적을 냈어야 했던 쭈타누깐은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공동 21위에 머물렀다.

정현, 세계 28위 퀘리 꺾고 프랑스오픈 2회전 진출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67위·삼성증권 후원)이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3천600만 유로·약 452억원) 2회전에 진출했다. 정현은 30일 프랑스 파리의 롤랑 가로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사흘째 남자단식 1회전에서 샘 퀘리(28위·미국)를 3-1(6-4 3-6 6-3 6-3)로 제압했다. 2015년 이 대회 예선 1회전, 지난해에는 본선 1회전에서 탈락한 정현은 프랑스오픈에서 첫 승리를 따내며 64강에 안착했다. 정현은 2회전에서 데니스 이스토민(80위·우즈베키스탄)을 상대한다. 정현이 메이저 대회 단식 2회전에 진출한 것은 2015년 US오픈, 올해 호주오픈에 이어 통산 세 번째다. 정현이 이날 물리친 퀘리는 2011년 세계 랭킹 17위까지 올랐던 선수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대회 단식에서 9번이나 우승한 경력이 있다. 키 198㎝ 장신에서 뿜어내는 강서브가 장기인 퀘리는 이날도 서브 에이스를 19개나 터뜨렸지만 정현의 끈질긴 공세를 당해내지 못했다. 정현은 이날 서브 에이스 6개를 기록했고 범실은 23-54로 30개 이상 적었다. 2시간 15분 만에 1회전을 통과한 정현은 2회전에서도 이스토민과 만나게 되면서 메이저 대회 사상 최초로 3회전 진출도 바라보게 됐다. 정현은 지난달 말 ATP 투어 바르셀로나 오픈에서 이스토민을 2-0(6-4 6-4)으로 제압했다. 정현이 이스토민을 물리치면 3회전에서는 니시코리 게이(9위·일본)와 만날 가능성이 있다.

신태용의 승부수 ‘4-4-2’, 치명적 독이 되다

         신태용 감독의 4-4-2 승부수가 치명적인 독이 됐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 한국 축구 대표팀은 30일 오후 천안종합운동장서 열린 포르투갈과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16강전서 1-3 완패를 당했다. 한국은 4-4-2를 가동했다. 신태용 감독은 예고대로 약간의 전술 변화를 줬다. 잉글랜드전서 투톱과 함께 스리백을 가동했던 한국은 포르투갈전서 4-4-2를 쓰며 공격적인 축구를 예고했다. 과욕이 독이 됐다. 4-4-2는 한국에 맞지 않은 옷인 듯했다. 조영욱은 잉글랜드전서 투톱을 소화한 뒤 “그간 소속팀과 대표팀서 원톱으로 출전해 오랜만에 투톱을 서봤다”면서 “움직임이 복잡했고, 적응하는 데 오래 걸렸다”라고 말한 바 있다.  투톱 공격수인 조영욱과 하승운은 포르투갈전도 잉글랜드전의 실패를 반복했다. 앞선에서 전혀 위력을 뽐내지 못했다. 좌측면의 이승우와 중앙 미드필더 이진현이 고군분투했지만 활로를 개척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과적으로 신태용 감독의 승부수에 아쉬움이 남는다. 한국의 주전술인 4-3-3 혹은 4-2-3-1로 중원을 두텁게 쌓아 안정적인 경기 운영이 필요했다. 잉글랜드전처럼 여유가 있는 일전이 아니었다. 지면 탈락하는 토너먼트였다. 게다 상대는 한 수 위로 평가되는 포르투갈이었다. 한국 선수들의 소속팀이 프로와 대학팀이 반반 섞여 있는 데 반해 포르투갈은 21명 모두 자국 명문인 FC포르투, 벤피카, 스포르팅 리스본 등에 몸 담고 있었다. 한국은 전술적 실패와 경험 부족으로 인한 완패였다. 실점 장면이 대표적이다. 전반 10분과 27분 실점 모두 우측면이 한 번에 허물어져 일격을 맞았다. 반면 포르투갈의 문전 침착성은 빛났다. 제 몸에 맞는 옷을 입은 한국은 눈에 띄게 공격에 활기를 띠었다. 그러나 24분 샤다스에게 쐐기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36분 이상헌이 만회골을 넣었지만 이미 너무 늦은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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