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 대학 방송 저널리즘 학과 겸임 교수인 토니 페리(51)는 덴버의 고급 주택을 살 능력이 충분히 되지만, 대신 덴버의 고급 아파트를 렌트하는 것을 선택했다. 페리는 덴버의 체리 크릭 쇼핑지구와 도보 거리에 위치한 데다가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더 시즌즈 오브 체리 크릭 아파트의 리스 계약서에 서명함으로써 수 십년짜리 모기지에 발이 묶이지도 않고 안락하게 생활할 수 있는 것을 택했다.

부동산 개발업자들은 이렇게 페리와 같이 집을 사는 대신 고급 주택을 렌트하는 사람들을 공략해 렌트 시장을 파고 들고 있다. 더 시즌즈 아파트를 운영하는 레드 피크 부동산 회사의 최고 경영자인 마이크 줄너는 요즘 주택 소유주들이 아메리칸 드림을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넓은 땅이 딸린 집은 더 이상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이 아니라, 가꾸어야 할 땅덩이가 그만큼 늘어난 것이라 성가시다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충분히 레저 및 문화 생활을 즐길 시간을 갖고 누군가가 대신 부동산을 돌봐주기를 원한다고 줄너는 강조했다.

4rentdenver.com의 매니징 브로커인 패트릭 초민 역시 최근 몇 달간 고급 렌트 시장의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비싼 고가의 고급주택들을 시장에 매물로 내놨다가 취약한 부동산 시장 때문에 팔리지 않아 렌트 주택으로 전환하는 경우도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고급 주택 렌트 시장의 수요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고급 주택을 렌트할 정도의 수입을 가진 사람의 수는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고급 주택 렌트 시장은 단기간 덴버에 머무르는 사람들에게 이상적이다. 예를 들어 일 때문에 일정 기간동안 덴버에 살아야 하는 사람 등은 장기적인 모기지 대출을 받아가며 집을 구입하는 것이 부담스럽다. 이들에게 각종 편의 시설과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는 렌트용 주택 및 아파트는 가장 이상적인 옵션이다.


<이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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