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스프링캠프 애리조나-플로리다서 오픈

       올해 부쩍 숫자가 늘어난 코리안 빅리거들이 올 시즌을 앞두고 본격적인 예열을 시작했다. 메이저리그는 팀별로 지난 주말 투, 포수들이 먼저 스프링 트레이닝캠프에 입소한 데 이어 이번 주에는 포지션 플레이어들이 합류해 본격적으로 스프링 트레이닝에 들어간다. 하지만 대부분 팀들의 스프링 캠프에는 이미 거의 모든 선수들이 찾아와 훈련을 하고 있다. 과거엔 선수들이 소집일날에 맞춰 캠프에 들어오는 것이 정상이었으나 요즘은 조금이라도 빨리 준비를 시작해 시즌 개막을 완벽하게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인해 투, 포수 입소 전에 이미 캠프에 짐을 푼 야수들도 즐비하다. 그리고 그 대열에는 한인선수들도 대부분 포함됐다. 그런 한인선수들 가운데 가장 관심이 끌리는 선수 중 하나가 시애틀 매리너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한 이대호다. 22일 매리너스의 스프링 캠프인 애리조나 피오리아의 피오리아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만난 이대호는 “내가 봐도 참 열심히 한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몰라보게 홀쭉해진 모습에서 그가 얼마나 맹훈련을 이어왔는지 짐작할 수 있다. 오전 일찍 실내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실내 타격 연습장에서 100개가 넘는 볼을 친 이대호가 필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스프링 캠프에서 25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려 평생의 꿈인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뛰고자 체중을 감량한 덕분에 이대호의 몸놀림은 사뿐사뿐 한 느낌마저 들었다. 스트레칭과 달리기, 캐치볼로 몸을 푼 이대호는 1루수 미트를 끼고 포구와 송구 훈련으로 땀을 뺐다. 이어진 타격훈련에선 배팅케이지에서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펑펑 날렸다. 미국인 팬들은 “저 큰 선수가 누구냐”, “별명이 무엇이냐”며 호기심과 관심을 나타냈다. 여기까진 일반적인 연습. 타격을 마친 이대호는 글러브를 끼고 외야로 나가 동료가 치는 공을 주웠다. 한국과 일본시절엔 전혀 볼 수 없었던 장면이다. 메이저리그에선 신인 일뿐 이라는 마음의 자세가 읽혀졌다. 워싱턴 내셔널스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감독을 지낸 바 있는 매니 악타 3루 코치는 팀의 정규 훈련이 끝난 뒤 ‘오늘은 쉬어라’라는 제스처를 보냈으나 이대호는 대뜸 “안 된다”면서 수비 훈련을 자청했다. 코치들이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이래 사흘 연속 수비 과외 훈련에 나선 것이다. 코치가 쳐주는 볼을 받고 원바운드 송구를 받는 연습을 마친 후에야 이대호의 하루 일과가 끝났다. “아주 자유로우면서도 보이지 않게 체계적으로 움직이는 이 분위기만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고 밝힌 이대호는 “신인 시절만큼이나 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어만 할 줄 안다면 적응하기에 더 좋을 것 같다”고 아쉬운 마음도 내비쳤다. 한편 오리올스와 트윈스는 아직 공식적으로 스프링 캠프의 문을 열지 않았으나 박병호와 김현수를 포함한 많은 선수들은 이미 캠프에 들어가 훈련을 시작한 상태다. 오리올스와 트윈스는 각각 플로리다의 사라소타와 포트마이어스에 트레이닝 캠프가 있다. 이밖에 강정호의 소속팀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오승환의 소속팀 카디널스도 각각 플로리다 브래든턴과 주피터에서 스프링 캠프에 들어간 상태여서 플로리다엔 총 4명의 코리안 빅리거가 스프링 트레이닝에 나선다. 반면 애리조나엔 이대호와 함께 류현진(LA 다저스)과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의 스프링 캠프가 있으며 올해 빅리그 진입을 노리는 최지만(LA 에인절스)와 이학주(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애리조나에서 스프링 캠프에 들어간다.
저작권자 © 주간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