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줄기는 '정력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
옛날 영화를 보면 '정력이 세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폭포수를 대신 보여주기도 하고, '남성'에게 좋은 식품으로 알려진 복분자는 먹고 나서 소변을 보면 요강이 뒤집힐 정도로 소변 줄기가 강해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처럼 강한 소변 줄기와 정력의 상관 관계에 대한 믿음은 강하다.
이런 믿음은 의학적으로도 일정 부분 맞다. 남성의 소변 줄기가 약해지면 십중팔구가 전립선비대증 때문이다. 전립선은 정액을 분비하는 기관으로 전립선비대증이 있으면 사정(射精)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소변과 정액은 모두 요도를 통해서 나오는데, 요도를 도넛처럼 감싸고 있는 전립선이 비대해지면 소변과 정액 배출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 또한 소변 줄기가 약해지는 전립선비대증은 50세 이상 남성의 절반이 가지고 있을 정도로 흔한데, 전립선비대증이 있는 사람은 발기부전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정우식 교수는 "과거에는 전립선비대증과 발기부전은 단순한 노화의 과정이라고 생각했다"며 "최근 연구에 따르면 질병·노화로 인해 손상된 신경·혈관이 전립선과 발기 조직에 모두 안 좋은 영향을 미쳐 전립선비대증과 발기부전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전립선비대증이 있으면 심리적으로 위축돼 성욕감퇴·발기부전이 생길 수 있다. 정 교수는 "소변 줄기가 갑자기 약해지면 전립선의 이상 신호일 수 있고, 발기부전 같은 성기능 장애가 있을 수 있으니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약지가 검지보다 긴 사람, 생식능력 짱!!

      손가락 길이의 비율이 고환 크기와 관련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남성의 고환은 생식 세포인 정자와 남성 호르몬을 만드는 곳이다. 고환의 크기는 정액 검사 결과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남성의 생식 능력을 대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천대 길병원 비뇨기과 김태범 교수팀과 서울대병원 비뇨기과 김수웅 교수가 공동으로 참여한 '손가락 길이 비: 성인 고환 크기의 예측 인자'라는 연구 논문에 따르면, 손가락 길이 비율이 성인 고환 크기와 관련이 있으며, 이 수치가 작을수록 성인 고환 크기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김태범 교수팀은 비뇨기과 수술을 위해 입원했던 172명(20~69세)의 남성 환자들을 대상으로 미리 손가락 길이 비율을 측정해 조사했다. 손가락 길이 비율은 검지 길이를 약지 길이로 나눈 값이다. 연구 결과, 나이와 키 등은 고환 크기와 상관 관계가 없었으나, 손가락 길이 비율과 몸무게는 고환 크기와 상관 관계가 있었다. 특히 손가락 길이 비율이 작은 남성(약지와 검지 길이 차이가 작은 남성)일수록 고환 크기가 더 컸으며, 이런 남성은 고환 크기가 더 크기 때문에 생식 능력도 더 높을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태아기 성 호르몬이 손가락 형성뿐 아니라 남성 생식 기관의 발생과 형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또 태아 생식 기관의 형성 시 자궁 내 환경이 태아기뿐 아니라 성인기의 생식 기관의 발육과 기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추정케 한다. 이 연구는 향후 고환의 크기와 기능이 개인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원인에 대한 연구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단서로 활용될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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