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밤 오후 9시 15분께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 뷔르츠부르크에서 열차에 탄 아프가니스탄 출신 10대 난민이 도끼 등 흉기를 휘둘러 승객 4명을 다치게 한 뒤 사살됐다. dpa와 AP 통신, 현지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 등에 따르면 용의자는 트로히트링엔에서 출발한 통근 열차가 뷔르츠부르크에 들어선 직후 승객들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그는 승객들의 신고로 열차가 뷔르츠부르크 외곽 하이딩스펠트에 비상 정지하자 용의자는 열차에서 뛰어내려 도주를 시도했다. 용의자는 마침 인근에서 작전 중이던 특공대가 추격하자 경찰을 공격하려다 사살됐다. 뷔르츠부르크 경찰은 페이스북을 통해 부상자 중 3명은 위중한 상태이며 1명은 가벼운 상처를 입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다른 승객 14명도 충격을 받아 치료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요아힘 헤르만 바이에른주 내무장관은 용의자가 17살의 아프가니스탄 출신 난민이며,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볼 때 단독 범행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ARD 방송에 말했다. 헤르만 장관은 "(사살된 용의자가) 미성년 난민으로 보호자 없이 입국해 난민 시설에 머물다 최근에는 옥센푸르트에서 홈스테이를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범행 동기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기를 거부했다. 또 그가 흉기를 휘두르면서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쳤다는 목격자 진술이 있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무언가 외친 것은 사실이라며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 정부 대변인은 "이슬람교도의 공격이 거의 확실하다"고 주장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독일은 지난해 100만 명 이상의 난민을 받아들였으며, 이 중 15만 명이 아프가니스탄 출신이다. 이 용의자가 이 중 한 명인지, 그 이전에 독일에 입국했는지는 아직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파키스탄 SNS 스타 노출사진 올렸다가 피살… 친오빠가 '명예살인'

          남녀평등 발언과 튀는 행동으로 SNS 스타가 된 파키스탄 여성 모델이 친오빠에게 '명예살인'을 당했다고 CNN 등이 17일 보도했다. 명예살인은 일부 이슬람권 국가에서 집안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가족 구성원이 여성을 죽이는 관습이다. 보도에 따르면 파키스탄 유명 여성 모델 찬딜 발로치(26)는 지난 15일 펀자브주 물탄에 있는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발로치의 친오빠가 잠자는 그녀를 목 졸라 살해했다는 진술을 그녀의 부모로부터 확보했다"고 밝혔다. 사건 이튿날 검거된 친오빠는 경찰에서 "동생이 SNS에 노출 사진을 올리는 등 우리 가족의 명예를 더럽혔다"며 "내가 한 행동이 전혀 부끄럽지 않다"고 주장했다. 발로치는 노출이 심한 사진을 SNS에 올리거나 "크리켓 국가대표팀이 세계대회에서 우승하면 스트립쇼를 하겠다" "파키스탄에 좋은 건 하나도 없다" 등의 글을 쓰는 등 파격적인 언행으로 화제가 된 인물이다. "나는 평등을 믿는다. 특정한 여성 역할을 강요당할 이유가 없다"고 하는 등 여성 인권이 열악한 파키스탄 사회에 저항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히기도 했다. 파키스탄 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명예살인으로 희생된 여성은 1096명에 달한다. 파키스탄에서 명예살인은 살인죄로 처벌받을 수 있지만, 피해자 가족이 용서할 경우 무죄로 풀려난다.

정신질환자들과 37년째 섞여 사는 일본 마을

         인구 1만4000명 작은 포구에 외지인 수백 명이 몰려들었다. 이곳은 일본 홋카이도 우라카와 마을. 조현병(정신분열증) 같은 중증 정신질환 환자 130여명이 37년째 일반 주민 사이에 섞여 평범하게 살고 있다. 거리에 나가면 누가 환자인지 구분이 안 된다. 아침에 마당에 모르는 사람이 자고 있어도 주민들이 웃어넘긴다. 라멘집 옆 테이블에 앉은 할아버지가 30년째 환청을 듣는 사람일 수도 있다. 지난 15~16일 이곳에서 정신질환 공동체 '베델의 집' 축제가 열렸다. 한·일 교류 10주년 기념행사도 겸했다. 하이라이트는 '환청·망상 대회'였다. "마징가 제트를 본다"는 사람, "매일 밤 화장실 양변기를 통해 도쿄·오사카에 간다"는 사람…. 문화회관 700석 홀을 꽉 채운 청중이 박장대소하며 경청했다. 근처 카페에 역대 그랑프리 수상자들의 상장이 줄줄이 걸려 있었다. 환자와 환자 아닌 사람이 뒤섞여 일하는 카페였다. 베델의 집은 1979년 시작됐다. 사회복지사 무카이야치 이쿠요시(61)씨가 낡은 교회당에 알코올중독자 자녀들을 위한 토요학교를 열었는데, 인근 종합병원 정신과에 장기 입원했다가 퇴원한 환자들이 하나 둘 흘러들어 함께 살기 시작했다. 1988년 환자들끼리 쌈짓돈을 털어 다시마 포장팩 장사를 시작했다. 그들이 만든 작업장 캐치프레이즈들이 일본 사회를 찡하게 했다. '약함을 인연 삼아'라는 캐치프레이즈는 약한 사람끼리 기대고 살자는 뜻이다. '편견·차별 대환영'은 아무리 괴상한 사람도 내쫓지 않겠단 뜻이다. 외부인이 보기에 이 회사 회의는 '비효율의 극치'다. 노는 사람, 문제 제기 하는 사람, 다른 얘기 하는 사람이 뒤죽박죽이다. 눈이 반쯤 풀린 채 "환청씨가 오셨다"는 사람도 있다. 그래도 회사가 안 망하고 흑자가 난다. 회의 결론이 옳으냐 그르냐는 이들에게 중요치 않다. '아, 그래' 하고 다들 납득하면 족하다. 현재 베델의 집은 다시마 판매, 카페 운영 등을 합쳐 연 7000만엔(약 7억5000만원) 매출을 올린다. 이들의 신조는 '문제 해결 하지 말자'다. 조현병 아들을 둔 부모가 이곳 정신과의사 가와무라 도시아키씨에게 "우리 애가 언제쯤 정상적으로 살 수 있겠느냐"고 물은 적이 있다. 가와무라씨는 "취직하고 결혼하는 게 행복이라면 수많은 정신과 환자는 아예 행복을 포기하는 게 나을지 모른다"고 대답했다. 나으면 좋지만 낫지 않는 환자도 많다. 무카이야치씨는 "암 환자들이 '암과 친구가 되라'고 하듯, 정신질환 환자들도 병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고 했다. 베델의 집 사람들은 "우리는 다시마도 팔고 병도 판다"고 자랑했다. 자신들의 얘기를 솔직하게 털어놓는 각종 다큐와 책으로 유명해져서 국내외 강연 요청이 연간 50~60회 들어온다. 외진 어촌 우라카와까지 한 해 3000명이 찾아온다. 토박이 주민이 "처음엔 불안했는데, 살아보니 별 탈 없고, 되레 젊은이와 일자리가 늘어나 좋다"고 했다. '베델의 집'은 2차 대전 때 독일 베델 마을 사람들이 "장애인을 잡아가려면 우리도 잡아가라"고 나치에 맞선 데서 따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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