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시간 잠자던 주민들 참변… 최소 73명 사망 100여 명 실종

로마 등 중부지역 80차례 여진… 중세 문화유적 대거 훼손 우려


           24일 오전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서 북동쪽으로 100여 ㎞ 떨어진 중부 내륙 지역에서 규모 6.2의 강진이 발생해 최소 73명이 사망했다고 AFP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현지 언론들은 실종자가 100명 이상에 달해 수색 작업이 진행될수록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지진은 새벽 시간대에 발생해 잠자던 시민들이 미처 대피하지 못해 인명 피해가 커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실종자 수색과 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무너진 건물 더미에 아직도 많은 사람이 깔리거나 갇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지진은 오전 3시 36분쯤 이탈리아 중부 라치오주아쿠몰리시 인근에서 처음 발생했다. 깊이 10㎞ 정도의 얕은 곳에서 발생한 지진은 수도 로마에서도 20여 초간 진동이 느껴질 정도로 강력했다. 이후 1시간쯤 후 규모 5.5의 여진이 일어났고, 이어 인근 아마트리체에서 규모 4.0이 넘는 지진이 두 차례 발생하는 등 첫 지진 이후 아침 시간까지 이탈리아 중부 지역 곳곳에서 80여 차례 여진이 이어졌다고 BBC는 보도했다. 일부 지역에선 도로가 끊겨 수색•구조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명 피해는 움브리아•라치오•레마르케 등 3개 주가 경계선을 맞댄 산악 마을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가장 많은 인명 피해가 많았던 라치오주 아마트리체에서는 이날 오전 현재 35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르조 피로치 시장은 관영 RAI 방송에 "마을의 절반이 완전히 사라졌다. 이 마을은 더 이상 그곳에 없다"면서 "산사태가 일어났고, 아직도 무너진 건물 밑에 사람들이 깔려 있다"고 했다. 피해 현장에선 구조대원들이 탐지견 등을 동원해 붕괴된 건물에 갇힌 시민들을 구조하고 있다고 BBC는 보도했다. 지진 발생 장소와 가장 가까운 아쿠몰리시에서는 주택이 무너져 일가족 4명이 모두 사망하는 등 11명이 숨졌고, 인근 레마르케주 페스카라 델 트론토 등에서는 이날 오전 현재 17명이 사망했다. 사망자 중에는 생후 9개월 된 아기도 포함됐다. 한 주택에선 할머니가 침대 밑에서 일곱 살, 네 살 어린 아이들을 끌어안고 있다가 함께 구조됐다. 외신들은 지진이 발생한 지역들은 마치 폭탄을 맞은 듯 주택과 건물들이 무너졌다고 보도했다. 구조대원들은 탐지견 등을 동원해 생존자 수색과 구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민들도 맨손으로 구출 작업을 돕고 있다. 아마트리체 지역 등은 중세 문화 유적 등이 많고 풍경이 아름다워 여름휴가를 즐기러 오는 관광객이 많은 곳이다. 이번 지진으로 유적지와 유물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이탈리아는 유라시아 대륙판과 아프리카판이 만나는 곳에 있어 이전에도 대형 지진이 발생해 큰 인명 피해를 낸 적이 있다. 2009년 4월에는 이번 지진이 발생한 곳에서 남쪽으로 약 50㎞ 떨어진 라퀼라 지역에서 규모 6.3 지진이 일어나 300여 명이 사망했고, 1908년에는 남부 시실리섬 메시나에서 규모 7.2의 강진으로 7만여 명이 사망했다.

김정은, 장성택 흔적지우기 집착…“트라우마에 시달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2013년 12월 반당ㆍ반혁명 종파행위 및 국가전복음모죄로 처형된 고모부 장성택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북한 사정에 정통한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은 장성택이 관여한 시설의 명칭으로 많이 사용되는 '대동강', '해당화'가 들어간 시설에 과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지난 6월에는 평양 용성구역에 있는 '해당화김치공장'을 시찰하던 중 돌연 불쾌해 하며 해당화가 들어간 시설은 이름을 모두 '류경'으로 바꾸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김정은의 지시로 평양의 유명 종합편의시설인 '해당화관'은 '류경관'으로, '해당화식품교류사'는 '류경식품교류사'로 명칭이 변경됐다. 해당화는 장성택이 주도해 세계 각국에 '해당화'라는 북한식당을 설립, 이를 통해 외화를 벌고 통치자금을 조달하는 사업의 명칭이기도 했다. 장성택 숙청 당시 해당화 식당을 통해 장성택이 개인적으로 비밀 자금을 운용하다 김정은에게 적발됐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 4월 갑자기 "평양민속공원을 폭파하라"고 지시를 내린 데 이어 5월에는 "현대판 종파분자들의 여독을 깨끗이 청산하는 정치적 문제"라며 각종 출판물에서 '평양민속공원'을 소개한 글과 사진을 삭제하고 회수하라고 지시한 것도 장성택 흔적 지우기의 일환으로 알려졌다.평양 민속공원은 평양 외곽 대성구역 내 고구려시대 유적인 안학궁터 주변 부지에 200만㎡(60만평) 규모로 조성된 공원으로, 장성택 주도로 2009년 9월 건설됐다.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은 평양 민속공원을 둘러보다 김일성ㆍ김정일 동상이 다른 건축물에 비해 더 많이 축소된 것을 알고 '장성택 놈이 혁명전통을 망치려 수작을 부린 것'이라며 '모두 갈아엎을 것'을 명령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작년 5월에는 대동강 자라공장을 방문해 '영도업적을 말아 먹었다'며 공장 지배인과 당 위원장을 총살했다"며 "이 공장은 2009년 장성택이 건설했는데 김정은은 공장 이름을 '평양 자라공장'으로 개명토록 한 후 올해 7월 재방문해 '마음이 가볍고 즐겁다'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처럼 김정은의 장성택에 대한 트라우마는 도를 넘고 있는데 이제는 장성택과 전혀 관계없는 곳을 시찰하다가도 수행 간부들에게 갑자기 '장성택 놈이 음흉한 방법으로 장군님(김정일) 지시를 관철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격분하는가 하면 '어디에 가보아도 장성택과 당 행정부 것들이 뻗치지 않은 곳이 없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IS, 소년병 부대 '칼리프의 아이들' 운영… 자폭 테러 내몰아"

         이라크 정부가 21일 이라크군 학살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요원 36명을 처형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라크 정부 소식통은 이날 "'스피처(speicher) 학살'을 일으킨 혐의로 복역 중이던 IS 출신 사형수 36명의 형을 이라크 남부 나시리야 교도소에서 집행했다"고 밝혔다. 스피처 학살은 2014년 6월 IS가 이라크 북부 요충지인 티크리트를 점령했을 때, 티크리트 스피처 군기지에서 시아파 출신 이라크군과 민병대원 1700여 명을 붙잡아 최소 800여 명을 집단 총살한 사건이다. 이를 계기로 시아파 민병대가 IS 격퇴전에 본격 참여하게 됐다. 지난해 3월 이라크군은 티크리트를 IS로부터 탈환해 학살 용의자 36명을 붙잡았으며 올해 초 사형을 선고했다. 한편 20일 터키 동남부 도시 가지안테프의 결혼식장에서 사망자 54명·부상자 94명을 낸 자살 폭탄 테러 사건의 용의자가 IS 소속 12~14세 어린이로 알려지면서 국제사회에 충격을 안기고 있다. AP는 "IS가 '칼리프의 아이들'이라는 소년병 부대를 운영하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어린이가 인질을 참수하고, 총살하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3월 바그다드 외곽 마을 축구장에서 29명이 숨진 자폭 테러 사건 범인도 10대 청소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이라크지원단(UNAMI)에 따르면 IS가 조직원 확보를 위해 2014년 8월~2015년 6월까지 납치·유괴한 9~15세 어린이는 800 ~900명에 달한다. 뉴욕타임스(NYT)는 "IS뿐 아니라, 보코하람·알카에다·하마스·이슬람 지하드 등 극단주의 무장단체들이 어린이를 무기로 삼아 자살 폭탄 테러로 내몰고 있다"고 보도했다.

12~14세 아이가 자폭테러… 터키 결혼식장 '지옥의 밤'

         20일 밤 10시 50분쯤 터키 남동부 도시 가지안테프의 한 야외 결혼식장 부근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51명이 숨지고, 94명이 다쳤다. 이 중 17명은 위중한 상태이다. 인구 150만으로 터키에서 여섯째로 큰 도시인 가지안테프는 터키·시리아 국경에서 64㎞가량 떨어져 있으며, 쿠르드계 주민이 다수 거주하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폭발은 결혼식이 끝나고 참석자들이 거리로 나와 춤을 추며 피로연을 즐길 때 일어났다. 하객 중 누군가가 폭탄을 터뜨렸다. 결혼식에 참석했던 벨리 칸(25)은 "결혼식을 마친 사람들이 길가로 나와 춤을 추고 있을 때, 하객들 사이에서 폭발이 일어났다"며 "잠시 후 주변이 온통 시신과 피로 물들어 있었다"고 했다. 테러 장소에선 폭탄 조끼 잔해가 발견됐다. 메흐메트 심셰크 터키 부총리는 터키 NTV 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공격을 "야만적인 자살 폭탄 테러"로 규정했다. 터키에서는 지난 10월 앙카라 기차역 폭탄 테러(102명 사망) 이후 공항·관광지·번화가 등에서 민간인을 노린 테러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으며, 이번엔 결혼식장이 타깃이 됐다. 아직 이번 테러의 배후를 주장하는 세력은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터키 당국은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를 배후로 꼽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1일 국영방송에 나와 "범인은 12~14세 사이 아이로 추정되며 IS의 명령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공격은 아랍·쿠르드·튀르크 사이에 분열의 씨를 뿌리고 종족·종교 간 갈등을 조장하려는 것"이라며 "터키는 그러한 도발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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