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평균보다 훨씬 웃돌아

지난 10년간 자살 방지 노력을 적극적으로 펼쳐왔음에도 불구하고, 콜로라도에서 자살하는 사람의 수는 여전히 미국 평균을 훨씬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콜로라도 내에서도 특히 높은 자살률을 보이고 있는 시골 지역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파크 카운티는 주변이 그림같이 아름다운 산의 풍광으로 둘러싸인 지역으로 18,0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그런데 이곳에서 2009년 한해동안 1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어떤 남성은 침대에 누운 채로 총으로 자살했으며, 또다른 남성은 갓길에 차를 세운 후 캠핑용 의자에 앉아 방아쇠를 당겼다. 바로 다음날에는 어느 남성이 이웃집에 들어갔다가 사냥총을 발견하고 이웃집 침실에서 자신의 삶을 마감했다. 이 세건의 자살은 한달 안에 모두 발생했으며, 파크 카운티 쉐리프인 프레드 웨그너는 올해 들어 자살자가 벌써 8명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자살률이 높은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형학적으로 고립되어 있는 산간지역인데다가, 주민들의 자립적인 성격이 강해 정신건강 문제에 대해 전문가의 도움을 찾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파크 카운티의 자살자들은 자신들의 집이나 친구집, 자동차, 감옥, 숲 속에서 삶을 마감했으며, 자신들이 왜 자살하는지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한 유서, 사과의 편지, 자신의 유품과 장례 절차에 대해 비교적 소상하게 지시하는 유서 등을 남기거나 아예 아무런 이유조차 남기지 않기도 했다. 처방전 약을 과다복용해 자살하거나 일산화탄소 중독을 이용하는 경우는 얼마 되지 않았으며, 나머지는 모두 총을 사용해 자살했다. 자살자는 모두 남성이었으며, 나이는 한명을 제외하고 모두 35세 이상이었다. 콜로라도에서 자살률이 높은 인구 구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다. 콜로라도의 자살률은 1990년 이후에 비교적 꾸준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06년 통계에 따르면, 콜로라도의 자살률은 인구 100,000명당 15.1명으로, 미국 평균인 11명을 훨씬 상회하고 있다. 그러나 와이오밍, 몬태나, 네바다, 뉴 멕시코와 같은 마운틴 서부 지역의 자살률은 무려 평균 19명 이상이나 된다.

가장 최근 통계인 2008년에 자살한 콜로라도 주민은 800명 이상으로 평균 자살률은 15.8이었다. 콜로라도는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 각종 정책을 꾸준히 펼쳐왔으나, 아직까지 그 효과는 미미하다. 콜로라도에서 시작된 전국 자살 방지 핫라인(800-273-8255)은 전화를 걸면 푸에블로에 있는 상담원에게 연결이 되는데, 2000년에 이 번호를 전화를 건 사람은 318명에 불과했지만, 그 수는 꾸준히 늘어나 2008년 한해동안 무려 7,457명이 전화를 걸어왔다. 콜로라도는 또한 자살을 방지하기 위해 여러 단체들과 협력해 교육 등 주 전체적인 노력을 벌이고 있으며, 콜로라도의 주지사 영부인인 지니 리터는 정신건강 문제를 주요 논안으로 채택해 정치권으로부터도 협력을 요청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현재 콜로라도의 카운티들 가운데 2/3 가량이 자살 방지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어 손에 꼽을 정도였던 10년 전과 비교할 때 개선을 보이고 있다. 또 메트로 지역에서는 이번달에 정신 건강과 약물 남용 핫라인을 오픈할 예정이며, 올해 말까지 3개의 워크인 클리닉이 문을 열 예정이다.

콜로라도 트러스트는 지난 몇 년간 자살 방지 연구, 자살 방지 계획 및 프로그램을 위해 약 4백1십만 달러를 쏟아부었다. 또 사이버 왕따들의 자살 문제가 전국적으로 대두되면서,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마이 스페이스 등 인터넷 웹사이트들도 지난 수년간 전국적인 자살 방지 노력에 물심양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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