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KiK)'이 위험하다

         킥 메신저는 최근 10대들 사이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메시징 앱이다. 보통은 짧게 킥(KiK)이라고 부른다. 익명성이 강한 게 특징이다. 사실 부모 세대는 전혀 모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킥은 미국의 10대 중 40% 이상이 쓰고 있다. 킥을 많이 사용하는 고교생 알렉스 김(16·풀러턴)은 "부모님께 알리고 싶지 않은 친구만의 이야기를 나누는 데 주로 사용한다. 부모님이나 선생님들에게 노출되지 않는다는 점이 좋다"라고 말했다. 킥은 범죄에 악용될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갖췄다. 이메일 주소만 있으면 킥에 가입이 가능하며 이름은 가명을 사용할 수 있다. 휴대폰 번호와 연동도 필요 없기 때문에 다른 메시징 앱보다 유독 익명성이 강하다. 즉 자신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 것이다.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거는 과정도 어렵지 않다.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메시지를 받는 것은 킥에서 굉장히 흔한 일이다. 이런 특성은 미성년자를 '물색'하는 범죄자들에게 좋은 조건이다. 지난 2월 버지니아테크 대학교 1학년생 두 명이 킥에서 만난 13살 소녀를 납치해 살해한 일도 있었다. 연방수사국(FBI)은 킥을 통한 미성년자 대상 범죄를 주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앱의 특성상 사용자들이 주고받는 메시지를 추적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수사에 난항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미성년자를 꾀어내 누드사진을 보내게 한 뒤 이것으로 아이들을 협박하는 사건이 많다. 아동포르노 교환 등의 범죄도 자주 일어나고 있다"며 킥의 위험성을 알렸다. 최근에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킥을 조심해야 한다는 학부모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학부모들은 킥에 대해서 '최악의 앱'이라는 평가를 했다. 익명의 한 학부모는 댓글을 통해서 "성범죄자들이 범행대상을 물색하는 곳으로 사용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한인사회에서는 킥 메신저에 대한 논의가 전혀 없는 상황이다. 미주한인들의 대표적인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킥이 언급되는 경우는 없다. 주류사회 커뮤니티에서는 킥의 위험성에 대한 토론이 활발히 일어나는 반면 한인사회에서는 언급조차 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인터넷 범죄 전문가인 데이빗 프라테어 씨는 "킥 메신저는 부모들에게 재앙과도 같은 뉴스다. 하지만 청소년들에게는 이미 오랫동안 쓰고 있는 평범한 앱에 불과하다. 자녀가 킥을 사용하고 있다면 이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나눠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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