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걸음치는‘재외국민 2세 제도’

     미국 태생이면서도 불합리한 선천적 복수국적제와 병역법 규정으로 한국 유학과 진출 등에 발목이 묶인 한인 2세 남성들을 위해 시행되고 있는 ‘재외국민 2세’ 제도가 자격요건을 강화하는 등 지나친 제약으로 제대로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성곤 의원(민주당)에 따르면 한국 병무청은 해외 태생이거나 유아 때 이민을 한 복수국적 한인 2세들을 대상으로 군복무 의무를 유예해 주는 ‘재외국민 2세’ 제도의 자격요건을 현실에 맞지 않게 크게 강화, 한국 체류기간이 2개월이 넘을 경우 자격을 박탈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인 2세가 재외국민 2세로 일단 등록되면 한국에서 1년 이상 장기 체류해도 병역관련 제약 없이 출입국을 할 수 있도록 돼 있는데, 김 의원에 따르면 병무청은 2010년 10월부터 병역법 시행령을 통해 이를 강화해 1년 중 한국 내에서 머문기간이 60일을 초과할 경우 재외국민 2세 등록 자격을 박탈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이전까지는 만 17세가 되기 이전에 한국에서 연간 6개월 이상 체류한 기록이 없으면 재외국민 2세로 인정해 왔으나 병무청은 그 이전까지는 재외국민 2세의 요건을 만 17세까지 계속 국외에 거주하는 것을 기준으로 하면서 자격 대상자가 1년 중 6개월 미만 동안 한국 내에 체류하더라도 국외에 계속 거주하는 것으로 인정해 왔었다.
이에 따라 미국에 거주하면서 여름방학을 이용, 한국의 친지를 방문하는 등 2개월 이상 한국에 머무는 2세들의 경우는 아예 재외국민 2세 등록을 원천 봉쇄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성곤 의원은 “재외국민 2세 제도는 외국에서 태어나 자란 한인 2세들에게 언어와 문화 차이를 인정해 군복무 의무 부과 없이 국내 장기체제 및 국내 영리활동에 대한 특례를 인정해 주는 제도”라며 그러나 병무청이 그 요건을 이랬다저랬다 하는 바람에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LA 총영사관에 따르면 2013년 1월1일부터 9월까지 재외국민 2세 신고자는 35명이다. LA 총영사관 병무 담당자는 “한인 2세 중 원어민 교사 등 한국에서 장기간 체류를 원하는 이들이 재외국민 2세 신고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재외국민 2세 제도란
미국 등 해외에서 출생하거나 6세 이전 해외로 이주하여 병역의무가 발생하는 18세가 될 때까지 계속 거주한 2세들에 대해‘재외국민 2세’로 등록할 경우 한국 내 체제 및 영리활동에 특례를 인정해 주는 제도.
▲외국에서 출생한 사람(6세 이전에 국외로 출국한 사람 포함)이 만 17세가 되는 해 12월31일까지 계속 외국에서 거주해야 하고
▲18세 이전에 본인과 부모 모두 시민권자 또는 영주권자이어야 신청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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