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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이야기>
종교재판 부른 묘령의 여인의 누드화
2014년 01월 17일 (금) 02:38:23 weeklyfocus weeklyfocus@focuscolorado.net
   
    스페인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에 걸린 고야(Francisco de Goya, 1746-1828)의 ‘마하’ 그림 두 점 앞에는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만큼이나 늘 많은 사람들로 들끓는다.
옷을 입은 여자와 똑같은 자세로 옷을 벗은 채 비스듬히 누워있는 여자가 나란히 걸려 있기 때문이다. 
평소 그림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조차도 벗기 전과 벗은 후의 변화를 꼼꼼히 비교하며 흥미롭게 관찰하기 마련이다.
이 그림을 그린 고야는 반항적 기질이 다분한 화가였다. 카를로스 4세의 궁정화가로 일하면서도 은근 슬쩍 부패한 왕가의 모습을 희화해서 표현하기도 했다.
고야의 유일한 누드화인 ‘옷을 벗은 마하’는 당시에 종교재판소에 세워졌던 시끄러운 그림이었다.
교회법으로 누드가 공식적으로 금기시 되었던 시대였고, 특히 이 누드에는 큐피트도 없었기 때문에 그리스 신화 속의 비너스인양 어설프게 미화할 수도 없었다. 즉 누가 봐도 일반적인 인간의 모습이었던 것이다. 일상의 여인이 젖가슴이나 성기를 가리지도 않은 채 부끄럼 없이 도발적으로 감상자를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에 이 그림은 당시 스페인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 주었다. 결국 외설죄로 소환된 고야는 재판정에서조차도 모델에 대해 끝까지 함구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추측만 난무할 뿐, 그림 속의 여인이 누구인지는 끝내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림의 제목인 마하는 당돌하고 행실이 좀 자유분방하며 정열적인 여성들을 일컫는 말인데, 도시의 세련된 여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녀들의 관능적인 차림새는 늘 유행을 선도했고, 급기야는 귀족 사회의 여인들까지 그 스타일을 따라했을 정도였다. 
고야에게 누드 그림을 주문했던 사람은 고도이(Manuel Godoy)라는 총사령관이었는데, 사냥밖에 관심이 없던 왕을 대신하여 최고의 실세를 행사했던 사람이었다.
고도이는 종교재판소의 힘마저 자신에게는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과시하기라도 하듯, 이 작품을 자신의 저택에 보관하면서 극히 일부의 특별한 지인들에게만 보여주곤 했다. 몰래 보는 누드 그림은 마치 몰래 보는 외설 잡지만큼이나 짜릿했을 것이다.
‘옷을 입은 마하’를 먼저 보여준 후 그 다음 과정을 슬쩍 암시함으로써 고도이는 친구들의 관음증을 불러일으켰다. 그런 후 천천히 와인을 마시고 시간을 끌어 충분히 그들의 흥분을 고조시킨 후에 옆의 커튼을 열어 누드 버전을 보여주었다고 한다.
아주 아름다운 여인을 쳐다볼 때 무언가 더 엿보고 싶은 인간의 심리를 조롱이라도 하듯, 고야는 ‘자, 상상만 하지 말고 봐라’ 하고 여인의 나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그런데 그 나체는 상상 속에서 기대했던 만큼 환상적이지는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차라리 옷을 입고 있는 상태에서 야릇한 상상을 머금고 있는 순간이 훨씬 에로틱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물론 고야가 관음증을 염두에 두고 마하 두 점을 그린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누워있는 마하를 통해 그가 이야기하려는 것은 어쩌면 죄의식이 입혀지지 않고, 위선으로 포장하지 않은 인간 본연의 몸뚱이였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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