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서 코리언 메이저리거를 향한 팬들의 함성이 들렸다.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리츠)가 이틀 연속 홈런포를 쏘아 올렸고 이대호(34·시애틀 매리너스)는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작성했다. 김현수(29·볼티모어 오리올스)도 시즌 5번째 2루타를 치며 4경기 연속안타 행진을 이어갔고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5경기 연속 무실점 위력투를 선보였다. 가장 돋보인 선수는 강정호였다. 강정호는 5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 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와 홈경기에 5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홈런 포함 3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볼넷과 몸에 맞는 공도 한 개씩 얻어 3차례 출루했다. 전날(4일 에인절스전) 홈런을 터뜨리고도 팀 패배에 아쉬움을 삼켰던 강정호는 첫 타석부터 시원한 홈런을 신고했다. 0-1로 뒤진 2회말 무사 2루에서 타석에 선 강정호는 에인절스 선발 율리스 차신의 시속 138㎞ 초구 컷 패스트볼을 때렸다. 강정호가 친 공은 PNC 파크 가장 깊숙한 곳까지 날아갔고, 좌중간 담을 훌쩍 넘어가 시즌 8호 홈런이 됐다. 강정호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이틀 연속 홈런을 쳤다. 작년 강정호가 시즌 8호 홈런을 기록한 건 8월 2일로, 올해는 2개월 가까이 페이스가 빠르다. 강정호는 3회말 2사 3루에서는 내야 뜬공으로 물러났고, 5회말 1사 후 이번 시즌 3번째 볼넷을 골랐다. 7회말에는 잘 맞은 타구가 우익수 정면으로 향했다.

박병호
19경기만에 아홉수 털고 시즌 10호 홈런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가 질긴 아홉수를 넘어 마침내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박병호는 6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타깃 필드에서 계속된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홈경기에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 1-1로 팽팽하던 3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좌월 솔로포를 터트렸다. 박병호는 볼 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상대 좌완 선발 드루 스마일리의 3구째 슬라이더(약 119㎞)를 잡아당겨 왼쪽 2층 관중석 난간을 맞고 떨어지는 큼지막한 홈런으로 연결했다. 지난달 14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에서 8, 9호 홈런을 연달아 쳐낸 후 아홉수에 허덕이던 박병호는 무려 23일, 19경기 만에 화려하게 비상했다. 이로써 박병호는 한국인 메이저리거로는 최희섭, 추신수, 강정호에 이어 4번째로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최근 2경기 연속 무안타 침묵에서도 벗어난 박병호는 나머지 타석에서는 안타를 쳐내지 못하며 5타수 1안타 1타점으로 이날 경기를 마쳤다. 시즌 타율은 0.217(166타수 36안타)을 유지했다. 박병호는 1회말 1사 1루에서 맞은 첫 타석에서 스마일리의 3연속 직구 승부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섰다. 박병호는 3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짜릿한 손맛을 봤으나 4회말 2사에서 포수 파울플라이로 아웃된 데 이어 6회말 네 번째 타석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탬파베이는 4-4로 맞선 6회말 2사 2루에서 3번 조 마우어를 거르고 4번 박병호를 선택했다. 박병호에게는 자존심이 크게 상할만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박병호는 탬파베이의 두 번째 좌완 투수 에라스모 라미레스를 상대로 볼 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바깥쪽 직구(약 153㎞)에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고의사구의 수모를 응징하는 데 실패했다. 박병호는 5-5 동점이 된 8회말 2사에서 탬파베이의 세 번째 좌완 투수 하비에르 세데뇨에게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미네소타는 9회초 마무리 케빈 젭슨이 무너져 5-7로 패했다. 탬파베이의 강타자 에반 롱고리아는 연타석 홈런포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3타점 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3연패에 빠진 미네소타는 탬파베이와의 4연전을 1승 3패로 마쳤다.

손연재, 과달라하라 월드컵 볼 동메달…후프 개인최고점

         손연재(22·연세대)가 과달라하라 월드컵 볼 결선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며 올 시즌 출전한 5차례 월드컵에서 모두 메달을 따내는 선전을 이어갔다. 손연재는 5일 스페인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2016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월드컵 마지막 날, 종목별 결선 볼에서 18.700점을 얻어 알렉산드라 솔다토바(19.100점·러시아), 간나 리자트디노바(19.000점·우크라이나)에 이어 시상대 나머지 한 자리를 차지했다. 세계 2인자 마르가리타 마문(러시아)은 18.550점으로 4위에 그쳤고, 멜리티나 스타뉴타(벨라루스)는 18.300점으로 5위를 기록했다. 이로써 손연재는 2월 26~28일 에스포(개인종합 은메달, 후프 동메달, 볼 금메달, 리본 은메달), 3월 17~20일 리스본(후프 동메달, 볼·곤봉 은메달), 4월 1~3일 페사로(곤봉·리본 은메달), 5월 27~29일 소피아(개인종합 동메달, 후프 은메달, 볼 동메달, 곤봉 금메달, 리본 은메달)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올 시즌 출전한 5차례 월드컵에서 모두 메달을 수확하는 기염을 토했다. 손연재는 앞선 후프에서는 18.800점으로 개인 최고 연기를 펼치고도 입상에는 실패했다. 손연재가 18.8점대 고지를 밟은 것은 전 종목을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손연재의 종전 후프 최고점은 지난달 소피아 월드컵에서 기록한 18.650점이었다. 손연재는 18점 후반대까지 점수대를 끌어올리며 선전했으나 경쟁자들의 벽을 넘지 못했다. 마문(19.200점), 솔다토바(19.050점)가 나란히 19점대를 찍으며 금, 은메달을 가져갔고, 리자트디노바(18.950점)가 손연재에게 0.150점 앞서 동메달을 차지했다. 손연재는 볼에 이어진 곤봉에서도 18.750점으로 자신의 곤봉 최고점 타이를 기록했으나 4위에 머물며 메달권 밖으로 밀려났다. 금, 은, 동메달은 마문(19.250점), 솔다토바(19.200점), 리자트디노바(19.000점) 순이었다. 손연재는 마지막 종목인 리본에서는 18.450점으로 4위를 기록했다. 마문이 19.200점으로 금메달을 획득했고, 스타뉴타가 18.650점으로 은메달을 챙기며 이번 대회 첫 메달을 목에 걸었다. 동메달은 솔다토바(18.550점)의 차지였다. 손연재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꼽히는 리자트디노바는 18.200점으로 5위에 그치며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메달권 밖으로 밀려났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두 달여 앞두고 열린 이번 대회에는 세계선수권 3연패에 빛나는 최강자 야나 쿠드랍체바(러시아)를 제외하고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빠짐없이 참가했다. 손연재는 앞서 개인종합에서 후프(18.550점)-볼(18.650점)-곤봉(18.750점)-리본(18.700점) 4종목 합계 74.650점으로 또다시 자신의 최고점수를 경신하고도 순위는 4위에 머물며 메달을 손에 넣지는 못했다. 개인종합에서 3위 리자트디노바(75.150점)에게 밀려 메달을 놓친 손연재는 이날 종목별 결선 4종목에서 리본을 제외하고는 리자트디노바를 넘지 못했다. 1주일 전 소피아 월드컵에서 전 종목 메달을 목에 건 손연재는 이번 대회에서 리자트디노바의 벽에 가로막혀 볼 동메달 하나를 수확하는데 그쳤으나 점수대를 18.7~8점대로 끌어올리며 꾸준한 상승세를 확인한 것은 소득이었다. 더불어 후한 채점 성향을 보인 이번 대회와는 달리 올림픽 무대는 훨씬 점수를 엄격하게 매기기 때문에 정확하고 깔끔한 연기가 장점인 손연재에게는 올림픽이 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많다. 따라서 이번 대회의 결과만으로 올림픽 성적을 예단할 수는 없다. 손연재의 다음 대회는 7월 1일부터 3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펼쳐지는 월드컵 대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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