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전체 방학 앞두고 재시험

골든 고등학교의 학생 6명이 지난주에 실시된 화학 기말고사에서 집단으로 커닝(cheating)을 하다 적발돼, 100명의 학생 전체가 여름 방학을 앞두고 재시험을 치게 만드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이 고등학교의 졸업생 중 한 명이 예전에 기출된 기말고사 문제를 현 재학생에게 판매하면서 시작됐다. 재학생들 중 일부는 이 시험문제의 정답을 계산기 등에 넣어와 시험을 치르려고 한 것이다. 그러나 시험을 감독하던 교사 한 명이 계산기가 뭔가 이상해 보이는 것을 감지하고 이를 추궁한 끝에 전말이 밝혀졌다. 학교 측은 대학 입시 등에 대한 중압감으로 학생들이 기말 고사를 잘 봐야 한다는 마음에 실수를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학교 측은 커닝을 하다 적발된 학생들을 처벌했다고 밝혔지만 처벌 수위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졸업을 앞둔 졸업생들은 지난주에 이미 재시험을 치렀고, 나머지 학생들도 방학 전에 재시험을 치게 된다.

학생들의 커닝 문제는 수 십년 간 지속되어온 학교의 고질적인 문제들 중 하나였다. 특히 대학 입학을 앞둔 고등학교 졸업반과 대학생들의 커닝은 조금이라도 더 좋은 점수를 받고 싶다는 욕망과 맞물려 끊임없이 시도되어 왔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면서 커닝의 방법도 바뀌었고, 커닝 인구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1990년 이후 미국 학생들의 커닝 방식을 조사 관찰해 온 뉴저지주의 룻거 비즈니스 스쿨의 단 멕케이브 교사는 70개 고등학교 24,000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이들 학생의 64%가 시험 중 커닝을 한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으며, 58%는 표절을 인정했으며, 95%의 학생은 시험 커닝, 표절, 숙제를 베끼는 등 어떤 형태로든 커닝을 한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문제는 이들 학생들의 일부가 이러한 커닝 행위를 커닝이라고 생각하지 않거나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하려고 변명을 했다는 것이다.

일부 교육 심리학자들은 대학 입시에 대한 부담감이 학생들로 하여금 커닝을 하도록 유도하고, 이러한 심리는 더 나아가 성인이 되었을 때 도덕적인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코네티켓 대학의 교육 심리학 교수인 제이슨 스티븐슨은, “사춘기는 도덕적인 자아 형성에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만약 사춘기에 도덕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행위를 하게 될 경우, 성인이 되어서도 이런 잘못된 행동을 계속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조셉슨 윤리학교가 지난 10월에 공개한 연구 자료는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고등학교에서 커닝을 한 학생은 성인이 되었을 때 여러 방면에서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두드러졌다. 연구 조사에 참여한 다양한 연령대의 7,000명의 사람들을 분석해본 결과, 고등학교 시절에 2번 이상 커닝을 한 사람은 성인이 되었을 때 고객에게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커닝을 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3배 이상 높았으며, 배우자 몰래 바람을 피우거나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 소득을 거짓 보고를 하는 경우도 1.5배 높았다.

새로 바뀐 콜로라도 법이 교사들의 수행 평가를 학생들의 성적과 연관해서 하도록 규정하면서, 이렇게 교내에서 발생하는 커닝 행위를 암묵적으로 유도하는 경우도 더 많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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