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 가능성에 무게 둬

지난 3월 28일, 그릴리에 살던 케일리아 윌슨(12)은 집에서 8블럭 떨어진 곳에서 열리는 친구의 생일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자신의 아파트를 나섰다. 그리고 케일리아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3주가 지난 현재까지 케일리아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며, 경찰 수색견까지 동원해 케일리아의 아파트 인근 1,000여채의 집들을 가가호호 방문해 수사를 했던 경찰 관계자들은 아직까지도 어떠한 단서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그릴리 경찰 대변인 조 팀코비치는 “정말 미스터리한 일이 아닐 수 없다”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브렌트우드 중학교 6학년에 재학중인 케일리아는지난 3월 28일 오후 3시 40분 경에 웨스트 28번가 2800 블록에 위치한 가족의 아파트를 떠나는 모습이 마지막으로 목격되었다. 케일리아는 US 34번 도로와 23번가가 만나는 교차로 인근에 있는 그릴리 몰에서 친구들과 만나기 위해 걸어가고 있었다. 케일리아를 기다리던 친구들은 케일리아가 그날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FBI와 그릴리 경찰은 케일리아의 행방에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는 제보자에게 20,000달러의 포상금을 주겠다고 공지했지만, 아직까지 케일리아에 대한 어떠한 제보도 들어오지 않고 있다. 그동안 케일리아의 실종을 두고 가출인지 아니면 납치인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으나, 현재로서는 납치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수사가 진행 중이다. 케일리아가 자의로 가출을 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가출을 한 청소년들이 며칠 안에 누군가에게는 전화를 하는 것과는 달리 케일리아의 경우 실종 후 전혀 소식을 들을 수 없었다는 점이 가출 가능성을 희박하게 하고 있다.

또 만약 케일리아가 가출을 했다고 하더라도, 보통 가출 청소년들이 어른들의 표적이 되는 것을 감안할 때 꼭 무사하리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또 납치가 되었을 경우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흐르는 동안 살해당하지 않고 무사히 있을 가능성 역시 크지 않다. 물론 예외는 있다. 일례로 지난 2002년 6월에 솔트레이크 시티의 자신의 집 방에서 잠을 자다가 칼로 위협을 받은 상태로 납치된 엘리자베스 스마트의 경우가 그렇다. 엘리자베스를 납치한 데이비드 미첼과 그의 공범은 엘리자베스를 9개월동안 납치해서 데리고 있었다.

그러나 곱사등이를 가장한 한 여성이 엘리자베스를 구출해내는데 성공했다. 이 여성은 미첼과 함께 있던 엘리자베스가 미첼과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다는 빠른 판단력으로 엘리자베스를 납치범의 손에서 구출해낼 수 있었다. 케일리아의 경우, 한때 50명의 FBI 요원들과 30명의 그릴리 경찰관들을 포함해 수백명의 수사관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케일리아의 행방을 찾아 수색에 나서, 1,000채가 넘는 인근 주택들의 초인종을 일일이 누르며 단서를 찾아나서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케일리아의 어머니인 에이프럴 윌슨은 딸이 없는 인생이 너무나 스트레스가 쌓이고 걱정이 된다고 울먹였다. 케일리아에게는 17세와 4세의 오빠와 남동생이 있다. 경찰은 3월 28일 이후 갑자기 회사를 나오지 않는다거나, 분명한 이유 없이 그릴리 지역을 갑자기 떠나거나, 갑자기 수염을 깎거나 머리를 미는 등 외모를 바꾼 사람, 차량을 별다른 이유 없이 거라지에 두거나 갑자기 파는 등의 이상행동을 보이는 사람에 대해 그릴리 경찰에 신고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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