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모임 장소로 인기 있는 곳 가운데 하나가 횟집이다. 횟집에는 광어·우럭·도미 등 다양한 메뉴가 있으나 마땅히 어느 것을 고르기 어려울 경우 모듬회를 시킨다. 이처럼 여러 가지 고기가 섞인 생선회를 대부분 사람이 ‘모듬회’라 부르고 횟집 메뉴판에도 그렇게 적혀 있지만 ‘모둠회’가 맞다.

‘모듬’ ‘모둠’은 모두 옛말 ‘몯다’(‘모이다’의 고어)에서 온 것으로, 어원적으론 둘 다 가능하지만 ‘모둠’을 표준어로 정했다. ‘모둠밥’ ‘모둠냄비’ ‘모둠꽃밭’ ‘모둠발’ ‘모둠매’ 등 합성어가 이미 오래 전부터 있어 왔기 때문이다. 초·중등학교에서 효율적인 학습을 위해 학생을 대여섯 명으로 묶은 모임도 ‘모둠’이라 이름을 정하고 사전에 올렸다.

‘모둠회’ 자체는 아직 사전에 올라 있는 단어가 아니지만 ‘모둠’이 들어간 다른 합성어를 생각하면 ‘모듬회’가 아니라 ‘모둠회’로 하는 것이 마땅하다. ‘모드다’는 현재 사용되지 않는 말이지만 ‘모두다’는 아직까지 경남이나 함경도 방언으로 쓰이고 있기도 하다. ‘모듬요리’ ‘모듬구이’ ‘모듬초밥’도 ‘모둠요리’ ‘모둠구이’ ‘모둠초밥’으로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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