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트하우스 ‘인쇄판 중단’

         미국의 대표적 성인잡지인 ‘펜트하우스’가 50년 만에 인쇄판 발행을 중단한다. 인터넷의 공짜 성인물 공세에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기 때문이다. 경쟁지인 ‘플레이보이’가 오는 3월부터 여성의 누드 사진을 게재하지 않기로 한 것과 맞물리면서 한때 번창했던 성인잡지들이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 “펜트하우스 발행사인 프렌드파인더 네트워크가 최근 성명을 통해 인쇄판 발행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프렌드파인더 네트워크의 조너선 벅하이트 CEO는 성명에서 “인쇄판을 발행하지 않지만, 오늘날 소비자가 원하는 모든 내용을 온라인판으로 제작할 것”이라면서 “독자들은 온라인판에서도 기존 인쇄판이 제공했던 것과 같은 기쁨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프렌드파인더 네트워크는 펜트하우스 본사를 로스앤젤레스에서 뉴욕으로 옮기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플레이보이도 3월부터 여성의 누드 사진 게재를 중단하고, 도시적 스타일로 편집 방향을 바꾸겠다고 밝힌 바 있다. 펜트하우스가 50년 만에 발행을 중단하게 된 것은 판매 부진에 따른 적자 누적 때문이다. 펜트하우스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500만 부가 팔려 나갔지만, 인터넷 성인물이 급증하면서 2004년 부도가 났다. 이후 다수의 성인용 사이트를 운영하는 프렌드파인더 네트워크가 인수했지만, 역시 경영난으로 2013년 펜트하우스 상장을 폐지했다. 플레이보이 판매 부수도 1975년 한때 560만 부에서 현재 80만 부로 급격히 줄었을 정도로, 성인잡지는 디지털 시대의 첫 번째 희생자였다. WSJ는 “성인잡지 몰락은 예견된 결과”라면서 “성인잡지는 디지털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오랫동안 싸워 왔지만, 언제든 접근할 수 있고 다양한 선택이 가능한 온라인을 이길 수는 없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주간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