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김시우에겐 항상 ‘한국 남자 골프의 희망’이라는 문구가 붙어 다녔다.  만 21세로 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 중 가장 어리지만, 미국 무대를 개척한 최경주에 이어 한국 남자 골프의 중흥기를 이끌 것이라는 기대가 모였기 때문이다. 김시우는 14일 PGA 투어에서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리면서 그런 희망을 현실로 만들었다. 메이저 대회에 필적하는 권위를 지닌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대회에서다. 김시우는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 TPC 스타디움 코스(파72)에서 열린 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 3개를 쳐 3언더파 69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를 친 김시우는 2위 이안 폴터(잉글랜드)와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을 3타 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들었다. 김시우는 고등학교 2학년 때인 지난 2012년 PGA투어 퀄리파잉스쿨에 합격했다. 사상 최연소 합격(17세 5개월 6일)이었다. 그러나 만18세가 되기 전이라 투어카드를 받을 수 없었다. 이듬해 8개 대회에만 출전해 7차례 컷 탈락과 한차례 기권이라는 참담한 성적을 남겼다. 2014년 2부투어인 웹닷컴투어부터 다시 시작한 김시우는 시련을 견디면서 성장했다. 결국 지난해 PGA투어에 복귀한 김시우는 돌풍을 일으켰다. 소니오픈에서 나흘 내내 60대 타수를 치며 우승 경쟁을 펼친 끝에 4위를 차지했고 이어진 커리어 빌더 챌린지에서 9위에 오르자 골프다이제스트는 “조던 스피스에 이어 주목받는 신예”라고 극찬했다. 김시우는 결국 지난해 8월 윈덤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미국 무대 진출 4년 만에 감격의 첫 우승을 달성했다. 김시우는 최경주, 양용은, 배상문, 노승열에 이어 PGA 투어에서 우승한 5번째 한국인 선수가 됐다. 이들 중에서 김시우가 최연소 우승자다. 그러나 김시우는 올해 들어서는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지난해 말 허리 부상 탓인지 14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을 단 한 번도 기록하지 못했다. 컷 탈락이 6차례였고, 기권도 3차례나 있었다. 그러나 김시우는 포기하지 않았다. 퍼팅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집게 그립’으로 퍼터를 쥐는 방법을 바꾸는 등 부단하게 노력했고, 결국 세계 남자골프계의 정상급 선수들이 모두 참가한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이 대회 전까지 김시우는 페덱스컵 랭킹에서도 132위에 그쳤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제5의 메이저 대회’
14일 김시우가 우승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제5의 메이저’로 불릴 정도로 권위가 있는 대회다. 남자 골프에서 메이저 대회는 4월 마스터스를 시작으로 6월 US오픈, 7월 브리티시오픈, 8월 PGA챔피언십 등 4개로 구성돼 있다. 1974년 창설된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그동안 3월 말에 열렸으나 2007년부터 5월로 개최 시기를 변경했다. 이는 주요 대회가 없는 5월에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열어 달마다 ‘메인이벤트’를 배치하려는 PGA 투어 사무국의 조치였다. 대회 명칭이 우리 말로 ‘선수권대회’로 번역되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상금 규모가 여느 메이저 대회 못지않다. 올해 총상금은 1,050만 달러에 이르고 우승 상금은 189만 달러나 된다. 지난달 시즌 첫 메이저 대회로 열린 마스터스는 총상금 1천,000 달러, 우승 상금 198만 달러로 플레이어스 챔피언십과 비슷한 규모였다. 총상금은 오히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더 많다. 상금 규모가 큰 월드골프챔피언십(WGC)과 비교해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뒤지지 않는다.  올해 3월 두 차례 열린 WGC 대회 총상금은 975만 달러, 우승 상금은 166만 달러였다. 대회 장소도 1982년부터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 비치의 소그래스 TPC 스타디움 코스에서만 열리고 있다. 우승자에게 주는 페덱스컵 포인트 역시 600점으로 메이저 대회와 같다. WGC 대회도 우승자에게는 페덱스컵 포인트를 550점만 준다. US오픈, 브리티시오픈 3년간 출전권, 그해 PGA 챔피언십 출전권 등을 가져갈 수 있다. 따라서 이 대회에는 세계 톱 랭커들이 대부분 출전한다. ‘특급 대회’인 만큼 역대 우승자들의 이름값도 어마어마하다. 한국 선수로는 또 2011년 ‘탱크’ 최경주가 우승했다. 한편, 김시우는 비행기 일반석을 이용해 귀국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끝난 뒤 조지아주 애틀랜타로 가는 비행기에서 김시우의 옆 자리에 탄 여성 승객이 트위터에 올린 사진과 글이 소개되면서 순박한 속초 청년은 한껏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여성은 김시우와 기념촬영한 사진을 올린 뒤 “내 옆자리에 누가 앉았는지 아무도 상상할 수 없을 것”이란 글을 남겼다. 골프채널은 “김시우는 엄청난 액수의 상금을 받은 뒤 자가용 비행기나 비행기 일등석을 이용하지 않았고, 비행기 중간 좌석에서 옆자리의 승객과 사진까지 찍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시우는 몸 관리를 위해 이번 주에 열리는 PGA 투어 AT&T 바이런 넬슨 대회 출전을 취소하고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김시우는 “완벽한 몸 상태로 남은 시즌을 소화하기 위한 예방조치를 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파엘 나달
마드리드오픈 테니스 우승


         라파엘 나달(5위·스페인)이 최근 15연승 상승세를 이어가며 출전한 3개 대회에서 연달아 우승했다. 나달은 14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무투아 마드리드오픈(총상금 450만달러) 마지막 날 단식 결승에서 도미니크 팀(9위·오스트리아)을 2-0(7-6<8> 6-4)으로 제압했다. 지난달 롤렉스 마스터스를 시작으로 바르셀로나 오픈, 마드리드오픈에서 연달아 우승한 나달은 우승 상금 104만 3천680 유로(110만달러)를 받았다. 나달은 이번 우승으로 투어 이상급 대회에서 72회 정상에 올랐고 자신이 보유한 클레이코트 대회 최다 우승 기록도 52회로 늘렸다. 또 마스터스 1000 시리즈 대회에서 30번째 우승, 노바크 조코비치(2위·세르비아)가 보유한 최다 우승 기록과 동률을 이뤘다. 마스터스 1000 시리즈 대회는 메이저 대회 바로 다음 등급으로 1년에 9차례 열린다. 2014년 프랑스오픈 우승 이후 지난해까지 메이저 대회 4강에도 한 번도 오르지 못하며 ‘한물갔다’는 평까지 들었던 나달은 올해 호주오픈에서 준우승하며 부활을 예고했다. 이번 대회 4강에서는 최근 3년간 한 번도 이기지 못하고 내리 7연패를 당한 조코비치를 2-0(6-2 6-4)으로 완파하며 기세를 올렸다. 팀은 비록 나달에게 최근 두 차례 결승전에서 연달아 패했지만 이날 1세트에서 세트 포인트를 두 차례 잡는 등 나달을 몰아붙여 프랑스오픈에서 나달을 견제할 후보로 주목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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