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주류 외면에 지지율 추락

         미 대통령 선거가 5개월 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도널드 트럼프와의 격차가 서서히 벌어지기 시작했다. 26일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지난 20~23일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 결과 클린턴은 51%로, 39%의 트럼프에 12%포인트 앞섰다. 지난해 가을부터 클린턴과 트럼프의 양자 대결 여론조사 결과 클린턴이 10%이상 앞선 것은 처음이다. 지난달 조사에선 클린턴(44%)이 트럼프(46%)에 2%포인트 뒤졌다. 아직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파장이 반영이 안 된 조사이긴 하나 한달 만에 14%포인트의 지지율 역전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WP는 "트럼프의 정치적 위상이 위태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사 결과 공화당 내부를 결집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 트럼프의 결정적 패인으로 드러난다. 공화당원, 심정적 공화당 지지자 중 3분의 1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응답했다. 공화당 경선 과정에서 트럼프 이외의 후보를 지지했던 이들 중 69%만이 공화당 후보'로 사실상 결정된 트럼프를 지지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13%는 아예 "클린턴을 찍겠다"고 답했다. 부동층을 끌어들이기는커녕 자신의 지지 기반조차 이반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헨리 폴슨이 26일 "우리 모두 '트럼프는 안 된다'고 말해야 한다"며 클린턴 지지를 선언했다. 이달 들어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 브렌트 스코크로프트 전 국가안보보좌관 등 골수 공화당 인사들이 클린턴 지지를 표명했다. 퓰리처상(1977년) 수상자로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월스트리트저널·WSJ)으로 꼽히는 미국의 대표적 보수 논객 조지 윌 마저 최근 공화당을 탈당하며 "트럼프를 대체할 후보를 찾는 건 조금 늦었다. 하지만 공화당 유권자들은 그(트럼프)가 반드시 패배하게 만들자. 이를 악물고 4년 후에 백악관을 되찾다"고 호소했다. WSJ·NBC방송이 26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선 클린턴(46%)이 트럼프(41%)를 5%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지난달 같은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클린턴의 지지율은 변화가 없었지만 트럼프는 2%포인트가 떨어졌다. 이 조사에선 클린턴의 지지 기반이 되고 있는 흑인·히스패닉 유권자의 '클린턴 충성도', 혹은 '트럼프에 대한 반감'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흑인 유권자만 놓고 보면 클린턴 대 트럼프는 87% 대 5%, 히스패닉 유권자는 69% 대 22%로 압도적 격차를 보였다.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겠다’며 반 이민정책을 펼치는 트럼프에 확실하게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의 여성 비하 발언 여파로 여성 유권자도 52%대 35%로 클린턴 지지가 앞섰다. 이 같은 현상이 심화되자 트럼프 진영은 기존 전략에 수정을 가하고 나섰다. 먼저 '무슬림 입국 금지' 공약을 교묘히 바꿨다. 그는 지난 25일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무슬림 입국 금지는 테러리스트와 연계된 국가들로 국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동안 조건 없는 무슬림 입국 금지를 주장했었다. 이런 변화는 경선에선 공화당의 보수 성향 유권자를 호소하는 데 인종 차별 발언이 효과를 거뒀지만 대선 본선에선 다양한 유권자 층에서 표를 확장하지 않고선 승리가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을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65세 이상 폭발적 증가세…2060년 850만 명 '현재의 5배' 
전체 비중도 4%→9%로 '2배'
 
         65세 이상 아시아계 미국인 숫자가 2060년이 되면 850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연방보건부 노인국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65세 이상 아시아계 미국인은 모두 190만 명으로 집계됐다. 향후 46년 동안 거의 5배가 늘어나는 수치다. 이 같은 증가 속도는 같은 연령대의 전체 미국인 증가 속도보다 훨씬 빠른 것이다. 인종과 상관없이 전국적으로 살펴보면 65세 이상 인구는 2014년에 4620만 명, 85세 이상은 620만 명으로 집계됐다. 65세 이상 인구는 2060년이 되면 2배가 넘는 9820만 명이 될 것으로 추산됐다. 85세 이상은 이 시기가 되면 3배가 늘어난 1970만 명으로 예상됐다. 아시아계가 전체 인구에서 이 연령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4년에 4%에 그쳤으나 2060년에는 9%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들의 교육수준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높아지고 있다. 1998년 조사 당시 65세 이상 연령층의 고졸 비율은 65%, 대졸 이상 비율은 22%였으나 2014년 조사에서는 이 비율은 고졸 76%, 대졸 이상 36%로 각각 10% 이상씩 높아졌다. 특히 2014년 조사에서 나타난 대졸 이상 비율은 동 연령대 전체 조사의 26%보다 10%포인트나 높은 것으로 나타나 아시아계의 높은 교육열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65세 이상 미국인의 성비는 남성 100명 당 여성 127명으로 조사됐고 85세 이상에서의 이 비율은 100대 192로 여성 비율이 남성보다 거의 2배 수준에 달해 여성이 장수한다는 통념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아시아계 미국인 가운데 100세를 넘긴 사람은 2014년에 모두 3039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남성은 906명, 여성은 2133명이다. 미국 전체 100세 이상 인구의 4%에 해당된다.

걸 파워 클린턴 vs 외로운 트럼프
트럼프는 전당대회서 지지 연사도 못구해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의 처지가 정반대다. 클린턴은 27일 당내 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과 처음으로 공동 유세를 갖고 ‘걸 파워’를 보여주며 기세를 올린 반면 트럼프는 다음달 전당대회에서 지지 연설에 나설 유세자를 구하지 못하는 외로운 신세다. 클린턴과 워런은 이날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 파랑으로 의상 색깔을 통일한 ‘깔맞춤’으로 함께 등장했다. 색깔 통일은 그 자체로 클런턴으로의 단일 대오를 뜻한다. 두 사람을 향해 청중석에선 ‘걸 파워(girl power)’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나부꼈다. 워런은 자신을 ‘포카혼타스’로 비하했던 트럼프를 향해 “트럼프는 좀스럽고(small) 자신감은 없고 돈만 밝히는 사람”이라며 “오직 자신만을 위해 싸우는 사람”이라고 비난을 쏟아냈다. 뒤이어 등장한 클린턴은 “트럼프는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했을 때 자신의 골프장이 수익을 더 낼 것이라고 자랑했던 사람”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이날 클린턴과 워런이 함께 손을 번쩍 들어올리자 CNN·폴리티코 등은 여·여 조합이 등장할 가능성을 전했다. 부통령 후보군에 포함됐던 워런을 클린턴이 러닝메이트로 택하며 전무후무한 여성 정·부통령 시대가 올 가능성이다. 반면 트럼프는 다음달 전당대회에서 지지 연사를 찾지 못하는 구인난을 겪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공화당 의원, 주지사 등 50여 명을 접촉한 결과 대부분 연설은 고사하고 불참 의사를 밝혔다. 클린턴 공격수이자 당내 강경파인 트레이 가우디 하원의원은 전당대회 참석 대신 가족과 해변에 가는 계획을 짜고 있다고 알렸다. 숀 더피, 카를로스 쿠르벨로 하원의원, 니키 헤일리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등도 불참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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